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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송이 Jun 30. 2024

유입키워드로 클릭한 분들에 대한 심심한 사과

'변우석 차기작', '밤마다 부부', '헬스장플러팅' 으로 낚이신 분들께

원조 SNS라 할 수 있는 싸이월드 이후, SNS 불통자였던 제가  

요즘 브런치글로 소통  아닌 소통을 하다 보니,  새로운 세계를 만났습니다.

특히 통계. 그중 유입키워드를 분석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키워드가 유입되었거나, 전혀 예측하지 못한 키워드가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둘 중 어떤 것이라도 제 글은 그분들이 찾던 정보가 아니었음은 분명합니다.

월요일을 가볍게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일요일은 사과하기 좋은 날.  클릭 후 실망이 크셨을 그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나 하렵니다.


먼저 '변우석 차기작'으로 검색하신 분께 사과니다. '선업튀'부터 '유퀴즈'  변우석 편 본방, 재방까지 사수한 저로서도 변우석 차기작은 매우 궁금한 사항입니다.  저 역시 변우석 차기작으로 검색해 봤지만, 아직까지 건진 정보는 없습니다. 오죽하면 제 글에 낚이셨겠습니까? 기왕이면 전작보다 더  매력적인 주인공을 맡아서 힘들게 뜬 인기, 쭉쭉쭉 이어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 번째, '밤마다 부부가', 혹은 '밤중년'으로 검색하신 분들께도 사과합니다.  혹시라도 '밤마다 부부가'를 검색하실 때, 19금 이상을 기대하시고 클릭하셨다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을 겁니다. 제목만 '중년 부부의 애쓰는 밤'일뿐, 그냥 저희 부부는 밤마다 책을 읽거나 쓰느냐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쓰거나 읽는 게 중년 부부에게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대화가 많아지고, 이해심도 깊어져서 부부 금슬에는 이상 없습니다.

세 번째, '공항장애증상'을 검색하신 분께도 사과합니다. 꽤 여러 분이 공항장애증상을 검색하다가 제 글을 클릭하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검색하신 분들도 맞춤법을 착각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공항장애가 아니라 공황장애가 맞습니다. 저희 딸이 아재 개그를 워낙 좋아하는 지라 공항장애로 착각하여 저를 웃게 해 준 에피소드를 적은 글입니다. 공항장애든 공황장애든 확실한 공통점은 마음이 불안하면서 가슴이 빠르게 뛴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헬스장 플러팅'을 검색하신 분들께도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저에게는 가장 신선했던 유입키워드입니다. 저도 헬스장을 다닌 적이 있지만,  저 같은 중년 아줌마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모델급 비주얼의 선남선녀들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플러팅을 고민하실만합니다. 인정! 하지만 제가 다니는 약수터 헬스장은 평균 연령이 70대 이상인 곳이라, 도움을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글이 아주 도움이 안 된 것은 아니기에 뿌듯합니다. 저처럼 '우우우우 노래'를 검색하신 분이 있더군요. 혹시 제가 말한 오혁, 아니 혁오의 톰보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사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노래 제목이기에 저처럼 '우우우우'만 검색하신 건 아닌지 짐작해 봅니다. '봄날의 춘애' 연극 역시 홍보가 많이 되지 않은 것 같더군요.  검색하고 제 글을 읽으셨다면 도움이 되셨을 겁니다. 부모님과 보시기에 딱 좋은 추억여행 연극입니다.


'변우석 차기작', '밤마다 부부', '헬스장 플러팅' 을 일부러 낚으려고 넣은 것은 아닙니다. 제 글의 재미와 주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나름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드라마작가 친구가 그러더군요. 니 글은 '어그로가 아닌 로그라인이 좋은 글'이라고... 칭찬이라 믿고 열심히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참, 저도 며칠 전 마트에서 낚였습니다. 흑돼지 삼겹살이 세일하길래 2kg나 사서, 가족들에게 구워주었습니다.

"이거 제주도에서 먹은 그 흑돼지야. 맛있지?"

"응응, 진짜 맛있다. 제주도에서 먹은 거처럼 쫄깃쫄깃해"


그런데, 포장 껍질을 분리 수거 하다가 자세히 보니, 제주도가 아니라 멕시코산이었습니다.

흑돼지하면 제주도 아닌가요?

멕시코에도 흑돼지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사과는 필요 없습니다. 제품 정보를 제대로 읽지 않은 제 탓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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