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김선태 씨의 사직과 KBS <더 라이브>의 폐지

- 혁신가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조직의 미래 -

by 최용수

"유튜브 구독자 97만 명, 최고 조회수 1,000만 회."


전국의 자치단체 중 규모로만 따지면 존재감을 찾기 쉽지 않은 도시, 충주시 공식 홍보 유튜브의 성과다.

그리고 지난 2월 13일 이 놀라운 지역 지자체 홍보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이자 충주시 뉴미디어팀 팀장이었던 김선태 씨가 구독자 100만 명 고지를 목전에 두고 사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직 소식이 알려진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구독자 22만 명이 떠나버렸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포기하고 충주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김선태 씨. 그는 충주시 홍보업무를 맡아 페이스북 등 SNS는 물론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며 남다른 열정과 톡톡 튀는 젊은 감성으로 충주시를 일약 전국의 명소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또한 공무원 신분으로 일약 유튜브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눈부신 활약 덕분에 김선태 씨는 공무원 임용 7년 만에 6급 주무관으로 파격 승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놀라운 혁신에 대한 성과때문에 김선태씨는 그의 직장을 떠나야 했다. '충주맨'(원래는 '충주 홍보맨'이었다.)이 뜰수록 충주시 공무원 게시판에는 충주맨 김선태씨가 '딸깍' 한 번으로 6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비아냥과 시기, 질투의 글들이 오르고 있었고, 김선태 주무관은 그의 재능을 인정해 준 조길형 전 시장이 충북도지사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그만두자 이런 조직구성원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결국 사직까지 하게 된 셈이다. 아마도 충주시가 그의 부재를 메우고 다시 온라인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홍보역량을 보여주긴 힘들 것이다.


그리고, 오늘 오후 청와대에서 충주맨 김선태씨를 불러 비공식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기사가 떴다. 그의 혁신적 홍보역량을 높이 산 청와대에서 디지털소통비서실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추측성 기사다.


충주맨 김선태 씨의 사직 사건은 공교롭게도 지난 2023년 11월 갑작스럽게 폐지된 KBS의 <더 라이브>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KBS가 젊은 세대들과 시사 이슈를 가지고 소통하기 위해 만든 가장 도전적인 프로그램이자 유튜브와 연동해 시청자와 직접적인 소통을 이끌어 낸 가장 혁신적인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글은 당시 <더 라이브>의 혁신성과 이 프로그램이 달성한 성과, 그리고 폐지에 이르기까지의 안타까운 역사에 대해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KBS를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재래식 미디어'로 낙인찍어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들었으면 좋겠다.




1. 유튜브 저널리즘의 확산은 뉴스 소비 환경의 변화


유튜브 저널리즘의 확산은 저널리즘의 엄숙주의를 해체하고 '맥락(Context)'과 '해설(Interpretation)'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5년 9월 성인 2,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는 이용자 비율은 75.5%에 달했으며, 이는 2019년 53.7%에서 6년 새 21.8% 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유튜브 뉴스 시청 빈도에서도 "하루에 여러 번 시청한다"는 응답자가 67.6%에 이르렀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에 따르면, 한국은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 비율이 50%로 조사 대상 48개국 평균(30%) 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수치는 영국(13%)과 비교하면 거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유튜브 의존도가 높은 뉴스 소비 시장임을 보여준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되는데, 페이스북으로부터의 뉴스 웹사이트 유입 트래픽은 지난 2년 동안 67% 감소한 반면, 유튜브와 개인 팟캐스트를 통한 뉴스 소비는 급증하고 있다. 조 로건(Joe Rogan)과 같은 독립 팟캐스터나 휴고 데크립트(Hugo Décrypte) 같은 젊은 뉴스 크리에이터들이 기존 미디어의 신뢰도를 넘어서는 현상은 KBS가 직면한 경쟁의 대상이 더 이상 지상파 내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KBS에서는 기성 뉴스와 다른 새로운 혁신과 실험이 필요했고, 2019년 과감하게 그 실험을 시작했었다.


