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나
최근 10여 년 동안 <일은 좀 줄이고, 너만의 행복을 찾아라>라는 트렌드들이 우리 마음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Well-being),
마음을 위안하며 치유하는 힐링 (Healing),
현재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Work & Life Balance),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휘게 (Hygge),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에서 유래된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등.
그래서인지 트렌드에 민감한 예능에서는 멋지게 요리를 하고, 연예인들이 맛있는 것을 먹고, 아빠가 육아에 전념하고, 혼자 살지만 세상 즐겁게 살아가고, 잘 나가지만 소소한 것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런 화면을 보기만 해도 우리는 잠깐 행복해진다. 마마무의 화사가 곱창을 맛있게 먹으면 나도 곱창을 먹고 싶고, 육아에 소홀했던 아빠는 자기 자신을 반성해 보기도 하고, 나의 소확행 아이템은 뭐가 있나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과로사>라는 말이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걸 생각해 보면 올바른 방향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2017년 기준 청년실업자 42만 명, 여성실업자 39만 명, 장년실업자 12만 명, 비정규직 658만 명으로 실업자와 비정규직의 수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일은 좀 줄이고, 너만의 행복을 찾아라>라는 트렌드를 마냥 따라가기엔 묘한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게도 일자리가 있는 사람에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욜로 하다 골로 간다'는 말처럼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에 빠질 수 있다.
기업과 방송국의 마케팅에 휘둘릴 수 있다. 나는 정말 주관을 갖고 내 삶을 살아 가는가? 세뇌되지는 말자.
'일과 삶은 분리되어 있고, 일은 악(惡)이니 줄이고 삶은 선(善)이니 늘려라'라는 가정은 옳은가?
일은 삶의 한 부분이고, 일에서 삶의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무실의 정규직은 크게 줄고 계약 기반으로 움직이는 비정규직이 많아진다고 한다.
정규직으로 남고자 해도, 비정규직으로 나가서 일하자고 해도 <실력>은 필수다.
나는 지금 변화에 흔들리지 않을 <실력>을 기르고 있는가?
내가 현재 일하는 방식이 미래에 적응 못할 옛날 스타일은 아닌가?
역량 모델 (Competency Model)은 과거에 일 잘 하던 사람들의 특징을 정리한 것으로 이를 기업의 채용, 평가, 육성의 도구로 활용한다. 문제는 '과거' 기준이라는 점이다. '미래'가 급격하게 변할 경우 대응이 어렵다.
예를 들면, 아래 리스트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HR 및 전략 임원들의 의견을 받아 2015년 '현재' 중요한 스킬의 순서와 2020년 '미래' 중요해질 스킬의 순서를 비교한 것인데, Creativity가 10위에서 3위로 올라가는 등 많은 변화가 보인다. 5년 만에도 이렇게 요구되는 역량이 달라지는데 10년, 20년 전 역량모델에 근거해 채용, 평가, 육성이 이루어진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kakao의 '일하는 방식'은 미래를 준비하려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https://careers.kakao.com/m/krew
개인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중요했던 역량에 맞춰 열심히 역량 개발을 했는데, 그게 오히려 미래의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내가 갖춰야 할 <실력>을 고민할 때에는 시선을 미래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에서 인정받고 성장하기를 원한다. 또한 지금 문제없이 일하고 있더라도 미래를 위한 <실력>을 갖추기를 원한다.
일과 삶의 균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한 만큼 <실력>으로 '일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취업준비생은 당장의 취업이 급하다 보니 스펙 갖추고, 자소서 쓰기와 면접 요령 익히기에도 바쁘다.
신입사원은 뭔가 멋지게 일해보고 싶지만, 선배들이 일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혼란스럽다.
대리, 과장, 차장은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익히기보다 주어진 일의 처리에 급급하다.
대기업 직원이라면 교육 기회가 많아 이것, 저것 배우게 되지만 중소기업 직원이나 프리랜서는 이런 배움의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 직원 또한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는 유능했는데, 그곳에서 벗어나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매거진 <업무전과>에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올리고자 한다.
<업무전과 業務全科>는 '직장인 업무 기본서'를 지향한다. 지식은 언제든지 Daum이나 Google과 같은 검색엔진에서 찾을 수 있으므로, 지식보다는 개인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노하우, 주의사항, 지혜, 관점의 전환, 업무 툴 등에 대해 <업무전과>에 담을 예정이다.
산업에 따라, 회사에 따라, 상사에 따라, 일로 만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직책 및 직무에 따라, 자신의 재능과 성격에 따라 '일 잘 하는 법'의 정답은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스스로 정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힌트를 드리고자 한다. 우리 모두 Office Hero가 되어보자!
/ 직장인 업무 기본서, 업무전과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www.vectorstock.com/royalty-free-vector/office-hero-admired-by-colleagues-vector-20685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