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예술이 있는 풍경
네가 아니라 너의 말이 떠났고
난 얼굴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얼굴로 돌아와 샤워를 했고
거울을 보며 함께 간 여행을 떠올렸다
오래된 호텔에서 우린 등이 간지러웠고
꼭 안은 채 서로의 등을 긁어주며
반대쪽 풍경을 이야기해 줬다
나는 해가 지는 쪽을 보고 있었고
너는 해가 뜨는 쪽을 보고 있었다
어두워져도 슬프지 않을 거라고
등을 토닥이던 너
등 뒤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잃어버린 얼굴은 그대로여서
떠난 말만 남았다
내일은 말을 찾아 나서야지
손바닥으로 스윽 거울을 닦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