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언제나 끓어올랐다. 근데 이제는 녹여보자
가고 싶었던 회사로 이직하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엉덩이를 뗄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일에 미쳐 살던 그 와중에도 나는 ‘음악’ ‘음악 서비스’라는 이유로, 너무 감사했고 일로 내 마음을 채웠다. 그리고 몸을 헌신해 가며 퇴근 후에는 작사라는 또 다른 꿈으로 일주일을 채웠다.
꿈은 내게 언제나 끓는점이었다. 액체처럼 어디로 흐를지 모를 내 인생에 있어서, 꿈만 생각하면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뭐라도 당당하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내가 원하던 꿈, 그 끓는점에 다다랐을 때의 행복을 꿈꾸며 거의 20대 중후반의 청춘을 쏟았던 것 같다.
그런데 마냥 끓어오르는 꿈을 눈앞에서 잡았을 때, 생각보다 세상이 환상적이지 않았다. 판타지스러운 모먼트보다는 보이지 않은 공허함을 직면했고 나는 깨달았다. 내 안의 구멍을 내가 이 ‘꿈’으로 포장한 일로 채워 넣고 있었구나. 그래서 내 감정을 헤아리지 못했던 거구나. 이렇게 끓다가 내가 날아가버리겠구나. 그래서 다짐했다. 내가 꿈을 향해 잃어버렸던 청춘을 지금이라도 즐겨보겠다고. 청춘은 굳어버린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달달하게 녹여줄 테니까. 그게 꿈을 이룬 지금의 내가 이제와서라도 할 수 있는 귀여운 대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