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생일 축하해

by 노엘

밤 산책을 하듯, 늦은 시간 한산해진 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려 돌아왔다.


평소와 다르게 촬영장에서 양해를 구하고 라디오를 켰다. 익숙하기도 낯설기도 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하루 종일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고백하자면 크리스마스 시즌은 항상 어렵기만 하다. 어쩌다 보니 생일이 겹치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보다 어렸을 땐 그야말로 언제라도 부서질 것 같은 어떠한 존재였다. 사소한 부정에도 마음은 온통 멍이 들고, 지혜롭지 못한 마음에 이기적인 욕심을 가졌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특별한 것보다 평안하게 보내기를 항상 바라지만, 그래도 이 시기가 다가오면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어느 부분에선가 나도 모르게 불투명한 형태의 기대를 하게 되고 만다.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 디제이의 사소한 멘트들을 들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익명의 이야기들 조차 너무나 마음 아팠다.


그럼에도 오늘이 되었다. 나를 지켜준, 버티게 해 준,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


모두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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