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꿈

by 노엘

예전엔 잠을 몰아서 자는 일이 없었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를 하지 못했는데 최근 들어 휴일이면 하루에 몇 번이고 낮잠을 자는 날이 있다. 심지어 잠이든 꿈속에서 온 몸에 끈질기게 들러붙은 잠에서 깨어나려 한참을 애쓰는데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 꿈까지 꿨다. 대체 왜 이렇게 시야가 뿌옇지, 어째서 이렇게 눈이 떠지지 않는 거지? 하고 온 몸에 힘을 주고 끙끙대다 다시 잠이 들고, 현실로 돌아와서야 그게 꿈이었구나 하고 알아챈다. 여간 진짜 같았던 꿈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최근 꿈을 자주 꾼다. 좋은 꿈도 꾸었지만, 안 좋은 꿈이 있었는데, 혼자 운전을 하고 가다 집 근처에서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을 피하려다 차량 전복사고를 낸 꿈이었다. 1차선에서 2차선 밖으로 밀려나며 인도로 넘어가 볼라드인지 건물 벽면인지 같은 곳에 처박히고 말았다.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리얼해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 혹시 이건 꿈은 아닐까? 하고 꿈속에서 생각했다. 그 와중에 차량 수리비가 얼마가 나오려나 하는 고민도 했고, 이 정도 고민까지 하는데 깨지 않는 걸 보니 이건 현실이구나 하며 사고로 인해 욱신거리는 몸을 차에서 빼내려 하는 순간 정신을 잃었고,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뜬 뒤에도 어느 쪽이 현실인지 한동안 사고의 조각들을 맞추느라 멍해져 있었다. 영 느낌이 좋지 않은 꿈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임대료를 올려달라는 연락이 왔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불안한 느낌은 꼭 잘도 맞아떨어진다.


좋은 꿈은 갑작스레 학교로 돌아가는 꿈이었다. 왠지 모르지만 나는 주변 사람들 몰래 다시 한번 학교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했었고, 너무 가고 싶었던 곳에 갈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사진으로 이루어 왔던 것들과 주변 동료와 가족들에게 고백을 해야만 했다. 모두 비난하고 만류할 것이라 생각해서 각오를 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는데, 의외로 축하와 온기 어린 격려를 받았다. 네가 선택한 것이라면 우리도 기쁘다. 이런 따뜻하고 드라마틱한 전개였다. 나는 큰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고, 물리적 나이를 벗어나 다시금 과거로 돌아가서 반짝이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행복했다. 어딘가 두고 왔던, 소중함을 잘 몰랐던 것들을 다시금 돌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눈물이 날 듯 기뻤다. 깨어난 뒤에도 혹시나 정말로 합격 통지서 같은 문자가 와 있는 건 아닌지 메시지 함을 열어봤다. 행복한 꿈이었다.


사실은 아직도 희미하게 잠이 온다. 나른함은 잠버릇처럼 온몸 구석구석 매달려 있다. 오늘 밤은 행복한 꿈의 다음 이야기를 꿀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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