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와 효율의 개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려 새로운 일을 하게 될 때, 우리는 막연한 희망을 품곤 한다.
신입사원도, 이직한 경력사원도, 용기를 내 창업한 사람도 부정적인 생각은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열심히 하면 인정받겠지?”,
“남들보다 손이 빠르니까 일도 빨리 끝낼 거야”,
“나는 센스가 좋은 편이니까 상사들이 좋아할 거야”
"나는 지금까지 잘 해왔어, 그러니까 여기에서도 잘 할 거야"
희망대로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희망사항에 그치고 만다.
"왜 나는 일을 못 하는 거지?",
"내 옆에 그 사람은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어째서 일을 잘 하지?"
"예전에는 잘 했는데, 지금은 왜 잘 안 되지?"
이를 방향과 거리로 비유해 생각해보자.
상사, 고객, 동료는 출발점에서 북동쪽으로 2킬로미터 거리의 A지점에서 만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나는 출발하자마자 남동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 4킬로미터 거리의 B지점에 도착했다. 일이 낯설어서일 수도 있고, 상사, 고객, 동료의 기대를 내가 잘못 이해해서일 수도 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내가 아무리 멀리까지 갔더라도, 주위에서는 내가 일을 못 한다고 평한다. 엉뚱한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갔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일을 잘 하려면 출발점에서의 방향 설정을 잘 해야 한다. 그 방향으로 달려 제시간에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느냐는 그다음 문제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일의 방향을 제대로 잡으려면, 우선 효과와 효율의 개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효과 (效果 나타낼 효/결과 과): 어떤 목적을 지닌 행위에 의하여 드러나는 보람이나 좋은 결과
effective: a. successful or achieving the result that you want
ineffective: If something is ineffective, it does not work well
효율 (效率 나타낼 효/비율 률): 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
efficient: a. working well and not wasting time or energy
비효율 (非效率 아닐 비/나타낼 효/비율 률): 들인 노력에 비하여 얻은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함
inefficient: a. Inefficient people or things waste time, money, or effort, and do not achieve as much as they should
우리말과 영어 모두 '효율'의 반대말로 '비효율'이 있다. 그런데 '효과'의 반대말은 영어에는 있지만 우리말에는 없다. 이에 이 글에서는 '효과'의 반대 개념을 '비효과'라 칭하도록 하겠다.
영어사전에 담긴 의미를 중심으로 보면 '효과'는 "내가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이루어내는 것", '효율'은 "시간, 돈, 노력,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며 일을 잘 하는 것"으로 그 뜻이 요약된다. 즉 '효과'는 <일의 결과>에, '효율'은 <일의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기업에서는 일할 때 '효과'와 '효율'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쓴다. 내부 보고 상황에서 팀장님이나 임원께서 이런 말들을 자주 한다.
"김 과장은 이렇게 하면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지?",
"그 효과를 정량화하면 작년 대비 몇 퍼센트나 증가할까?",
"보고서를 빨리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일의 효과를 좀 고민하는 게 필요해",
"취지는 알겠는데 업무 효율이 너무 떨어지지는 않나?",
"최 대리 어제도 밤샜다며? 일을 좀 효율적으로 해봐"
'효과'와 '효율'의 개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이런 말을 듣고 내가 '느낌적 느낌'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물론 이 말을 하는 분들조차 '효과'와 '효율'을 혼재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효과'와 '효율'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효과'는 <일의 결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내가 들인 인풋 Input이 고정되어 있을 때, 얻은 아웃풋 Output이 클수록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즉 A와 B 두 사람이 똑같이 100의 인풋을 들여 일을 했는데 A는 120의 아웃풋을 내고 B는 80의 아웃풋을 냈다면, A는 B보다 ‘효과적’으로 일을 한 것이다.
'효율'은 <일의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얻은 아웃풋 Output이 고정되어 있을 때, 내가 들인 인풋 Input이 작을수록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즉 A와 B 두 사람이 똑같이 100의 아웃풋을 냈는데 A는 120의 인풋을 들이고 B는 80의 인풋을 들였다면, B는 A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한 것이다.
효과와 효율의 구분이 중요한 까닭은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나의 에너지(체력, 집중력, 시간 등)는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에너지를 어디에 얼마나 배분하느냐’에 따라 내 일의 결과물인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효과와 효율을 고려하면 나의 에너지 배분을 보다 현명하게 할 수 있다.
둘째, 내 업무 성과는 내가 아니라 남이 평가한다. 손님이 짜다고 하면 짠 거다. 내가 아무리 간이 맞다고 우겨도 소용없다. 내 일의 결과물을 받는 손님이 기대하는 일의 납기, 품질, 비용에 맞춰 일해야 나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효과와 효율을 고려하면 상대방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일할 지를 보다 잘 판단할 수 있다.
/ 직장인 업무 기본서, 업무전과
*커버 이미지 출처:
http://greatperformersacademy.com/habits/10-effective-and-efficient-ways-to-work-smarter-not-ha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