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의 출처] 모차르트를 들으면 똑똑해진다

by 한경수

임산부가 모차르트를 틀어놓는다.


아기가 더 똑똑해질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태교 음악 앱에는 모차르트가 기본으로 깔려 있고,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과학적 사실처럼 들린다. 출처를 추적해보자. 논문 한 편이 나온다. 대학생 36명. 효과 10분. 그것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전부 증폭이었다.


1993년 봄, 캘리포니아 대학 어바인 캠퍼스의 심리학자 프랜시스 라우셔.

대학생 36명에게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K.448)를 10분간 들려준 뒤, 공간추론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비교 조건은 두 가지였다. 10분간의 침묵, 그리고 10분간의 단조로운 음성 녹음. 모차르트를 들은 그룹의 공간추론 점수가 약간 높았다. 효과는 10분에서 15분 후 사라졌다.


라우셔는 이 결과를 Nature에 1페이지짜리 짧은 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공간추론의 한 가지 하위 영역, 구체적으로는 종이접기와 자르기 같은 공간-시간(spatial-temporal) 과제에서 일시적 향상이 관찰됐다. IQ 향상이라는 말은 없었다. 일반 지능에 대한 효과도 언급되지 않았다. 아기에 대한 언급은 더더욭 없었다. 라우셔 자신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AP 통신이 먼저 전화했다. 라우셔는 자기 논문이 출판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AP가 기사를 내보내자 모차르트 효과는 순식간에 퍼졌다. NBC 나이틀리 뉴스에 톰 브로코와 함께 출연했다. 집 앞에 생방송 카메라가 왔다. 전화를 관리할 사람을 따로 고용해야 했다.

신문 헤드라인은 논문보다 훨씬 대담했다. "모차르트를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이것이 일반적인 메시지였다.


여기서 세 번의 변환이 일어났다.


첫 번째 변환: "공간추론의 한 하위 영역"이 "머리" 또는 "IQ"로 바뀌었다. 부분이 전체가 됐다.

두 번째 변환: "대학생 36명"이 "사람"으로, 다시 "아기"로 대상이 확장됐다. 라우셔의 실험에 아기는 한 명도 없었다.

세 번째 변환: "10~15분간의 일시적 효과"가 영구적 효과로 둔갑했다. 시간 제한이 사라졌다.

5편에서 윌리엄 제임스의 "잠재력의 일부"가 "능력의 10%"를 거쳐 "뇌의 10%"로 미끄러졌던 것과 같은 구조다. 매 단계마다 약간씩만 달라졌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증폭은 언론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책으로 올라갔다.

1998년, 미국 조지아 주지사 젤 밀러. 주 의회 연설에서 모차르트를 직접 틀어놓고 의원들에게 물었다. "좀 더 똑똑해진 느낌 안 드십니까?" 밀러는 조지아주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에게 클래식 음악 CD를 무료 배포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세금으로.

논문 한 편이 주 정부 정책이 된 것이다. 대학생 36명에게서 10분간 관찰된 현상이 신생아 전원에게 적용된 것이다.


증폭은 정책에서도 끝나지 않았다. 산업이 됐다.

같은 시기, Baby Einstein 시리즈가 탄생했다. 두 번째 제품 "Baby Mozart"는 모차르트 효과를 직접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스마트 베이비" 상품군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모차르트 효과 CD, 태교 음악 앱, 클래식 음악 교육 프로그램. 수천만 달러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졌다. 대학생 36명의 10분 위에서.


원저자 프랜시스 라우셔는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부정했다.

"우리는 일반 지능에 대한 효과를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공간-시간 과제의 한 가지 측면에 한정된 것입니다." "모차르트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모차르트 효과가 없습니다. 펄 잼을 좋아하면 펄 잼 효과가 생깁니다." 핵심은 모차르트가 아니라 즐거운 자극이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기분과 각성 수준이 올라가고, 그 상태에서 과제 수행이 약간 나아지는 것이다. 침묵이나 지루한 소리와 비교하면 당연한 차이다.


메타분석도 결론을 냈다. 1999년,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토퍼 샤브리가 16개 연구를 종합했다. 효과는 공간추론에 한정되며, 원래 보고된 것의 4분의 1 수준이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모차르트의 음악이 지능에 특별한 효과를 준다는 증거는 없다."


라우셔 자신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은 부모 마음은 이해합니다. 이것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죠." 그녀는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공간추론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인다는 증거는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듣는 것과 능동적으로 연주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정리하면, 4단 증폭이다.


논문: 대학생 36명, 공간추론 한 영역, 10분 효과.

언론: 사람, IQ, 영구적.

정책: 신생아, 필수, 세금.

산업: 태교, 필수, 상품.


각 단계에서 원래의 발견이 한 번씩 부풀려졌다. 그리고 어떤 단계에서도 원래 논문으로 돌아가서 확인한 사람은 없었다.


7편에서 라이너스 폴링의 권위가 검증을 멈추게 했다. 12편에서는 부모의 불안이 검증을 멈추게 했다. "혹시라도 도움이 된다면"이라는 마음이 "정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삼킨 것이다. 권위도 불안도 같은 일을 한다. 출처를 묻지 않게 만든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위대하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를 틀어놓으면 아기가 똑똑해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위대한 것과 효과가 있는 것은 다르다.


그 차이를 지운 것은 과학이 아니라 헤드라인이었고, 헤드라인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과학이 아니라 불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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