2. '더 라이브'의 탄생, KBS의 혁신적 실험 (2019~2020)


2-1. 론칭 배경: '오늘 밤 김제동' 후속과 시사 토크쇼의 실험


KBS '더 라이브'는 2019년 9월 23일 KBS 1TV에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종영한 '오늘 밤 김제동'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으며, "대한민국의 하루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 중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소식들을 골라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 것을 기획 의도로 내세웠다.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밤 11시에 편성되었으며, TV 방송은 물론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KBS 모바일 플랫폼 마이케이(myK)로 동시 송출하며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처음부터 채택했다. 이는 당시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으로서는 매우 선진적인 디지털 전략이었다. 시청자들이 웹 모바일 플랫폼의 댓글 창에 의견을 올리면 스튜디오에 바로 전송되는 '실시간 소통'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참여형 저널리즘'의 모델을 공영방송 내부에서 실험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2-2. 초대 진행자 구성: 한상헌·최욱 더블앵커 시스템


초대 진행자로는 KBS 간판 프로그램인 '추적 60분'과 '생생정보' 등을 진행하며 안정적인 진행 실력을 보여준 한상헌 아나운서와, 팟캐스트 강자이면서 '저널리즘 토크쇼 J' 등 TV 프로그램까지 넘나들며 활약 중이었던 방송인 최욱이 발탁되었다. KBS는 "진지한 남자 한상헌과 유쾌한 남자 최욱, 시사의 맥락까지 꿰뚫은 두 사람의 재치 넘치는 입담을 기대해 달라"라고 홍보했다.

이 '더블 앵커' 시스템은 공영방송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대표하는 내부 아나운서와, 뉴미디어 생태계에서 검증된 외부 크리에이터를 결합한 조금은 이질적이고 혁신적 구성(팟캐스트 진행자에 대한 내부적 반감 때문에)이었다. 한상헌 아나운서가 시사 이슈의 정통성과 진지함을 담보한다면, 최욱은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단련된 유연한 진행 능력과 특유의 재치로 시사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맡았다. 이 조합은 공영방송이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시사의 대중화'를 현실로 만들어낸 핵심 전략이었다.

한상헌-최욱 조합은 2019년 9월 23일부터 2020년 2월 18일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초기에는 '갑순다방'(김갑수 평론가, 배순탁 작가), '앉아서 세계 속으로' 등 다양한 코너를 실험하며 포맷을 안정화시켜 나갔다.


2-3. 진행자 교체와 오언종-최욱 체제로의 전환


2020년 3월 4일부터는 한상헌 아나운서를 대신하여 오언종 아나운서가 새로운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2대 진행자 체제가 시작되었다. 오언종-최욱 조합은 2023년 4월 27일까지 약 3년간 지속되며 '더 라이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오언종 아나운서는 한상헌과는 또 다른 스타일로 최욱과의 호흡을 맞추었으며,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시기에 '더 라이브'는 다양한 코너를 개발하며 콘텐츠의 폭을 넓혔다. '여의도 시그널'(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김수민 시사평론가)을 통한 정치 여론 분석, '신과 함께 갓경제'(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정영진)를 통한 경제 해설, '봉감독의 하드털이'(봉만대 감독)를 통한 KBS 아카이브 활용, '박변극장'(박지훈 변호사)을 통한 법률 이슈 해설 등 전문 분야별로 차별화된 코너가 운영되었다.

특히 '봉감독의 하드털이'는 KBS가 보유한 방대한 영상 아카이브를 활용하여 현재의 이슈와 과거의 맥락을 연결하는 독창적 콘텐츠로, 이는 공영방송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정치인이 출연하여 정치적 쟁점에 대해 직접 토론하는 코너는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으며, 유튜브 연장방송 시 동시접속자가 최대 48,000명에 달하기도 했다.


