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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후 Mar 08. 2024

두 번의 사업 실패와 책 출간 그리고 스타트업 취업

스타트업에서는 주어진 모든 일이 해내야 한다고 믿는 문희철의 이야기

올해 코엑스에서 대형 컨퍼런스를 준비하느라 바쁜 한 지인이 내게 말했다.


"작가님이 만나보면 흥미로워하실 분을 만났어요!"


"아, 그래요?"


내 답변에서 무관심이 읽혔는지 그가 부연 설명을 했다.


"창업도 두 번 해보시고 단독저서도 출간하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예요."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이번에는 진지하게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아시는 분인가요?"


"이번 코엑스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연사로 모실 분이에요."


있어서는 매우 진지하고 열성적인 그가 심혈을 기울여 섭외한 연사라니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창업을 두 번의 창업과 실패를 겪은 뒤 다시 스타트업에 취업한 그는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인의 도움으로 그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채널톡의 사업개발 매니저 문희철입니다.


채널톡은 한국, 미국, 일본 등 22개국에서 15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SaaS 기업으로, “고객과 비즈니스 사이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어요. 저는 이 미션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실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어요. 시장 진입을 위한 세일즈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죠. 이를 위해 AI(인공지능)와 통신과 같은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제품 개선에 반영하고, 시장 동향과 규제 환경을 파악하여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어요.


저희가 주력으로 하는 서비스는 기업의 전화 상담 불편을 해결하는 거예요. 많은 기업들이 전화 상담을 할 때 통화 내용을 기록하지 못하거나, 수신자의 정보를 알 수 없거나, 사무실 전화를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제기하였어요. 채널톡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채팅·이메일·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기존 고객 정보와 연동, 고객 주요 정보 및 상담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어요. 또한 AI 음성 인식 기술을 탑재해 자동 녹음된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 상담 내역을 기록 및 검색할 수 있어 상담사 업무 효율을 한층 끌어올렸죠.


이밖에도 외부 협력사와의 관계 유지와 관리, 대관 업무 등의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어요.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인 모든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저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제 책임이고 목표입니다.


문희철,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Q. 사업전략 리드가 되기까지의 경력과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2번의 창업 경험과 단독저서 출간 경험을 갖고 있어요. 덕분에 콘텐츠 에디팅뿐 아니라 사업 전반에 필요한 만능 살림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죠. 새로운 도전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아주 이른 나이에 창업을 시도했었고, 사실 창업 준비 기간을 치면 8년 가까운 시간을 버텨 냈어요. 사업을 하며 고민한 흔적들을 정리하여 올린 브런치를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그렇게 출간한 책이 <제대로 살기란 어렵다>였어요. 이 책은 아직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조바심과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기대 사이에서 흔들리는 평범한 청춘의 고민을 담았죠. 그런 측면에서 저에게 '쓰기’는 정체성의 일부이자 삶의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세요.


“사업하고 글을 쓰던 네가 어떻게 스타트업에서 사업개발을 맡게 되었어?"


사실 2번의 창업 경험 이후, 더 늦기 전에 ‘주도적인 직원의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저의 첫 취업은 핀테크 회사의 에디터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약 3개월 남짓 일하고 깨달았죠.


 “일을 글로 쓰는 것은 행복하지만, 글이 일이면 나는 행복할 수 없구나”.


저는 좀 더 불확실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없던 길을 내고 싶었어요. 정답이 없고 쉽게 도전하지 않는 과제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창업가와 가장 가까운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 고민의 결말이 ‘사업개발’이었어요.


여러 팀을 만났고, 최종적으로는 채널팀의 합류를 결정했어요. 사실은 채널팀이 위험을 무릅쓰고 저라는 사람에게 베팅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경험은 있으나 경력은 없었던 제게, 13년간 모든 실패와 성공의 여정을 함께한 채널톡의 두 창업가는 기꺼이 신뢰를 주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채널팀의 리더들 중엔 부러진 창업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물론, 첫 정규직으로서 사업개발을 담당하며 효용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는 쉽지 않았어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합류 이후로는 성장의 기회가 가득했어요. 돌이켜 보면, 그 과정 자체가 보상이었어요.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지 않지만, 그 느낌은 잊을 수 없어요.


