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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ocent Jan 30. 2021

3장 벡터

벡터 이야기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운동을 기술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운동이란 시간에 따른 점 입자의 위치 변화를 나타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미분하면 순간 속도, 한 번 더 미분하면 순간 가속도가 된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가속도를 적분하면 속도, 또 속도를 적분하면 변위 또는 입자의 위치가 됩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지난 장에서 등가속도 직선운동, 예를 들면 자유낙하운동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았고, 이 운동이 가지는 과학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돌아보았습니다. 이제 이러한 기본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좀 더 다양한 현상에 확장시켜 적용해 보는 일을 해 보도록 합시다. 이것을 위해서 우리는 벡터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합니다. 여러분, 벡터라는 말을 여러 곳에서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체 벡터란 무엇일까요?


벡터란 무엇인지를 정의하기 전에, 이 개념이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개념이라는 것을 이야기해두고 싶습니다. 먼저 아래 그림을 봅시다.



여기 등장하는 그림은 제가 오래 전에 어딘가에서 캡처한 골프 게임을 나타낸 것입니다. 사실 이것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스포츠 게임에서 여러분은 두 가지를 조절해야 합니다. 첫째는 타격을 하는 방향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방향 또는 각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둘째는 타격을 하는 강도입니다. 힘을 아주 세게 주면 타겟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힘이 너무 약하면 타겟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입니다. 만약에 게임이 좀 더 정교해진다면, 골프공에 타격을 하는 타격 지점에 대해서도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타격을 공의 중심에 맞추면 멀리 날아가지만, 중심에 맞추지 못하면 회전만 많이 하고 멀리 날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서, 아주 적당하게 골인 지점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골프 게임을 성공적으로 하는 노하우라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요소를 추출해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크기입니다. 방향과 크기, 그리고 때로는 이 방향과 크기를 작용시키는 작용점, 이 요소들이 바로 벡터가 무엇인지를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됩니다. 벡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어쩌면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본 교과서에서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양’이라고 정의해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개념이 정성적으로 벡터를 설명해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맞지만,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차근차근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양입니다. 왜 이것을 사용해야 하나요? 왜 이런 개념을 새롭게 도입해서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분명합니다. 자연이 이런 방식으로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첫 시간부터 다루었던 것처럼, 우리는 자연에 수를 부여해서 이해합니다. 그런데 자연이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분과 적분을 고려해야 했던 것입니다. 다른 한 편, 자연에 수를 부여할 때, 여기에는 다양한 임의성이 있습니다. 자연에는 다양한 값들이 있고, 여기에는 우리가 임의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자의 위치는 내가 원점을 어디에 잡느냐, 그리고 각도의 기준점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물리적으로 동일한 지점에 대해서, 서로 다른 수를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자연법칙은 이러한 임의성과는 별도로 객관적인 방법으로 기술되어야 하며, 우리는 물리적으로 원점의 설정이나 좌표의 회전과는 무관한 물리량을 추출해 내고자 합니다. 따라서 자연에 그냥 수를 부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값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보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 몇 개를 묶은 것을 벡터라 부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의 배열을 고차원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행렬이나 텐서와 같은 수학적 일반화도 가능해집니다. 아무튼 벡터의 일반화는 좀 더 고차원적인 개념이며, 일반물리학의 차원에서는 벡터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나중에 우리가 살펴보게 되겠지만,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보게 되면, 3차원의 벡터를 확장해서 4차원의 벡터를 고려해야 함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기본적인 방정식이 텐서의 형태로 쓰여지게 되는데, 이것 역시 자연에 존재하는 물리량을 관찰자와는 무관하게 적기 위해 도입된 것입니다. 