3. '더 라이브'에 대한 열광과 성과(2020~2023)


3-1. 시사-엔터테인먼트 하이브리드 포맷의 완성


'더 라이브'가 기존 시사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핵심 요소는 '시사의 엔터테인먼트화'와 '맥락의 제공'이었다. 기획 의도대로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 비해 쉽고 가볍다는 특징을 유지했으며, 정치와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전문용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배경지식을 하나하나 물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팩트를 전달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슈가 가진 이면의 의미를 풍자와 해설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포맷은 미국의 심야 토크쇼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존 올리버의 'Last Week Tonight'이 복잡한 정책 이슈를 15~20분간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롱폼' 세그먼트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듯, '더 라이브'도 일일 시사 프로그램이면서도 단순한 뉴스 나열이 아닌 맥락과 해설 중심의 심층 분석을 추구했다. 'The Daily Show'가 뉴스의 허점을 찌르는 풍자와 패러디 중심으로 기존 언론의 가식을 고발하듯, '더 라이브' 역시 최욱의 날카로운 풍자와 위트를 통해 정치적 이슈의 본질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다.


3-2. 유튜브 동시 송출 전략과 디지털 플랫폼 확장


'더 라이브'의 혁신적 요소 중 하나는 방송 초기부터 유튜브 라이브 동시 송출을 채택한 것이다. KBS 더 라이브 유튜브 채널을 통해 TV 본방과 동시에 실시간 스트리밍이 이루어졌으며, 시청자들은 유튜브 채팅을 통해 직접 방송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수동적 시청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형 시청'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공영방송 플랫폼에서 제공한 것이다.

유튜브 동시 송출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를 지녔다. 첫째, 지상파 TV를 시청하지 않는 젊은 층과 디지털 활동층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둘째, 실시간 댓글 반응을 방송에 녹여냄으로써 시청자와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더 라이브'가 방영되는 시간 동안 유튜브 동시 접속자 수가 수만 명에 달했다는 점은 시청자들이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로서 공영방송과 연결되기를 원했음을 입증한다.

가끔씩 코너 주제에 따라 프로그램 종료 후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으로 연장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연장방송 시에는 최소 2~3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는 TV 편성 시간의 제약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의 유연성을 활용한 혁신적 운영 방식이었다.


3-3. '최욱 효과'와 팬덤 형성


'더 라이브'의 성공은 진행자 최욱의 강력한 개인 캐릭터와 '매불쇼'에서 검증된 유연한 진행 능력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최욱은 2021년부터 KBS '더 라이브'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서 유튜브로 동시 송출되는 '매불쇼'를 동시에 진행하며, 공영방송과 뉴미디어 양쪽에서 활동하는 독특한 위치를 점했다.

최욱은 공영방송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특유의 재치와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시사 이슈의 문턱을 낮췄다. 이는 단순한 진행 능력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정치를 스포츠나 공연처럼 즐기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출연자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여 서사가 있는 시사 토크쇼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기존 공영방송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이러한 '최욱 효과'는 프로그램 주변에 충성도 높은 팬덤을 형성시켰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 라이브'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다른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소속감을 형성했다. 이는 뉴미디어 시대에 콘텐츠의 성공이 '정보의 질'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형성 능력'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3-4. 시즌 2로의 전환: KBS 1TV에서 2TV로의 채널 이동


2023년 5월 25일 '더 라이브' 시즌 1이 종료되었고, 2주간의 휴식기를 거쳐 2023년 6월 12일부터 KBS 2TV로 채널을 옮기며 시즌 2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방송 시간도 기존 45분에서 60분으로 확대 편성되었으며, 시간대는 월·화요일 10:55, 수·목요일 10:50으로 조정되었다. 시즌 2 첫 방송 다음 날인 6월 13일에 700회를 달성했다.

