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인후 Oct 31. 2024

제2의 구텐베르크 혁명이 온다, 생산성 혁명의 민낯

생성형 AI가 바꾸는 기업 문화와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휴넷CEO 포럼 "포사이트 코리아 2025'는 기업의 미래 전략과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최근 기업들의 최대 화두인 생성형 AI 도입 전략을 다룬 세션들이 경영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건복 상무가 진행한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 방안" 강연은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건복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업의 디지털 혁신과 AI 도입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기업 활용과 생산성 향상 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강연은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통찰로 시작됐다.


기업은 민첩하게 혁신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윤리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운동선수들에 대한 사회의 기대가 단순히 실력만이 아닌 인성까지 요구하게 된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기업 역시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 기여, 직원 만족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교류 등 복합적인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업의 경쟁력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다. 과거에는 자본, 인력, 비즈니스 모델 등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민첩성, 혁신, 윤리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은 빠른 혁신과 함께 사회적 책임도 수행해야 하는 시대다.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현대 기업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특히 ESG적 요소가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공장, 설비, 기업 문화가 사회에 기여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휴넷CEO 포럼 '포사이트 코리아 2025',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생성형 AI의 등장은 기업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31개국 3만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워크 트렌드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이미 75%의 사용자가 생성형 AI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회사가 지원하지 않아도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개인들이 자신의 경력 발전과 업무 성과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AI 도구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개인의 업무 역량과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의 활용 분야와 도입 효과


생성형 AI는 다양한 직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 콘텐츠 제작, 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 고객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AI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는 AI 컨택 센터를 통해 상담원들이 방대한 제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요약하여 즉각적으로 의사결정권자에게 전달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생성형 AI의 도입은 단순히 시간 절약을 넘어 다양한 효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연봉 8천만 원인 개발자가 하루 2시간을 절약한다면 연간 500시간, 금액으로는 864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단순한 시간 절약을 넘어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실제로 개발자들은 하루 중 실제 코딩 시간이 2시간도 안 되며, 나머지 6시간 이상을 미팅이나 관련 자료 검색 등에 사용하고 있다. AI를 통해 이러한 부수적 업무 시간을 줄이면 핵심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개발자의 만족도 향상, 프로그램 품질 개선, 고객 만족도 증가, 유지보수 비용 감소 등 다양한 부가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성형 AI 도입을 위한 준비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조직 전반의 AI 이해도를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최고 경영진부터 AI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조직 하부로 갈수록 AI에 대한 불안과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각 직군별, 수준별로 적절한 AI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기업 내부 데이터의 정리와 디지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즉,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험 상품을 설명하려면 기존의 모든 약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디지털화하여 생성형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워크플로우의 재설계도 필수적이다. 질문부터 답변까지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어느 지점에서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적용할 것인지 설계해야 한다.


휴넷CEO 포럼 '포사이트 코리아 2025',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조인후


이건복 상무는 생성형 AI 도입을 위한 5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했다:


조직과 문화: 정보 공유와 협력 문화 조성

회사 내부의 문서 공유와 협력 문화가 필요하다. 문서가 각자 개인의 노트북에만 존재한다면 AI가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없다.


리더십과 스폰서십: 최고 경영진의 지원과 의지

탑다운 메시지는 중요하지만, 강압적이어서는 안 된다. 포커스 그룹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에게 성과와 관계없이 베네핏을 제공해야 한다


AI 사업 전략: 비즈니스 성과와 연계한 AI 활용 계획

AI 도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I 거버넌스: 전사적 차원의 일관된 AI 활용 체계

각 부서별로 따로 도입하는 것이 아닌, 전사적 차원의 일관된 체계가 필요하다.


기술 전략: 고품질 데이터 생성을 위한 기술적 접근

고품질 데이터 생성을 위한 기술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건복 상무는 특히 포커스 그룹 구성에서 IT, 인사, 법무, 현장 영업 등 다양한 부서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커스 그룹에는 위험 감수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적절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AI 시대로


지난 7년간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히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아닌, 기업의 모든 자산을 디지털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제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AI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래의 청사진이 아닌, 이미 시작된 변화다. AI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화된 기업 자산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곧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접근 방식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데이터를 준비하고 AI를 도입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AI 도입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가 부족한지, 어떤 프로세스가 개선되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도입 시기의 시행착오와 비슷하다.


도입 단계에서는 세 가지 핵심 프로세스가 순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업무 평가 및 진단

우선순위 설정

워크플로우 설계


이어지는 확산 단계에서는:

포커스 그룹 구성

AI 도구 선정 및 적용

가이드라인 제공


이러한 단계별 접근은 각 과정에서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게 한다. 특히 포커스 그룹을 통한 시범 적용은 전사적 확산 전의 중요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다만 이는 하룻밤 사이의 변화가 아닌,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여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생성형 AI와 기업의 미래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 문화와 업무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 10명이 있는 조직에서 AI 도입은 인원 감축이 아닌, 각 개발자의 생산성을 1.5배로 높이는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


"AI는 노동력 대체가 아닌 협업의 도구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마치 15세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가져온 변화와 유사하다. 당시 성경 한 권을 제작하는데 2개월이 걸렸던 것이 하루 10권 이상으로 생산성이 증가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쇄술 자체가 아닌, 이로 인한 문화적 부흥과 산업 혁명이었다. 생성형 AI 역시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기업과 산업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생성형 AI의 도입은 기업에게 피할 수 없는 도전이자 기회다. 성공적인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기술적 준비뿐 아니라 조직 문화의 변화, 리더십의 의지, 그리고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프랑스 혁명도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없이는 불가능했듯이, 앞으로의 기업 혁신도 AI와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