벡터를 사용한다는 것 속에, 사실은 이렇게 심오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점차적으로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벡터의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나중에 정확히 이야기를 하겠지만, 자연에는 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상을 얼마나 세게 잡아당기느냐의 정도로만 일단 생각해 둡시다. 이 힘도 벡터량, 즉 크기와 방향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미 16세기의 시몬 스테빈이 이것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시몬 스테빈은 두 개의 힘을 더해보면, 즉 A에서 B로 당기는 힘과 A에서 C로 당기는 힘을 더하면, 결과적으로 A에서 D로 당기는 힘과 같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 때, 이 두 개의 힘의 합을 더하는 것이 평행사변형 ABDC에서 대각선의 크기와 방향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것을 힘의 평행사변형 법칙이라고 합니다. 만일 힘이 벡터량이 아니라서 오직 크기만 가진다면, 두 힘의 합이 대각선의 길이와 같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물론 평행사변형의 대각선의 길이는 벡터 사이의 사이 각도에 의존하게 되는, 즉 방향에 의존하는 값이 됩니다. 시몬 스테빈은 더 나아가서 크기와 방향을 가지는 두 양의 합을 구할 때는 이렇게 평행사변형을 그려서 이해할 수 있다는 벡터의 덧셈 규칙을 발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그림도 시몬 스테빈이 그린 아주 유명한 그림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에른스트 마흐의 <<역학의 발달>>이라는 책에서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먼저 14개의 구슬이 등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이 목걸이의 밀도가 일정하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평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 방향으로 상쇄되지 않는 진짜 힘, 즉 이른바 ‘알짜 힘’(net force)이 작용한다면, 이 목걸이는 어느 한 쪽으로 굴러갈 것입니다. 그러나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굴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결국 이 그림에서는 힘의 ‘평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러면 여기에서 점 S와 점 V지점을 아래와 같이 조심스럽게 잘라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만일 이 목걸이가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면, 점 에스와 점 브이를 잘라도 여전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자, 이제 S와 V를 자른 이후에, 점 T를 기준으로 자세히 살펴봅시다. 그러면 이 도형의 왼쪽에는 구슬 네 개가 당기고, 오른쪽에서는 구슬 두 개가 당깁니다. 그러면 양쪽 끝단에서 잡아당기는 힘은 서로 달라야 하는데, 어떻게 평형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것을 이해하는 단서는, 힘이란 크기뿐만 아니라 방향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왼쪽에서는 구슬 네 개가 잡아당기지만, 오른쪽보다 비스듬합니다. 따라서 비스듬하면 비스듬할수록 잡아당기는 힘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구슬의 개수는 빗면의 길이에 비례합니다. 물론 왼쪽과 오른쪽에서 잡아당기는 힘은 구슬의 개수에 비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왼쪽과 오른쪽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뭔가 빗면의 길이에 ‘반비례’하는 어떤 값이 추가로 곱해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좀 더 기하학적으로 고려해보면, 선분의 길이 곱하기 빗면의 사인 값이 점 티의 왼쪽과 오른쪽에서 서로 같아지기 때문에 평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로부터 시몬 스테빈은 그림과 같은 힘의 분해 공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질점은 중력 방향으로 힘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빗면에서는 이 힘의 성분을 빗면 방향과 빗면에 대해 수직 방향으로 분해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이 때 분해되는 각도는 빗면의 기울기와 관계됩니다. 시몬 스테빈의 그림에서 본 것처럼, 빗면과 평행한 성분은 빗면의 각도를 '세타'라 할 때 사인(sine) 세타에 비례하게 되고, 수직인 성분은 코사인(cosine) 세타에 비례하게 됩니다. 사인과 코사인으로 힘의 성분을 분해하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삼각함수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벡터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방향과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작하는 점과 끝나는 점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른쪽 그림과 같이 벡터를 AB에서 CD로 평행 이동하면, 시점과 종점은 바뀌게 되지만, 크기와 방향은 동일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두 벡터를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기호의 문제이지만, 벡터 자체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문자 위에 화살표를 적어줍니다. 벡터의 크기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이 벡터 기호에 절댓값 기호를 붙여줍니다. 따라서 벡터의 크기는 0보다 항상 큰 값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벡터 사이의 연산을 도입하기 위해서 몇 가지 개념들을 도입하게 될 것입니다.



오른쪽 그림에 나온 벡터는 벡터의 크기는 같지만 방향이 정 반대인 벡터, 즉 역벡터를 나타낸 것입니다. 모든 벡터에 대해서, 그 역벡터도 항상 존재하며, 벡터와 그 역벡터의 합은 항상 크기가 영인 벡터, 즉 영벡터가 됩니다.


