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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young in season Apr 26. 2018

냉정과 열정사이

Ginger & Lemon


환절기는 참 어렵다. 아침 나절 서늘한 바람이 목 뒤를 스칠 때면, 더 두꺼운 옷을 입고 나왔어야 하는데 후회막급이다. 그러다 한낮에는 겉옷을 벗어도 긴 팔을 입고 나온 스스로가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고, 다시 퇴근 길에는 아침에 놓고 나온 목도리가 눈 앞에 아른거린다. 



초봄의 아침에서 시작해서 여름의 한낮을 지나 다시 서늘한 봄날의 저녁으로 돌아가는, 아직은 사월. 계절이 급격히 흘러가는 한 주일이다. 그러다 보니, 시시각각 입맛도 제멋대로. 시린 바람에 시달리며 출근하면 칼칼한 목에 무엇이든 따뜻한 차 한 잔이 절실하고, 점심 후 내리쬐는 태양 아래선 시원한 탄산이 필요한 모순적인 상황. 봄과 여름 사이, 긴팔과 반팔 사이를 지나가는 일주일. 변화무쌍한 하루에 빠릿하게 적응하지 못하면, 딱 감기 걸리기 좋은 날씨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왜 한겨울보다 초봄의 꽃샘추위가 더 실감나는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몇 년에 한 번씩  4월에 눈 내리는 날이면, 인생에 기억남을 만큼 추위를 경험할 수 있다. 꽃이 피고 지는 동안 자주 스쳐가는 봄비 내리는 날들도 싸늘한 아침 공기에 한 몫을 더하기 마련이고. 서늘한 아침엔 뜨끈한 것만 찾게된다. 



냉장고를 뒤져 지난 겨울에 자주 마셨던 생강차를 꺼내고, 무거운 우유대신 갸벼운 레몬즙을 살짝 타본다. 무심결에 신 맛이 당기기 시작하면, 여름의 시작으로 보아도 좋다. 신 맛은 우리 몸에 더위로 인해 쌓이는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특히 상큼한 신맛을 내는 레몬은 수분을 흡수 및 유지하는 데도 탁월해서, 전반적으로 체온을 내리는데 최적화된 과일인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생강과 레몬, 이 둘의 맛은 기가막히게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지난 주 교토 출장길에 기막힌 수제맥주집을 하나 발견했다. 알콜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내게도 허락된 한 잔의 진저에일. 생강의 진하고 매운 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나름의 매력이 가득했다. 맥주를 마시는 동료와 건배하기도 근사한 무알콜 생강소다. 처음 맛본 날부터 그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해외 출장길에 아시아나를 타면 '진저엘'이라는 제품을 맛볼 수 있는 정도가 유일 했으니까. 



어쩌면 인시즌의 첫 음료용 시럽제품이 생강시럽이 된 데도 한 몫을 했다. 국내에서도 맛있는 진저에일을 먹고 싶어서, 직접 생강 시럽을 끓이기 시작했다면 과한 걸까. 생강하면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진저밀크로 마시는 방법이 더 널리 소개되었지만, 실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지금부터 시원한 얼음 탄산수에 진저에일로 마시는 매력을 놓칠 수 없다. 시원하게 부서지는 얼음과 탄산에도 남아있는 생강의 온기. 여기에 레몬즙 몇방울 넣어주면 본격적으로 여름을 맞이할 준비가 다 된 셈이다. 



여전히 서늘한 아침에는 레몬 생강차로, 그리고 오후가 되면 레몬향 가득한 진저 에일로.

환절기를 만난 당신의 냉정과 열정사이. Ginger & Lemon.   



진저 레몬티      

Ginger Lemon Tea      

               

Ingredients (1잔 분량)      

뜨거운 물(100도로 팔팔끓는 물) 250ml      

진저 시럽 4~50ml (대략 300ml 컵 기준)      

레몬즙 2tbsp      

생강 슬라이스 1~2개      

레몬 슬라이스 1개             

   

Method      

1) 뜨거운 물을 끓입니다.      

2) 좋아하는 컵에 진저시럽 50ml를 넣고 생강 슬라이스, 레몬 슬라이스를 넣어줍니다.      

3) 끓는 물을 부어주고 레몬즙을 넣은 다음 티스푼으로 한 번 저어 마시면 됩니다.      

4) 취향에 따라 시럽이나 레몬즙 양을 조절하여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맛을 찾으면 더 좋습니다.



진저 에일 / 진저 레몬에이드

Ginger Ale

진저에일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지도 모르겠어요. 처음 일본에서 마셨을 때는 생강향이 나는 탄산수를 진저에일이라는 이름으로 마셨거든요. 달콤한데 개운하고 시원하고 톡 쏘고, 생강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을 처음 없애준 음료였습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먹을 수 없어 더더욱 일본에 가기만 하면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특히 달고 짠 음식이 많은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었거든요. 생강 시럽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나 맛있는 진저 에일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Ingredients (1잔 분량) 300ml      

차가운 탄산수 300ml      

생강 시럽 5~60ml      

생강 슬라이스 1~2개      

레몬 슬라이스 1개      

레몬즙 2~3작은술      

얼음 약 10개         

       

Method      

1 유리컵에 분량의 생강 시럽을 넣는다.      

2 탄산수를 붓고 잘 저어준다.      

3 상큼한 맛을 원하다면 레몬즙을 살짝 넣어준다.

4 원하는 만큼 얼음을 넣고, 레몬과 생강 슬라이스로 장식한다.



[4월의 테이스팅 / Saturday market]


Where are you going this Satu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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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엔, 어디 가세요?

나날이 따스해지는 봄 바람에 흐드러지는 꽃잎들을 보노라면, 주말엔 어디라도 떠나야 하는 계절입니다. 너무 멀지 않아도, 나무 그늘 아래 푸른 바람만 거닐어도 좋은 그런 날. 

이번 주 토요일, 마지막 벚꽃잎이 남아있는 연남동은 어떨까요? 공원길부터 벚꽃길까지, 그리고 그 길 모퉁이에 자리잡은 인시즌 스몰키친에 들러 티한잔 즐기는 시간.


인시즌 레시피의 맛의 기준을 보여드립니다.

이번 주 웰컴티는 진저에일입니다.


4/28(토요일) 1:00-6:00

연남동 240-54 1층 모퉁이 인시즌 스몰키친

주차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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