KBS 1TV에서 2TV로의 이동은 몇 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KBS는 이를 "수신료 가치 실현을 위한 공영 서비스 강화"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1TV가 보도·교양 위주의 편성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2TV에서의 시사 프로그램 편성은 2009년 이병순 사장에 의해 강제 종영된 '생방송 시사 360'(직전 방송은 '생방송 시사투나잇'이었고, 시사 360은 사실 '생방송 시사투나잇'을 없애기 위한 사전포석이었다.)의 사실상 부활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러나 2TV 이동은 동시에 위험 요소도 안고 있었다. 밤 11 시대에 다른 채널의 '동상이몽 너는 내 운명', '불타는 장미단', '라디오 스타'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과 정면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시사 프로그램이 예능의 격전지인 심야 시간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도전은 쉽지 않았다.

시즌 2에서는 새로운 코너도 편성되었다. '여의도 마이너리그'(원외 정치인사 토론), '정치쇼 진품명품'(정치 현안 평가), '정치계의 큰 형님'(이재오 상임고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출연) 등이 추가되며 콘텐츠의 다양화를 시도했다. 오언종 아나운서가 2023년 4월 27일 하차한 이후에는 이광용 등이 후임으로 합류하며 진행을 이어갔다.


3-5. 한국갤럽 조사: 한국인 선호 프로그램 시사교양 부문 1위


'더 라이브'의 성공은 여론조사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2023년 11월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좋아하는 방송영상 프로그램' 조사에서, 응답자 2.1%가 '더 라이브'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해 전체 4위에 올랐다. 이는 시사교양 부문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특히 이 결과가 주목받은 이유는, '더 라이브'가 지상파·종편·케이블은 물론 유튜브·OTT 프로그램까지 총망라한 조사에서 얻은 순위였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갑작스러운 폐지 예고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사 토크쇼로는 2017년 JTBC '썰전' 이후 최상위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더 라이브'는 10월 조사에서 19위였으나, 폐지 논란이 불거진 11월에 15 계단이나 급등하여 4위에 올랐으며, 방영 이래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데이터는 두 가지 사실을 말해준다. 첫째, '더 라이브'는 시청자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프로그램이었다. 둘째, 폐지 결정이 시청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공영방송의 편성 결정 프로세스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4. '더 라이브'의 폐지: KBS가 무너지는 방식


4-1. 박민 사장 취임과 동시적 편성 삭제


2023년 11월 13일, 박민 KBS 사장이 공식 취임했다. 취임 당일, 예고 없이 당일 방송을 앞두고 있던 '더 라이브'의 편성이 갑작스럽게 삭제되었다. KBS는 사내에 이날부터 나흘간(11월 13~16일) '더 라이브' 편성이 삭제된다고 공지했으며, 해당 시간대에는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개그콘서트 스페셜', '골든 걸스 스페셜' 등 재방송이 대체 편성되었다.

당일 방송을 특별한 이유 없이 편성에서 제거하는 것은 한국 방송 역사에서 초유의 사태였다. 통상적으로 결방이 결정되더라도 프로그램 게시판 등을 통해 결방 기간과 사유를 알리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편성 삭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장 취임식을 전후해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이루어지고 4일간의 결방이 결정되면서, '더 라이브'가 사실상 폐지되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즉시 제기되었다.

같은 날 KBS는 보도본부장 등 본부장과 센터장 9명을 교체하고, 국·부장급 주요 보직자 60명의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뉴스 9' 앵커인 이소정 아나운서에게는 일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가 전해졌고,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씨도 하차 통보를 받았으며, '최강시사'를 진행하던 김기화 기자도 교체 대상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프로그램 개편이 아니라 시사·보도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대규모 인적 쇄신이었다.