힘의 평행사변형 법칙에서 본 것처럼, 벡터의 합과 차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벡터의 합을 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벡터 a의 끝점과 벡터 b의 시작점을 이어서 벡터 c를 결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벡터 a와 벡터 b의 시작점을 일치시키고, 평행사변형을 그려서 벡터 c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각각 왼쪽 위의 그림과 왼쪽 아래의 그림에 해당합니다. 벡터의 차를 구하기 위해서는 벡터 a와 벡터 b의 역벡터를 더하는 것으로, 즉 차는 역벡터의 합으로 생각하면, 벡터의 합을 구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벡터의 합과 차를 고려하면, 왼쪽 그림과 같이 교환 법칙이 성립하게 됩니다. 즉, a 더하기 b는 b 더하기 a와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평행사변형의 성질에 의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 아래 그림과 같은 결합 법칙도 성립합니다. 결합 법칙이란 a와 b를 먼저 더하고 c를 더한 것과, b와 c를 먼저 더하고 거기에 a를 더한 것이 같다는 말입니다. 이것 역시 도형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벡터의 스칼라 배라는 연산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벡터에 스칼라량, 즉 임의의 실수 n을 곱하게 되면, 방향은 같지만 길이만 스칼라값을 곱한 만큼 변하게 되는 연산을 말합니다. 이에 대한 분배 법칙, 즉 na 더하기 nb는 n(a+b)와 같이 된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저는 벡터에 대해서 두 가지 종류의 연산과 각 연산 사이의 규칙을 보여드린 것입니다.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연산은 벡터의 ‘덧셈’입니다.



벡터의 덧셈이 잘 작동한다는 말은, 다음과 같이 교환 법칙, 결합 법칙, 항등원, 즉 영벡터의 존재, 그리고 역벡터 또는 역원의 존재가 보장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는 벡터들 사이에 덧셈 연산이 잘 정의된다는 말 속에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식이 항상 성립한다는 것을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벡터의 덧셈에 대한 네 가지 공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벡터의 크기를 스칼라배 하는 연산, 즉 벡터의 스칼라 곱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벡터의 스칼라 곱에 대해서는 역시 곱셈에 대한 결합 법칙과 스칼라곱에 대한 항등원, 즉 실수 1의 존재에 대해 요청하게 됩니다. 이 둘은 벡터의 스칼라 곱에 대한 공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벡터의 덧셈과 스칼라 곱 사이의 분배 법칙이 필요합니다. (a + b) 곱하기 (A + B)는 우변과 같이 네 개의 항으로 전개됩니다. 이것도 역시 두 연산에 대해 필요한 추가적인 공리입니다.


