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의 출처] 아침을 먹어야 건강하다

by 한경수

"아침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다."


이 문장을 의심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없을 것이다. 어머니가 말했고, 학교가 말했고, 의사가 말했다. 그러니 과학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 문장의 출처를 추적하면, 과학이 아니라 마케팅이 나온다.


1917년, 미국의 건강 잡지 Good Health에 한 편의 글이 실린다. "아침은 하루를 시작하는 식사이므로 여러 면에서 가장 중요한 식사다." 이 잡지의 편집장은 존 하비 켈로그. 콘플레이크를 발명한 바로 그 사람이다. 켈로그는 의사였지만 동시에 시리얼 사업가였다. 자기 제품을 아침에 먹어야 하는 이유가 필요했고, 자기가 편집하는 잡지에 그 이유를 실었다.


이것이 첫 번째 층이다. 상식의 씨앗은 과학 논문이 아니라 사업가의 잡지에서 뿌려졌다.


두 번째 층은 1920년대에 쌓인다. 에드워드 버네이스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이자 "PR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이다. 베이컨 제조사 비치넛(Beech-Nut)이 그를 고용했다. 베이컨이 안 팔렸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인의 아침은 커피 한 잔에 빵 한 조각이 전부였다.


버네이스의 전략은 간단했다. 자기 회사 소속 의사에게 물었다. "가벼운 아침보다 든든한 아침이 건강에 더 좋지 않겠습니까?" 의사는 당연히 그렇다고 했다. 그 다음, 이 의사가 전국 5,000명의 의사에게 같은 질문을 보냈다. 4,500명이 동의했다. 신문 헤드라인이 나왔다. "4,500명의 의사가 든든한 아침식사를 권고한다." 그 든든한 아침에 베이컨이 들어갔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질문의 구조다. "든든한 아침이 좋은가?"라고 물었지, "베이컨을 먹어야 하는가?"라고 묻지 않았다. 대답은 일반적이었지만, 결론은 특정 상품으로 향했다. 질문을 설계한 사람이 답을 정한 것이다.


세 번째 층은 1944년에 완성된다. 제너럴 푸즈(General Foods)가 자사 시리얼 그레이프너츠를 팔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한다. 캠페인 이름은 "좋은 아침을 먹으면 더 나은 일을 한다(Eat a Good Breakfast — Do a Better Job)." 이때 라디오 광고에서 이런 멘트가 나온다. "영양학 전문가들은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라고 말합니다." 전문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정부 영양학자들도 군인의 건강을 위해 아침식사를 권장하던 시기였다. 시리얼 회사는 이 흐름에 올라탔다.


이렇게 세 겹의 마케팅이 쌓이면서, "아침은 가장 중요한 식사"는 상식이 되었다. 1917년의 잡지 기사, 1920년대의 의사 설문, 1944년의 라디오 광고. 과학적 검증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과학은 뭐라고 하는가.

2019년, 영국의학저널(BMJ)에 13개의 무작위대조실험(RCT)을 종합한 메타분석이 실렸다. 결과는 명확했다. 아침을 먹은 그룹이 하루 평균 260칼로리를 더 섭취했다. 아침을 건너뛴 그룹이 오히려 평균 0.44kg 더 가벼웠다. 대사율이나 식욕 관련 호르몬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를 이끈 모나시 대학의 플라비아 치쿠티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비만 환자들이 체중 관리를 위해 상담을 받으면 거의 빠짐없이 아침을 먹으라는 조언을 듣는다고. 그런데 일부 환자는 아침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호소했다. 배고프지 않은 사람에게 먹으라고 하는 것이 과연 과학인가.


여기서 하나 더 짚을 것이 있다. 아침을 먹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관찰연구는 실제로 존재한다. 그런데 이 연구들의 문제는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일찍 자고, 덜 마시고, 더 움직인다. 아침식사가 건강을 만든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아침을 먹은 것이다. 원인과 결과가 뒤집혀 있다.


상식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누군가 씨앗을 뿌리고, 다른 누군가 권위를 입히고, 또 다른 누군가 반복한다. 세 번 반복되면 진실이 된다. 그리고 한번 상식이 된 것은 논문 열 편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늘 아침을 먹었든 안 먹었든,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다만 그 선택의 근거가 과학인지 마케팅인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상식이 과학의 탈을 쓰는 순간, 우리는 선택이 아니라 복종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