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기계여 멈춰라

by 이노


ㄱ씨가 생전에 작성한 메모장 ⓒ민주노총 전북본부

죽음이 돌리는 기계

어두운 기계실 구석

숨이 턱턱 막혀왔을 너


요즘 젊은이들

힘든 일 안 한다는 어른들은

너의 끝나버린 인생계획을 보여주면

알 수 있을까


사방이 막혀버린 기계실

유독가스처럼 번지는 자본주의

숨 막혀 죽어가는 젊은이들

다그치고 몰아붙여

인간의 모습을 벗어버린

너와 난 이미

죽음이 돌리는 기계의 부속품


더 빨리 생산하라

더 빨리 욕망하라

더 빨리 소비하라


그 끝엔 무엇도 남지 않으리라

소멸을 향해 작동하는

죽음의 기계를 멈춰라

이제 죽음의 기계여 멈춰라



* 지난 16일 전주의 공장에서 19살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입사 6개월 차인 그는 홀로 배관점검 업무에 나섰다가 기계실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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