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변> 7화
바쁘고 소중한 현대인의 순간들을 위해 한가하고 역할이 덜한 제가 산책을 도와드립니다.
복장부터 걸음걸이까지 자세한 설정이 가능하고 골목과 대로변, 공원이나 산길과 같이 취향에 따라 적절한 경로 선택을 통해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산책이란 건 얼마나 두렵습니까.
따뜻한 햇살에 피부가 노화되거나 선선한 바람에 휘말려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들뜸에 빠져버립니다. 우연히 만나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고영이들과 줄에 묶여서도 심장을 깨물고 가는 흉폭한 강아지들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위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밖을 나서지 않았으면 애초에 인연이 없었을 부드럽고 끈적한 라떼와 입를 얼얼하게 만드는 매콤달콤한 떡볶이까지 그 모든 위협이 산책 대행 서비스와 함께라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저도 약간은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것도 같은 이 서비스를 사회에 공헌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용은 1회에 질문 한 가지. 미터당 질문으로 가격이 결정되고 질문의 순도에 따라 거리의 변동이 있습니다. 개업 기념으로 미터당 질문의 비율을 넉넉하게 책정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남는 질문은 반환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