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동반하지 않은 교훈에는 의의가 없다.
인간은 어떤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므로."
에필로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오랜 만에 남기는 북리뷰 <실패를 통과하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리뷰도 많이 하셨는데요. 퍼블리 창업자 박소령 대표님이 회사를 매각하고 난 후 남기는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책은 그 당시의 기억과 현재의 생각으로 나뉘어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급적 날 것 그대로 써 내려가려는 저자의 의지가 보였습니다.
교육업에서 일하고 있기에 지식 컨텐츠로 수익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개인적으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교육과 컨텐츠는 사람을 바꿀 수 있는 비전이 있지만, 사람은 바뀌기 전에 교육과 컨텐츠에 돈을 쓰지 않거든요. 얼마나 고군분투 했을지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책 속에 나오는 교훈들이 더 와닿습니다. 에필로그에 나오듯이 사람은 직접 체험한 고통없이는 쉽게 배우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최근 저는 '경기장에 들어가 직접 싸우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더 하게 됐습니다. 일을 하며 그 중요성도 더 많이 체감하고 있구요.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유명한 명언이 생각나는 책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평가가 아닙니다. 뭐가 문제였고, 어떻게 해야 했는지 지적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공로는 실제로 경기장에 나가 얼굴이 먼지와 땀과 피로 범벅이 되도록 용감하게 싸운 사람, 거듭 실수하고 기대에 못 미쳐도 실제로 뛰는 사람, 무한한 열정과 헌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 값진 대의에 자신을 바치는 사람의 몫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며, 몇 가지 메모한 내용 공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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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그로브의 교훈을 내 방식대로 바꿔보자면, '중요한 것을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앞쪽에서 적은 비용으로 고칠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일은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 생각함. 시작에는 설렘과 충동성, 도파민이 있음. 반면 끝은 책임감, 희생정신, 전우애가 필요함. 그렇기에 끝에 다다르고 나서 배운 것은 1)끝을 함께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견한 공통분모는 무엇인가? 2)이런 공통분모의 특징을 가진 사람을,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시작하는 시점부터 데려올 수 있는가?
정말 간절하게 해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례하고 난폭하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과감하게 일의 한복판에 뛰어들어야 한다. 나는 느슨하고 헐거운 마음가짐으로 문제의 뒤로 물러나 좋은 사람인 척하는 리더보다 가끔은 미치광이 소리를 듣더라도 무소처럼 일의 정면으로 달려들어 일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리더를 훨씬 신뢰한다. <이나모리 가즈오, 왜 리더인가>
리더는 팀 전체가 어느 수준까지 몰입할 수 있는지, 그 기준을 정하는 사람이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그 누구보다 더 많이, 더 깊이, 더 미치도록 하는 것. 때로 지나쳐 보일 수 있지만, 그게 바로 적절한 수준이다. <알렉산더 왕, 과하게 하라>
무엇이든 시도를 할 때는 기한과 목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그 시도를 판단할 수 있다.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하면 당근(혹은 더 많은 보상이나 투자)을, 반대로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하지 못하면 채찍(혹은 투자 축소나 철회)을 줄 수 있다는 계획이 동반되어야 시도가 의미를 갖는다.
퍼블리와 나와의 결별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RACI가 불명확한 채로 떠 있는 시간이 길었다는 점이다. (Responsible: 담당자, Accountable: 책임자, Consulted: 조언자, Informed: 정보 수신자)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인 책임자, 즉 의사결정권자가 불명확했다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회사 일을 할 때는 RACI를 그토록 강조해왔으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에서는 초반에 RACI 설정을 놓쳤고, 놓쳤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도 이를 바로잡자고 주장하지 못했던 점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 나 자신에게 화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