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같던 카페

입구가 아름다운

by 이훈보

글을 꾸준히 올려야 하는데, 다른 글을 쓰기 시작하면 도무지 짬이 나질 않는다. 머리도 굳고 기운도 벅차다. 게다가 요즘은 날씨도 더우니 어쩌겠는가. 게으름 피우기 아주 그만이다.


공모전을 탈락하고 제출하고 또 제출하고 또 제출하고 이제 한 일주일 정도는 공모전 같은 글은 쓸 일이 없어서 짬이 났다. 그 사이 월간이리 편집을 하겠지만 말이다.


오늘도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공모전을 준비하다가 (다행히 전에 써둔 글을 수정하는 일이었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어지러울 것 같아 밖으로 나왔다.


내가 만든 블랜드가 있는 이리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려다가 사람이 많아서 자리를 맡지 못하고 얼마전 일요일에 들렀던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 기억이 좋아서 스타벅스에 가려다가 몇 년 전부터 가볼까? 하던 카페가 떠올라 가기로 마음먹었다.


상수역과 합정사이에 있는 1층 카페. 생긴지는 오래 되었고 문은 약간 비스듬하게 달려 있는것이 마음에 드는 카페 였다. 동굴같은 카페라 언젠가는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도로 가에 있어 막상 카페에 갈 마음이 들 즈음이면 까먹곤 하는 곳이었다.


커피에 관심을 가진 이유로 그 곳에는 무슨 커피를 파나 싶어 이번 기회를 빌려 들렀다.


아무래도 위치가 홍대 인근이고 날이 또 휴일이라 이곳도 손님이 많았다. 나는 문간 옆 계산대 근처에 아주 작은 테이블을 맡아 앉을 수 있었다. 커피를 시키고 도로를 마주하고 앉는다.


커피는 잔이 아주 예쁘고 맛은 인상깊지 않았다. 하지만 잔이랑 가게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테이블 다리가 3개 뿐이라 조금 몸을 기울였다가는 커피가 쏟아질 것 같아 불안한 마음도 있어 평소보다는 서둘러 커피를 마셔야 했다.


가게는 그사이 인기가 많아졌는지 한칸 건너 테이블만 있는 매장을 하나 더 연 듯 했고 나는 예전부터 가고 싶던 매장이 있는 쪽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내가 앉았던 자리는 너무 불안한 곳이어서 테이블이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곳이 없어지면 매상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손님들은 조금 편안하지 않을까. 인기가 많은 카페인지 내가 앉아있는 동안 3팀이 넘게 헛탕을 치고 돌아갔지만 다음에는 그 자리에 앉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카페의 분위기와 특히 입구는 마음에 든다.


오래 그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또 입구가 아름답다는 이유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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