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HR 트렌드의 마지막 변화는, 성과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다시 정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6. Performance Redefined: 문제 중심 성과관리로의 전환
성과관리는 분명 진화를 거쳐왔습니다.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를 보는 인풋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무엇을 만들어냈고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기준으로 성과를 판단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이동해왔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결과와 임팩트를 중심으로 성과를 정의하려고 시도해왔고, 분명 의미 있는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AI가 일의 실행을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한 지금, 이 성과관리 프레임 역시 새로운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직 안에서는 이런 질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성과는 정확히 무엇 덕분에 나온 것일까?”
AI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보완하며, 여러 역할과 산출물이 하나의 워크플로우로 연결되는 구조에서는 결과만으로 성과를 설명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결과나 임팩트 중심 평가만으로는, 성과가 만들어진 맥락과 기여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성과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일(work)은 점점 이렇게 재편됩니다.
(1)사람은 문제를 정의하고,
(2)AI가 실행을 담당하며,
(3)다시 사람은 결과를 편집하고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이 구조에서 성과의 상한선을 결정하는 것은 실행 속도가 아니라, 처음에 어떤 문제를 정의했는가입니다. AI는 주어진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는 있지만, 무엇을 풀어야 하는지는 정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AI와 같은 리소스를 사용해도 결과의 방향과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조직이 주목해야 할 성과는 단순히 “얼마나 좋은 결과를 냈는가”가 아닙니다. 점점 더 이런 질문들이 중요해집니다.
- 이 사람은 어떤 문제를 문제로 정의했는가
-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판단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는가
- 결과를 그대로 제출했는가, 아니면 조직의 맥락에 맞게 편집하고 해석했는가
-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종 선택과 책임을 감당했는가
이 질문들은 과정을 관리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과를 더 잘게 쪼개자는 제안도 아닙니다. 성과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판단의 질을 보지 않으면, 결과 중심 평가조차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진다는 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AI를 잘 활용해 성과를 만들어낸 개인의 기여는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그 성과는 더 이상 ‘혼자 만든 결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문제 정의, AI의 실행, 협업과 워크플로우, 최종 판단이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이 복합적인 성과를 기존의 평가 언어로만 설명하려 할수록, 평가는 애매해지고 보상의 공정성은 논란이 됩니다.
결국 2026년 이후의 성과관리는 결과를 평가하느냐, 과정을 보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과가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떤 판단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과의 기준을 바꾸기 위한 시도라기보다, 평가와 보상의 공정성을 다시 설명하기 위한 흐름에 가깝습니다.
성과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앞으로 조직이 인정하고 보상하게 될 성과는, 실행을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명확히 정의하고, AI를 활용해 결과를 키우며, 그 선택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에게 점점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성과의 재정의는 기준을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달라진 일의 현실에 맞게 성과를 이해하는 언어를 다시 정비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