4-2. 진행자와 제작진의 반응


'더 라이브' 진행자인 최욱은 편성 삭제 당일 오후 팟캐스트 '매불쇼'를 통해 "'더 라이브'가 폐지된다는 얘기 나오는데 '가짜뉴스'다. 진행자가 모르는 폐지가 있을 수 있나. 물론 오늘 아침에 이번 주 '더 라이브' 결방된다는 연락은 받았다"라고 밝히며, 상황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이어 "행사를 가도 끝인사는 하는 법인데"라며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이 발언은 제작진과 진행자가 폐지 사실을 사전에 전혀 통보받지 못했으며, 언론 보도나 당일 통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공영방송의 프로그램 편성 결정에서 실무자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4-3. 공식 폐지 결정과 모호한 사유


2023년 11월 16일, '더 라이브'의 폐지가 공식적으로 결정되었다.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긴급 공지'를 올려 "조금 전 제작진은 더 라이브 폐지 결정을 통보받았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4주간 (다른 프로그램이) 대체 편성될 예정이며 공식적인 종방일은 12월 중순"이라고 밝혔다.

KBS 사측이 제작진에 통보한 프로그램 폐지 사유는 "2 TV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 거의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작진 일동은 11월 17일 성명을 통해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해 사측으로부터 구체적 근거를 전달받지 못했다며, "'더 라이브'가 2TV에서 시청률·화제성·디지털 반응 등에서 어떤 퍼포먼스(성과)를 보였는지 왜 제시를 안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측의 공식 답변에 따르면, 폐지 사유는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과 3년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 '골든 걸스' 등 킬러 콘텐츠의 초기 프로모션을 위한 전략적 편성 차원"이며, "향후 예상되는 공사의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되었다. 그러나 이 설명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시사교양 부문 1위를 기록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데 대한 합리적 근거로서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실질적인 마지막 방송일은 2023년 11월 9일(목)로, 이후 11월 13일부터 대체 편성이 시작되었다. 4주간의 대체방송 이후 12월 중순이 공식 종방일로 예고되었으나, 12월은커녕 2023년의 마지막 목요일인 12월 29일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홈페이지상 공식 종영일은 2023년 12월 15일로 기록되었으나, 실제로는 마지막 방송 없이 그냥 종영이 결정된 것이었다. 과거 이병순 사장에 의해 강제 종영된 '생방송 시사 360'은 그나마 마지막 방송을 했지만, '더 라이브'는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4-4. 시청자 반발과 노조의 법적 대응


폐지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의 반발은 거셌다. 실명으로 운영되는 KBS 프로그램 누리집과 유튜브 게시판에는 항의가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는 박민 개인 방송국이 아니다", "갑자기 결방하고, 갑자기 폐지하고, 잘 나가던 방송을 왜 폐지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더라이브 폐지 반대' 청원이 올라왔고, 1,001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측이 공식 답변해야 하는 청원만 다수에 달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측이 공식 답변해야 하는 청원이 10건에 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KBS본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23년 11월 20일, KBS본부는 '더 라이브' 폐지 결정 과정이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며 박민 사장을 방송법·노동조합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취임 첫날부터 박민 사장 체제의 편성규약·단체협약 위반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KBS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 제22조 '편성·제작·보도의 공정성과 독립' 3항에 따르면 "편성·제작·보도 책임자는 실무자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며, 합리적 절차와 방식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으나, 이 절차가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방송법에 따라 제정된 KBS 편성규약 6·7조 역시 제작 책임자가 방송 수정 등 사안에 관해 실무자의 의견을 듣고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4-5. '더 라이브' 폐지가 남긴 교훈


'더 라이브'의 폐지는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저널리즘의 혁신과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졌다. 이 사태가 남긴 핵심적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절차적 정당성의 결여다. 제작진과 진행자가 폐지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것은 공영방송 내부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붕괴되었음을 시사한다.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 명시된 협의 절차가 완전히 무시되었으며, 이는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무력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둘째, 전략적 오류다. '더 라이브'를 즐겨 보던 시청자층은 대거 유튜브 뉴미디어 채널로 이탈하게 되었다. KBS는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모델 중 하나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사교양 부문 1위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의 폐지는 KBS의 브랜드 가치와 시청자 신뢰를 동시에 훼손하는 결정이었다.

