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검사를 통해나의 진로를 결정지어도 될까?
대부분의 성격 유형 검사는 사람들의 성격을 두 가지, 세 가지 혹은 열여섯 가지의 범주로 구분하기 위해 시행됩니다. 심리학자들은 종종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성격 유형 검사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고는 하죠. 현시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성격 유형 검사 MBTI 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심리학자가 MBTI 검사의 신뢰성 및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으며 해당 검사의 한계점에 관해 지적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이번 글에서는 MBTI 검사의 가치 및 한계점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MBTI 검사는 1942년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최초 발명한 성격 유형 검사입니다. 이들은 항시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에 관심을 두고 있었으며 이러한 차이를 16가지 범주로 분류하기 위해 심리학자 칼 정의 이론을 참고했다고 해요. 이들은 해당 성격 유형 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그들의 삶을 바쳤으며 사람들이 해당 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한 직업을 선택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MBTI 검사에서는 93개의 질문을 통해 사람들을 성격을 구분 짓고 있는데요. 성격적 특징에 대해서는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I: 내향형 / E: 외향형
N: 직관형 / S: 감각형
T: 사고형 / F: 감정형
J: 판단형 / P: 인지형
MBTI 검사에 응시해 검사를 완료하면 열여섯 가지 성격 유형 가운데 본인의 유형을 진단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이 MBTI 검사의 문제점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지적하는 내용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1991년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 위원회는 MBTI 검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MBTI 검사의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해당 검사를 뒷받침할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강조한 바 있어요. 이는 MBTI 검사가 실증적 데이터를 기반이 아닌 성격적 특징의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설계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랍니다.
현대 심리학에서 성격 유형 검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치를 만족해야 합니다. 사회 과학에서는 성격 유형 검사의 합당성을 판단하기 위해 네 가지 기준을 사용하는데요. 해당 기준에는 신뢰성, 유효성, 독립성 및 포괄성이 있다고 해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아담 그랜트는 이러한 기준에 따랐을 때 MBTI 검사는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는 동일 인물이 검사에 재차 응시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MBTI 검사의 신뢰도를 문제 삼았을 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가 현실에서 적용될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마이어스-브릭스 컴퍼니는 MBTI를 비난하는 연구들은 너무 오래되어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반박합니다. 해당 검사가 초기에 비판을 받은 이후, 회사는 지속해서 검사를 개선해왔으며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내부적인 검토를 시행해왔다고 해요. 마이어스-브릭스 컴퍼니는 MBTI 검사가 다른 어떤 성격 유형 검사 못지않게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MBTI 검사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는 '흑백논리'인데요. 해당 검사에서 우리는 내향형 혹은 외향형 또는 판단형 혹은 감정형 등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구분됩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성격을 칼같이 두 가지 중 하나로 분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죠. 추가로, MBTI 검사는 성격의 네 가지 측면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사람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MBTI 검사가 완전히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채프먼 대학의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핀커스에 따르면, MBTI 검사의 성격 유형은 인간의 성격을 현실보다 분명하고 안정되게 보이게 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요. 그에 따르면, 사실 심리학자들은 MBTI 검사보다 BIG 5 성격 검사를 더욱 선호한답니다. BIG 5 모델의 과학적 근거가 MBTI 검사와 비교했을 때 더 탄탄하다는 이유에서죠. 그러나, MBTI 검사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음으로 평가 절하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MBTI 검사에 응시합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영어학 부교수 머프 에머는 MBTI 검사가 우리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는 장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물론, MBTI 검사가 무조건 옳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우리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통찰력을 부여하고 단점들을 보완할 동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해당 검사는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