지금껏 30대 들어 최고의 결정은 채널팀과 함께한 것입니다. 이제야 지난 창업이 왜 실패했는지 알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의 후회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여정이 될 것을 확신해요.



Q. SaaS 모델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이고, 채널톡은 어떻게 SaaS 모델을 활용하고 있나요?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장점은 1) 구축 편의성에 따른 시간과 비용 감소, 2) 기술개방성이에요. 필요한 제품과 기능을 마치 넷플릭스를 구독하듯이 언제든 구독하고 해지할 수 있어서 빠르게 원하는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죠. 당연히 개별 업체마다 개별 설치해야 하는 솔루션 대비 시간과 비용을 비약적으로 아낄 수 있죠.


또한 일반적인 SaaS 서비스는 구축형 솔루션 대비 ‘표준 규격’을 갖추기 쉬워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업데이트도 용이하죠. 단, 특정 기업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요구사항이 있다면, SaaS는 '맞춤옷’이 아닌 '기성복’에 더 가까운 특성을 고려해야 해요.


채널톡은 일반적인 클라우드 환경인 Public Cloud(한 회사만을 위해 할당된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이 아닌, 채널톡 고객들을 위해 할당되었다는 의미) 위에 서비스를 올려두었고, 이러한 특징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개별적인 폐쇄 서버 환경 내 서비스 구축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이용이 어려워요.


Q. 채널톡은 고객들의 피드백과 만족도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나요? 채널톡의 서비스 개선과 혁신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요?

채널톡의 모토는 ‘쓸 걸 만들고, 만든 걸 쓰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채널코퍼레이션은 채널톡으로 VOC 상당 부분을 관리해요. 채널톡 자체가 CX(Customer Experience : 고객경험)과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관계관리)를 위한 서비스인 만큼, VOC(Voice of Customer) 수집과 개선에도 진심이에요.


채널톡으로 문의하는 모든 고객 대화는 고객/상담 태그 정보 등을 통해 고객과 상담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이를 태그, 기간 별로 볼 수 있는 채널톡이 가진 자체 통계 기능도 강력하고요. 게다가 채널톡의 보안이 적용된 Open-API를 이용하면, 이 정보를 긁어와서 별도의 맞춤형 대시보드를 만들 수도 있어요.

제품적으로는 그러하고, 철학적으로는 채널톡을 오랫동안 아끼고 사랑해 주신 VIP들을 별도로 관리하여, 피드백을 듣고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워크숍을 열기도 해요. 또 <채널콘>처럼 인사이트 넘치는 이벤트를 열고 VIP들을 우선 초청하기도 하고요.


채널 팀의 공동 창업자들은 3번 망하고 4번째에 길을 찾았어요. 그들은 투자나 기술력보다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비즈니스 성공의 본질은 고객이라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돼요.



Q. 요즈음과 같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SaaS가 꼭 지키거나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곧 죽어도 “Customer Driven”이죠. 고객 중심이라는 것은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의미해요. 이를 위해 고객의 관점을 잘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해요. 고객의 관점이란 고객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고, 얼마나 자주 그 고통을 겪는지, 그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을 포함해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느 순간 ‘고객을 잘 안다’고 착각하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 같아요. 저희 역시도 늘 그럴 수 있기에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려 합니다.


고객의 관점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 보다 좋은 방법은 없지 않나 싶어요. 1명이 아니라 20명, 30명, 50명을 만나보고, 관찰하고 대화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를 사랑해 주는 진짜 고객을 놓쳐서는 안 돼요. 고객은 우리의 사업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고, 우리의 사업을 성공시킬 파트너이기도 하죠. 백종원 선생님이 예전에 장사비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가게 손님의 50%가 아는 사람이면 절대 가게는 망하지 않는다.”


모든 사업은 결국 고객에서 시작됩니다.


*본 포스팅은, 알바트로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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