셋째, 반복되는 역사다. KBS에서 시사 프로그램이 사장 교체와 함께 폐지되는 패턴은 반복되어 왔다. 2009년 이병순 사장에 의한 '생방송 시사 360' 종영, 그리고 2023년 박민 사장에 의한 '더 라이브' 종영은 사장이 바뀔 때마다 시사 프로그램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왔다.

KBS 지배구조의 원죄와 같은 정치후견주의가 KBS 저널리즘의 온전한 발전을 가로막아 온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5. '더 라이브' 폐지 이후: 유튜브의 시사 채널 전성시대

5-1. '매불쇼'의 성장 궤적과 현재 위상


최욱이 진행하는 '매불쇼'(정식 명칭: 압도적 재미 매불쇼)는 '더 라이브' 폐지 이후 최욱의 본진으로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최욱은 2023년 '더 라이브'가 종영한 이후 자신의 본진 격인 매불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25년 8월 30일 기준 매불쇼의 구독자는 275만 명이었으며, 2026년 2월 기준으로는 약 290만 명까지 성장했다.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2025년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 순위에서 매불쇼는 31위를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압도적인 유튜브 시장에서 시사 채널이 30위권에 진입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매불쇼의 영향력은 12·3 비상계엄 이후 극적으로 부각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4년 12월 3일부터 2025년 6월 3일까지 6개월간의 유튜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라이브 영상 동시 시청자 수 1위는 2024년 12월 4일 매불쇼의 '윤석열, 김용현을 당장 내란죄로 체포하라!' 편으로, 최대 동시 시청자 수가 103만 5,654명에 달했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한 전체 유튜브 채널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였다.

2025년 1월 기준, 매불쇼의 구독자 수는 한 달 사이 14만 명이 증가했으며, 조회수는 전달 대비 40% 늘어났다. 매불쇼의 6개월간 슈퍼챗 수익은 2억 1,009만 2,817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매불쇼의 이러한 성공에는 다음과 같은 차별화된 전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 시사의 예능화: 무거운 시사 주제를 예능의 틀에 녹여내며, 출연자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여 서사가 있는 시사 토크쇼를 구현,

(2) 바이럴을 부르는 클립 편집의 탁월함: 짧고 재미있는 타이틀로 바이럴을 잘 일으키며, 시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노출]

(3) 대중들로의 확산: 유튜브 시대에 맞는 시사 예능형 모델로, 정치적 고관여층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 끌어들이는 전략 구사


5-2.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의 유튜브 전환과 성장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6년 9월부터 TBS 라디오에서 진행되며 청취율 1위를 유지한 대표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의 '정치적 편향' 문제 제기와 TBS 출연금 지원 중단 조례안 통과 등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김어준은 2022년 12월 30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TBS를 떠났다.

TBS 하차 이틀 뒤인 12월 30일, 유튜브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채널이 개설되었다. 첫 티저 영상 공개 후 사흘 만에 구독자가 31만 8천 명을 돌파했으며, 2023년 1월 9일 오전 7시 5분에 첫 방송이 시작되었다. 첫 방송 게스트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다.

김어준은 TBS 시절의 방송 시간(평일 오전 7시 5분~9시)을 유튜브에서도 그대로 유지했으며, "(뉴스공장을) 없앤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스튜디오도 똑같이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퇴출된 콘텐츠가 유튜브로 이동하여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패턴의 전형적 사례가 되었다.

2025년 8월 기준 구독자 223만 명이었으며, 포브스코리아 '2025년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에서 33위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29일에는 유튜브 라이브 최고 동시 시청자 24만 3,005명으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뉴스공장의 영향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극대화되었다. 계엄 당일 긴박한 국회 상황을 가장 먼저 라이브로 보여준 곳이 뉴스공장의 '주기자 라이브'였다. 2025년 1월 15일 윤석열 체포 당시 뉴스공장의 라이브 영상은 915만 68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비언론' 채널 중 3위(전체 채널 중에서도 3위)에 올랐다.