제가 ‘공리’(axiom)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수학에서 ‘공리’라는 말은 우리가 이론을 시작함에 있어 받아들이고 시작하는 것, 즉 증명할 수 없어서 옳다고 전제하는 문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아까 우리는 화살표가 나온 그림들을 통해서 이런 관계들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공리라니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사실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단지 단편적인 삼차원 공간의 화살표에 머무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벡터란 수학적으로 앞에서와 같은 공리들이 적용되는 대상들의 집합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삼차원 공간의 임의의 점, 즉 수학적으로 말하면 ‘유클리드 공간’은 ‘벡터 공간’이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유클리드 공간으로 표현할 수 없는 벡터 공간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나중에 함수 공간중의 하나인 ‘힐베르트 공간’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될텐데, 이것은 무한 차원의 벡터 공간이 됩니다. 이런 경우에 이런 추상적인 공간에 화살표를 그리고 평행사변형을 그리는 방식으로는 연산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사용한 추상적인 연산들은 정의할 수가 있으며, 이러한 함수 공간에 대해 다양한 기하학적 ‘직관’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실제로 우리가 평행사변형을 직접 작도하는 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대부분 벡터를 계산할 때는 이 그림과 같이 어떤 좌표계를 설정하고, 그 좌표계의 단위 벡터를 통해 표현하는 방식을 택할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어떤 점 O를 기준으로 해서, 직교 좌표계를 선택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x-축이고 다른 하나는 y-축입니다. 이제 이 좌표계에서 원점 O에서 점 P로 향하는 벡터를 생각하면, 이 벡터는 x-축과 평행한 벡터와 y-축과 평행한 벡터의 합으로 표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x-축과 평행한 벡터는 '에이 엑스' 곱하기 벡터 '이 원' 이라고 표시할 수 있는데, 벡터 '이 원'은 크기가 1인 벡터, 즉 x-축 방향의 단위 벡터입니다. 이렇게 각 축 방향의 단위 벡터를 잡으면, 임의의 벡터는 항상 '에이 엑스' 곱하기 벡터 '이 원' 더하기 '에이 와이' 곱하기 벡터 '이 투'의 형태로 적을 수 있습니다. '에이 엑스'와 '에이 와이'는 각 축 방향으로의 길이, 즉 스칼라 량입니다. 이렇게 벡터를 단위 벡터에 적당한 계수를 곱해서 모두 더하는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또는 좀 더 엄밀하게는, 임의의 벡터는 단위 벡터들의 선형 조합으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거의 대부분, 이렇게 좌표 축을 잡고, 각 좌표계에 벡터의 요소를 투영해서, 벡터의 성분을 ‘분해’함으로써 벡터를 다루게 될 것입니다. 이 때, 각 방향으로의 성분의 크기는 x-축과 벡터 사이의 각도 '세타'를 통해 표현되게 됩니다. 좀 더 어려운 말을 덧붙이자면, 이러한 '이 원'과 '이 투' 벡터들을 우리는 ‘기저 (basis) 벡터’라고 부르고, 이 기저 벡터는 이차원 공간 전체를 생성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히 이런 경우는 ‘기저 벡터’의 크기가 일이기 때문에, ‘정규 기저 벡터’이며, 각 기저들이 서로 직교하기 때문에, ‘정규 직교 기저 벡터’라고 부릅니다. 기저 벡터를 정규 직교 형태로 잡는 것은 앞으로 우리의 계산을 훨씬 쉽게 만들어주지만, 반드시 필연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는 좀 더 고차원적인 이야기이고, 여러분들이 나중에 선형대수학을 공부하면서 많이 연습해 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위의 그림은 벡터의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삼각함수에 대해 나타낸 것입니다. 반지름이 1인 원에서 선분 OD를 기준으로 해서 선분 OA가 만드는 각도를 '세타'라고 하면, OD와 평행한 성분은 코사인(cos)이고 OD에 수직인 성분은 사인(sin)이 됩니다. 사인 나누기 코사인은 탄젠트(tan)가 되고, 사인, 코사인, 탄젠트의 역수를 각각 코탄젠트(cot), 세컨트(sec), 코세컨트(cosec)라고 부릅니다. 이 함수들 사이의 관계식에 대해서는 많이 연습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모든 삼각함수는 기본적으로 삼각형의 각을 둘러싸고 정의되는 값이기 때문에, 주기 함수이며 주기는 원주율의 두 배가 됩니다. 단, 탄젠트와 코탄젠트는 함수의 특성상 주기가 그 절반이 됩니다. 사인과 코사인은 각각 - 1에서 + 1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형태인데, 사인은 0부터 시작하고 코사인은 1부터 시작합니다. 탄젠트는 0에서 시작해서 '이분의 파이', 즉 구십도에서 무한대가 됩니다. 코탄젠트는 탄젠트의 역수이기 때문에, 0에서 발산하고, '이분의 파이'에서는 0이 됩니다. 코세컨트와 세컨트에 대해서도 왜 이런 형태의 그림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중에 적분법을 공부하게 되면, 이러한 삼각함수의 역함수에 대해서, 그리고 허수 공간으로 연장했을 때의 쌍곡 삼각함수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를 합시다. 벡터 사이의 곱셈에 대해서도 정의할 수 있는데, 특히 벡터의 내적외적을 정의해 봅시다.



벡터의 내적 또는 스칼라곱은 두 벡터 사이의 수평 성분을 곱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이 스칼라 곱은 앞에서 말한 스칼라와 벡터 사이의 곱과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주로 내적이라는 말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벡터의 내적은 수평성분을 곱하기 때문에, 각 벡터의 크기에, 두 벡터 사이의 각을 '세타'라 하면, 코사인 세타를 곱해줍니다. 벡터의 외적 또는 벡터 곱은 이와는 반대로 수직 성분을 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벡터 곱의 크기는 각 벡터의 크기에 사인 세타를 곱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벡터 곱이 스칼라 곱과 다른 한 가지 점은, 벡터의 스칼라 곱은 최종적으로 스칼라가 되지만, 벡터의 벡터 곱은 최종적으로 벡터가 된다는 것입니다. 벡터 곱의 크기는 각 벡터의 크기를 곱한 것에 사인 세타를 곱한 것이고, 그 방향은 오른쪽 그림에서와 같이, 벡터 a에서 벡터 b를 네 개의 손가락이 감을 때, 오른 손 엄지 손가락이 향하는 방향으로 정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벡터의 내적과 외적을 벡터의 성분에 의해 좀 더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고, 이보다 복잡한 연산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수업 시간에 좀 더 연습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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