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리

by 노엘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을 만큼 오랜만에 휴대폰의 백업을 걸고 잠이 들었다. 아마도 새 기기로 바꾼 뒤에는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2년이 넘은 것이다. 신경이 쓰여서 그랬는지 말도 안 되는 시간에 오늘도 잠이 깼다. 아무래도 다시 잠들기는 틀린 것 같아서 가장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2010년부터의 사진들을 보게 됐다. 꾸준하게 백업을 해두어서 모든 사진들은 그대로였다. 새삼 정말 많은 시간과 사람들을 지나온 것을 실감했다. 촬영 현장마저 이런 일이 있었던가 싶은 사진들도 많았다. 기억의 시간 순서도 좀 다른 것들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10년만큼은 앳된 모습이었다.


직업으로 사진을 하고는 있지만, 사진이 가지고 있는 현실의 시공간에 기반한 이런 본질적인 특성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우리 모두에게 크던 작던 무엇인가를 감지한 순간이고, 흐려질 수 있는 특별한 순간들과, 가장 젊은 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 그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모든 존재는 평등하며, 고스란히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언젠가 해외 촬영이 잦았던 오래전 사진을 공유해 본다.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 자메이카 - 캐나다의 캘거리 - LA의 보름이 조금 넘는 일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기도 정확히 추석 연휴와 겹치는 시기였다. 언젠가 이 촬영에 관한 이야기는 좀 더 길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 이젠 슬슬 준비하고 나가야 할 시간이다. 시간 여행을 다녀와서 그런지 여행지에 있는 기분이다. 나른하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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