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라는 거울

시와 예술이 있는 풍경

by 이노
내일이라는 거울.jpg 사진 : 허명, 변은영 무용단의 ‘Body Talk Ⅱ(아름다운 동행)’


네가 아니라 너의 말이 떠났고

난 얼굴을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얼굴로 돌아와 샤워를 했고

거울을 보며 함께 간 여행을 떠올렸다

오래된 호텔에서 우린 등이 간지러웠고

꼭 안은 채 서로의 등을 긁어주며

반대쪽 풍경을 이야기해 줬다

나는 해가 지는 쪽을 보고 있었고

너는 해가 뜨는 쪽을 보고 있었다

어두워져도 슬프지 않을 거라고

등을 토닥이던 너

등 뒤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잃어버린 얼굴은 그대로여서

떠난 말만 남았다


내일은 말을 찾아 나서야지

손바닥으로 스윽 거울을 닦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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