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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월마트 제친 핀둬둬의 '테무'…성공 포인트는?

핀둬둬의 미국판 쇼핑앱 ‘테무(Temu)’ 성공 포인트

아마존과 월마트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되는 앱입니다. 초저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는 가정용품부터 의류,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초저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처: TechCrunch)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낯설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아마존 타도’를 외치는 무서운 신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테무는 틱톡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틱톡처럼 중국에서 성공하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점도 똑같습니다. 심지어 초기 마케팅 전략도 유사합니다. 자, 그렇다면 테무는 진짜 아마존의 ‘최강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요?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 ‘화려한 실적’

테무가 미국 시장 론칭 이후 보여준 성과는 대단했습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데뷔한 테무는 단 3개월 만에 미국에서 1,080만 회 이상 설치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를 인용해 테무가 미국 출시 후 5개월 동안 5억 달러(약 6,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테무의 활약은 아래 그래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는 테무가 미국 리테일 시장에서 빠르게 다운로드 규모를 늘려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프는 <미국 이커머스 시장 비중(앱 다운로드 기준)>으로, 주황색 그래프가 바로 '테무'가 미국 리테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냅니다.



그래프는 <미국 이커머스 시장 비중(앱 다운로드 기준)>. 주황색 그래프가 '테무'가 미국 리테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출처: Apptopia)



그러나, 아무리 테무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아마존과의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너무 큽니다. 아마존의 대항마를 운운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테무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전적이 화려하기 때문입니다. 테무란 이름은 낯설지만, 핀둬둬란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핀둬둬는 ‘중국판 아마존’이라 불라는 알리바바를 위협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한 커머스 신흥 강자입니다. 바로 이 핀둬둬에서 지난해 9월 미국 진출을 위해서 만든 신규 서비스가 ‘테무’인 것입니다.


핀둬둬는 알리바바와 징둥이 양대산맥으로 오랜 기간 군림하고 있던 중국 시장의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게다가 사용자 수에서는 알리바바를 추월했을 정도로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덕분에 설립 3년 만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기까지 했습니다. 핀둬둬의 성공 공식은 알리바바와 징둥의 허를 찌른 것이었습니다.



알리바바와 징둥은 한국의 네이버와 쿠팡처럼 물류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징둥이 물류 역량 내재화를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자, 알리바바가 ‘차이냐오’라고 불리는 물류연합군을 형성하여 대응하는 형세였죠. 네이버가 수년간 공들인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가 바로 알리바바의 전략을 본뜬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둘 사이를 파고든 핀둬둬의 전략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우선 C2M(Customer To Manufacture)* 방식으로 초저가 물건을 확보하여 가격 경쟁력을 형성했습니다. 이를 공동구매 형태로 팔아서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는 한편, 박리다매로 매출을 올리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게임 요소를 넣어서 고객들의 재방문과 재구매를 이끌어내기까지 했습니다.



* C2M(Customer To Manufacture):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여 유통 프로세스를 효율화하여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방식



이와 같이 3가지 핵심 요소 기반의 플라이 휠을 만든 후, 핀둬둬는 한 가지 ‘수’를 더 둡니다. 그간 소외되어 있던 중·소도시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입니다. 알리바바와 징둥은 그동안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이들은 빠른 배송과 좋은 품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지요. 그러나 핀둬둬는 이 같은 경쟁에서 오히려 소외되고 있던 틈새시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중·소도시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물건을 원했기 때문에 인당 구매력은 낮을지 몰라도 생필품 위주로 쇼핑하여 리텐션에 유리했습니다. 핀둬둬가 이들을 적극 포섭한 덕분에 이용자 수 측면에서 알리바바를 역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핀둬둬의 인기는 2021년까지 꺼지지 않았습니다. <2021년 중국 쇼핑몰 인기 순위 TOP10(출처: 바이두지수)>에서 역사를 지닌 터줏대감, 타오바오와 징둥에 이어 핀둬둬는 3위(일일활성사용자수 기준)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 중국 쇼핑몰 인기 순위 TOP10(출처: 바이두지수)>에서 핀둬둬는 타오바오, 징둥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숫자는 일일활성사용자수(DAU)를 의미 (출처:바이두)



