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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보이 Feb 12. 2024

달리기 1년 6개월, 변화는?


본격적으로 러닝을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지났습니다.


아직 초보 런린이 수준이지만 3km 정도밖에 달리지 못했던 과거에 비하면 이제 15km 정도는 쉬지 않고 평균 5분 30초 이내로 달릴 수 있는 러너가 되었네요. 앞으로는 러닝 일지도 적어 볼까 생각이드네요. 

그동안 달리면서 느꼈던 경험 몇 가지 공유해 봅니다.



1. 10분도 못 달리던 내가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다니.


약 2년 전에도 주말에 종종 달리기를 했습니다.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2-3km 정도 달렸네요. 그 당시 사람들의 마라톤 인증글이나 사진을 보고 '어떻게 10km나 20km를 달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보다 나이가 더 들었는데 작년 하프 마라톤 대회를 두 번 완주했고 이제 주말에 15km 정도는 공복에 파워젤 없이 쉬지 않고 급수 없이 평균 5분 30초 페이스 이내로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네요.


2. 성취감으로 시작하는 하루


일상에서 동기를 유발해 주는 요인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요인이 진전을 이룬다는 느낌이다.

애덤 그랜트의 최신작 <히든 포텐션>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저는 직장인이라 주말에만 달리기를 합니다. 아, 회사가 주 4일제이기에 감사하게도 금요일에 달릴 수도 있네요. 보통 한강에서 모닝런을 하는데요. 하루의 시작을 달리기로 하면 성취감을 느끼고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운동만큼 인풋 대비 아웃풋이 바로 나오는 것도 없죠. 거리를 늘려갈수록, 하루를 달리기 완주로 시작할수록 성취감이 더해지고 다른 목표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는 목표의식이 생기게 됩니다.




3. 강제 디지털 디톡스


"러닝은 가장 좋은 명상 방법입니다."


최근 달리기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휴대폰을 보지 않고 온전히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휴대폰을 보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몇 분 안 될 것 같은데요. 매주 스크린 타임 기록을 보면 이렇게나 많이 휴대폰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러닝을 하면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볼 수 없는 환경이 구축됩니다. 예전에는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들으며 달렸는데 이제는 나갈 때 에어팟도 두고 갑니다. 디지털에 접속하지 않고 온전히 내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4. 무엇보다 멘탈 관리 


무엇보다 가장 효과를 보는 건 멘탈 케어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인데요. 생각보다 쉽지 않죠. 화가 나는 일도 많고,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많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들도 발생합니다. 꾸준히 달리기를 하다 보니 멘탈 케어와 마음 챙김이 일어납니다. 사소한 일에 더 감사하게 되고,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도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이구나'라는 메타 인지를 하면서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는 스킬이 생겼습니다.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점은 꾸준한 러닝의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10km를 달리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누군가로부터 까닭 없이 비난을 받았을 때, 또는 당연히 받아들일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나는 언제나 여느 때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리기로 작정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긴 거리를 달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그만큼 자신을 육체적으로 소모시킨다. 그리고 나 자신이 능력에 한계가 있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인식한다. 가장 밑바닥 부분에서 몸을 통해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여느 때보다 긴 거리를 달린 만큼, 결과적으로는 나 자신의 육체를 아주 근소하게나마 강화한 결과를 낳는다. 화가 나면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분풀이를 하면 된다. 분한 일을 당하면 그만큼 자기 자신을 단련하면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말없이 수긍할 수 있는 일은 몽땅 그대로 자신의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소설이라고 하는 그릇 속에 이야기의 일부로 쏟아붓기 위해 노력해 왔다."




4가지 정도만 적어봤는데요.

앞으로도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긍정적 경험 또는 주말 모닝런의 기록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모닝런 하고 카페에 나와 커피 한잔 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는데요.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좋네요.

오늘도 굿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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