뉴스공장은 이후 조직을 확장하여 사실상 뉴스전문채널로 변모해 가고 있다. 홍사훈·이재석 전 KBS 기자를 영입하여 오후 시사 프로그램을 편성했고, 기자까지 채용하여 대통령실 출입을 시작했다. 2025년 9월부터는 KBS '열린 토론'과 MBC '100분 토론'을 진행했던 정준희 교수가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까지 선보이며 정치 고관여층이 매일 볼 수밖에 없는 종합 시사 미디어로 확장하고 있다.

뉴스공장의 6개월간 슈퍼챗 수익은 4억 2,862만 4,692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5-3. 두 채널의 공통점과 차별점


매불쇼와 뉴스공장은 모두 윤석열 정부 시기 KBS '더 라이브'(최욱)와 TBS '뉴스공장'(김어준)이라는 인기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로 활동 무대가 유튜브로 집중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채널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유튜브 저널리즘'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채널이 되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과 진보적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오전은 김어준, 오후는 최욱'이라는 마치 시청 공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뉴스공장이 아침에 전날의 소식을 정리하고 오늘 벌어질 사건을 예측한다면, 매불쇼는 오후에 그날 벌어진 실시간 상황을 점검하고 분석하는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5-4. 유튜브 라이브의 '디지털 광장' 기능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 '유튜브와 저널리즘: 계엄부터 21대 대선까지'는 유튜브 라이브가 단순한 영상 시청 공간을 넘어 '디지털 광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유튜브 라이브가 이용자들이 동시간대에 접속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며, 집단적 효능감을 확인하는 '디지털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 기간 가장 두드러진 이용 행태는 녹화된 편집 영상(VOD)보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였다. 비상계엄 해제 직후나 윤석열 체포와 같은 결정적 순간에 100만 명에 육박하는 동시 접속자가 기록된 점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이 정보의 원천으로 유튜브 라이브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또한 "이용자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객관적 보도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욕구, 즉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이들 유튜브 채널에서 찾았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공영방송이 '기계적 중립성'만으로는 시청자의 변화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5-5. 정치권력과 유튜브 시사 채널의 상호작용


두 채널의 정치적 영향력은 2025년 6월 대선에서 극적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투표일 하루 전날인 6월 2일 월요일에 오전은 뉴스공장, 오후에는 매불쇼 출연을 택했다. 이는 대선 후보가 지상파 방송보다 유튜브 시사 채널을 더 중요한 유권자 접점으로 판단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그 외에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뉴스공장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매불쇼에 출연하는 등, 정치인들이 유튜브 시사 채널을 핵심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양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5-6. 유튜브 저널리즘의 한계와 공영미디어 KBS의 마지막 기회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다. 유튜브 시사 채널의 폭발적 성장 이면에는 명확한 한계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자의 75.4%가 유튜브 뉴스가 유용하다고 답했지만, 동시에 허위정보(83.7%)와 편향성(81.3%)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 때문에 언론사 채널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4%로, 개인 시사·뉴스 채널(17.2%)보다 3배 높았다.

또한 뉴스를 제공하는 개인 유튜버도 '기존 언론사와 같은 수준의 법적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는 데 72.2%가 동의했다. 이는 시청자들이 유튜브 뉴스의 편의성과 깊이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레거시 미디어 KBS의 남겨진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시청자들은 유튜브의 '접근성'과 '맥락적 해설'을 원하지만,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갈구하고 있다. KBS가 유튜브 문법을 수용하면서도 공영방송의 신뢰성과 검증 시스템을 결합할 수 있다면, 이는 유튜브 채널과 SNS가 제공할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6. 공영미디어의 가치와 정체성의 재정립