시의적절한 북미시장 진출

단기간 내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핀둬둬에도 위기가 닥쳤습니다. 이렇다 할 물류 투자 없이 신선 식품 판매 등 신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에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죠. 알리바바, 징둥과 함께 ‘중국 이커머스 삼대장’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몸집이 커졌으나, 이들을 완벽하게 추월할 수 있는 동력이 떨어져 갔습니다. 중·소도시 소비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더라도 결국 구매력이 큰 대도시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지금의 위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알리바바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핀둬둬의 모델을 차용하여 ‘타오터’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이커머스 전담 위탁 서비스’를 통해 C2M모델을 완전히 정착시켜 핀둬둬에 빼앗겼던 이용자를 단숨에 되찾아왔습니다. 핀둬둬는 순식간에 벼랑 끝에 몰린 꼴이 되었습니다.


이를 돌파할 출구전략으로 택한 것이 바로 ‘북미시장 진출’입니다. 이와 함께 내놓은 서비스가 바로 ‘테무’인 것이고요. 일각에서는 중국의 가성비 커머스 앱이 어떻게 미국 시장을 뚫을 수 있겠냐는 부정적인 여론도 나왔습니다. 핀둬둬식 공동구매 모델이 과연 미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던 것입니다.


이들이 간파한 것은 ‘시기’였습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의 화두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물가가 오르면서 ‘초저가’를 표방한 테무에 북미 시장 고객들의 관심이 쏠리 기 시작했습니다. 익일 배송을 뛰어 넘어 당일 배송이 보편화된 국내만큼은 아니지만, 미국도 아마존 덕분에 배송 퀄리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테무는 깜짝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느린 배송 속도를 커버했습니다. 게다가 ‘90일 이내 무료 반품’ ‘배송 지연 시 보상’ 등 엄청난 혜택을 초기에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경기가 어려운 때에 파격적인 혜택까지… 북미 시장 고객들이 테무를 주목할 수 밖에 없었죠.



신이 주신 ‘벤치마킹 역량’

테무의 빠른 성장 이면에는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 자리했습니다. 미국에서 성공한 2가지 중국 서비스, ‘쉬인과 틱톡’을 완벽하게 벤치마킹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쉬인의 성공 전략을 배경삼아 북미 시장에 진입합니다. 첫째, C2M 기반의 공급망을 만들어 초저가를 무기로 삼았으며 둘째, SNS의 소통 기능을 중점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쉬인은 이미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테무도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쉬인에 열광했던 Z세대를 초기 타깃으로 선정한 것도 같습니다. 이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구매력이 떨어져 가격에 민감한 동시에 SNS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데 익숙해 바이럴 효과가 엄청났습니다. 테무는 쉬인의 행보를 그대로 뒤따른 덕분에 북미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죠.

테무는 쉬인의 성공 전략을 벤치 마킹해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출처: 요즘IT/기묘한)


초기 마케팅 방법은 틱톡에게 영감을 얻었습니다. 틱톡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던 2018년에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무려 1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단기간 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면 빠르게 초기 사용자 확보는 가능하지만 고객 획득 효율은 떨어집니다. 그래도 테무는 틱톡의 미국 출시 전략을 적극 따라하죠.


테무가 추구하는 방식도 틱톡과 마찬가지로 ‘발견형 소비’입니다. 그래서 일단 많은 사용자가 방문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사용자가 남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추천해야 비즈니스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무는 틱톡을 따라간 덕분에 초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쌓인 고객과 데이터는 ‘경제적 해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일단 사용자가 모인 플랫폼을 후발주자가 따라잡기는 매우 어려운데다, 같은 비즈니스 구조로는 더욱 힘들기 때문이죠. 틱톡이나 테무가 위협적인 이유는 바로 기존과 완전히 다른 서비스 모델을 가져온 덕택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다른 궁금점이 생깁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타오터는 왜 핀둬둬에게 위험 요소가 됐을까요? 타오터는 이미 오랫동안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온 알리바바가 만들었기 때문에 파급력이 컸습니다. 공급망과 막대한 트래픽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물류 역량까지 확보한 알리바바가 핀둬둬를 따라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시나리오죠.


그러나 미국의 아마존은 핀둬둬의 테무에 대항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기 어렵습니다. 테무가 가진 근본적인 무기, 바로 ‘초저가’는 중국의 생산 인프라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국 기업인 아마존이 이를 따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알리바바 등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이미 테무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선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바바와 징둥의 추격에 이어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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