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의 출처]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

by 한경수

"너 금붕어야?"


기억력이 나쁜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 이 "사실"은 너무 유명해서 비유가 됐고, 비유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인지 묻는 사람이 없다. 추적해보자. 이번에는 출처보다 더 흥미로운 것이 보인다.


누가 처음 말했는가. 아무도 모른다.

학술 논문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특정 실험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어류 인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맥쿼리 대학의 컬럼 브라운은 이렇게 말한다. "놀라운 건 이 신화가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다는 거예요. 어떤 나라에서는 2초, 어떤 나라에서는 10초지만, 항상 짧습니다."


5편에서 우리는 출처가 존재하지 않는 상식을 다뤘다. 뇌의 10% 신화. 이번에도 출처가 없다. 그러나 질문이 다르다. 뇌의 10% 신화는 매력적이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나머지 90%를 깨우면 천재가 된다는 꿈. 그런데 금붕어 3초 신화는 왜 살아남는가. 이 신화가 매력적일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살아 있다.


과학은 어떻게 말하는가. 금붕어의 기억력이 수 초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단 한 번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를 증명하는 연구가 1950년대부터 쌓여 있다.

플리머스 대학의 실험. 금붕어에게 레버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장치를 주었다. 금붕어는 학습했다. 연구진이 레버가 하루 중 한 시간만 작동하도록 바꾸자, 금붕어는 그 시간에 맞춰 돌아왔다. 먹이가 나오는 방법뿐 아니라 시간까지 기억한 것이다.


이스라엘 공과대학의 실험. 특정 소리를 들려줄 때마다 먹이를 주어 연결을 학습시켰다. 그 뒤 금붕어를 자연에 방류했다. 5개월이 지나고 같은 소리를 재생했다. 금붕어가 원래 먹이를 받던 장소로 돌아왔다. 5개월이다. 3초가 아니다.

2022년 옥스퍼드 대학. 금붕어가 주변 물체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거리를 추정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공간 인지 능력이다.


그 밖에도 금붕어는 미로를 기억하고,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고, 다른 금붕어 개체를 알아본다. 낯선 개체와 익숙한 개체를 구분하는 사회적 기억까지 갖고 있다.

3초가 아니라 수 개월이다. 경우에 따라 수 년이다. 이 사실은 7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러면 왜 안 바뀌는가.

브라운 교수는 첫 번째 이유로 "물고기의 PR 문제"를 든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살아 있는 물고기를 만날 일이 거의 없다. 만나더라도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개는 꼬리를 흔들고, 고양이는 다가온다. 물고기는 유리 너머에서 헤엄칠 뿐이다. 접촉이 없으면 인지 능력을 확인할 기회도 없다. 확인하지 않으면 기존의 믿음이 유지된다.


그러나 더 깊은 이유가 있다.

브라운은 이렇게 말했다. "이 신화가 살아남는 건 아마도 우리 자신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일 겁니다. 작은 어항에 가두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금붕어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믿어야 하니까요."

여기가 이 글의 핵심이다.


1~5편에서 우리는 상식이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봤다. 마케팅이 만들기도 하고, 오타가 굳기도 하고, 문장이 잘리기도 하고, 출처가 아예 없기도 했다. 이번에는 다른 동력이다. 이 상식은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

금붕어가 3초밖에 기억하지 못한다면, 작은 어항은 괜찮다. 같은 풍경을 매번 처음 보는 것이니까. 먹이를 잊어버려도 괜찮다. 금방 잊을 테니까. 우리의 무관심이 학대가 아니게 된다. 상식이 면죄부가 되는 것이다.


금붕어는 알고 있었다. 레버를 누를 시간을. 소리가 나면 돌아갈 장소를. 주인의 얼굴을. 어항 안 물체의 거리를.

모르는 쪽은 금붕어가 아니라 우리였다. 정확히 말하면, 모른 것이 아니라 모르고 싶었던 것이다.


상식이 사라지지 않을 때, 근거가 강해서인지 물어야 한다. 대부분은 아니다. 우리에게 편해서다. 출처를 추적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데 상식이 굳건하다면, 그 상식은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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