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기업 후기를 갈구하는 회사가 보여준 불편한 진실
몇 년 전, 스타트업 생태계가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기였다. 나는 밝은 비전을 제시하는 한 스타트업의 문을 두드렸다. 창업가와 나눈 열정 넘치는 대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급여가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에 부풀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의문이 들었다. 왜 이전 퇴사자들은 굳이 부정적인 평가를 남겼을까? 보통 퇴사자들은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을 선호하는데, 그들이 일부러 시간을 들여 부정적인 평가를 남겼다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불만 표출이 아닐 것이다. 이는 기업 문화의 미성숙함과 근본적인 문제점을 반영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 긍정적인 평가만을 수집하려는 표면적인 노력으로는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결코 덮을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시도는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킬 뿐이다.
이 사건은 더 큰 문제점을 시사했다. 기업이 얼마나 체계 없이 운영되고 있는지, 또는 체계의 필요성을 얼마나 간과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처럼, 이는 전반적인 기업 문화와 운영 방식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암시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국내 스타트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들은 물류센터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트윗을 장려했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 회사의 이미지를 더욱 실추시켰다. 이처럼 본질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은 채 표면적인 결과물만 바꾸려는 시도는 결국 무의미한 노력에 그치고 만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거짓말쟁이는 진실의 반대를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실 이상을 말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강제된 긍정적 후기가 결국 기업이 진실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것과 같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나는 이 회사에 오래 머물지 않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직원들을 홍보 수단으로 취급하는 기업 문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더 근본적으로는 회사가 진정한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조직의 단순한 부품이 아닌,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길 원했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그런 바람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조직과 개인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명확했다. 기업 후기에 집착하는 회사일수록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진정한 기업 문화와 구성원들의 실제 만족도야말로 회사가 집중해야 할 핵심 가치다. 임시방편적 해결책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의 화려한 외양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내부 구성원들의 만족과 성장에 있다. 이는 단기적인 이미지 관리가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문화 구축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개선의 의지도, 체계적인 운영도 없는 기업은 결국 핵심 인재를 잃고 성장의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 부정적인 평가를 두려워하며 이를 감추려 하기보다는, 그 평가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개선하려 노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기업의 성장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