6-1. '기계적 중립성'에서 '책임 있는 해설'로


유튜브 저널리즘의 성공이 공영방송에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객관성과 중립성이라는 전통적 가치에 매몰되어 시청자의 변화된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객관적 보도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유튜브 채널에서 해소하고 있다. 이것이 KBS가 정파적 방송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기계적 중립성'(양비론적 보도)에서 벗어나, 팩트와 데이터에 기반한 '책임 있는 해설'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존 올리버의 'Last Week Tonight'가 보여주듯, 철저한 취재와 데이터에 기반한 심층 분석은 그 자체로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공영방송의 해설은 정파적 견해가 아니라, 공적 이익에 기반한 전문적 분석이어야 한다.


6-2. 수신료 가치의 디지털 증명


BBC의 유튜브 전략이 궁극적으로 수신료 가치를 증명하려는 시도인 것처럼, KBS도 수신료의 가치를 디지털 환경에서 증명해야 한다. 이는 KBS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무료로 접근 가능하더라도, '공적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1) 상업 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사각지대 이슈에 대한 심층 보도, (2) 재난·위기 상황에서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3) 허위정보에 대한 체계적 팩트체크, (4) 지역 뉴스와 소수자 목소리의 전달, (5) 교육적·문화적 콘텐츠의 지속적 생산 등. 이러한 콘텐츠가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에게 도달할 때, 수신료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증명될 수 있을 것이다.


6-3. 유튜브 저널리즘의 한계를 보완하는 공영방송의 역할


유튜브 시사 채널의 허위정보(83.7%)와 편향성(81.3%) 우려가 높다는 조사 결과는, 공영방송이 채울 수 있는 명확한 시장 틈새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뉴스를 제공하는 개인 유튜버에 대해서도 72.2%가 '기존 언론사와 같은 수준의 법적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라고 응답한 것은, 시청자들이 유튜브 뉴스의 '무규범 상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KBS는 이 불안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유튜브의 접근성과 참여성을 수용하되, 공영방송의 검증 시스템과 편집 윤리를 결합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 이것이 매불쇼나 뉴스공장이 제공할 수 없는, 공영방송만의 독보적 가치다.


6-4. 반복되는 '사장 교체-시사 프로그램 폐지' 패턴의 극복


KBS의 역사에서 시사 프로그램은 사장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왔다. 이 패턴이 지속되는 한, KBS의 어떤 시사 프로그램도 장기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없으며, 시청자들의 신뢰도 회복될 수 없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1) 편성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성 확보, (2) 프로그램 폐지·개편에 대한 객관적 기준(시청률, 화제성, 디지털 반응 등) 명문화, (3) 편성 결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시청자 의견 수렴 의무화, (4) 방송법상 편성 독립성 조항의 실효성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


'더 라이브'의 사례는 공영방송에서 저널리즘 중심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시사교양 부문 1위 프로그램을 모호한 사유로 폐지한 것은, 저널리즘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의 결과였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저널리즘의 가치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이런 악순환을 극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KBS 사장 선임 과정의 개혁,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편집권의 실질적 보장 등 거버넌스 차원의 구조적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 미디어 환경이 점점 더 경쟁적으로 변하고, 미디어 이용자들은 더욱더 개별화 파편화되어 간다. 올해는 반드시 미디어 공공성에 대해 더 많은 논의와 사회적 관심이 모아져서 공영방송을 넘어 공영미디어로서 KBS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지길 앙망한다.<ㅇ>


참고 자료

· Reuters Institute, "Journalism, Media, and Technology Trends and Predictions 2025"

· 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25"

·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와 저널리즘: 계엄부터 21대 대선까지" (2025)

·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서베이 11권 3호" (2025)

· 미디어오늘, 한겨레, 경향신문 등 관련 보도

· 유튜브 통계 플랫폼 '플레이보드' 데이터

· KBS, BBC, NYT 공식 자료

· 나무위키, 위키백과 등 참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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