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로 알아보는 가스의 맛

한 입 - 바나나

by 이훈보

바나나가 귀한 과일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너무 오래된 이야기인 것 같아 다 생략하고...


이 글은 전적으로 상상입니다. 재미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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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본격적으로 쉽게 먹을 수 있던 그즈음부터 나에게는 아주 오래된 질문이 하나 있었다.


바나나라는 과일이 뭔가 답답한 맛이 있다는 것..


매캐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약간은 시면서도 답답한 그 어떤 느낌이 바나나를 먹을 때면 늘 입안에 맴도는 것이었다. 바나나 우유를 먹을 때와도 다르고 말린 바나나 칩을 먹을 때와도 다른 그 맛 말이다. 그래서 인지는 또 모르겠지만 먹으면 헛배가 부르는 바나나의 기이함


이렇게 바나나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바나나라는 것을 누가 그렇게 심도 있게 먹을 리 있는가. 툭툭 까서 뭉텅뭉텅 입에 넣으면 대충 씹지도 않아도 꿀떡꿀떡 넘어가 버리는게 바나나 인 것을... 그러니까 바나나는 생각하기도 전에 벌써 뱃속에 들어가 있다.


아무튼 그래서 바나나에 대한 고민을 해야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바나나를 곱씹을 만한 심적 여유가 없던 차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바나나를 사고 골골 대면서 아주 천천히 바나나를 씹어먹다가. 드디어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쓴다.


우선 위에 써 놓은 것처럼 나도 첫 번째 바나나는 단숨에 먹어버렸다. 평소보다는 느리지만 그렇다고 생각할 만큼의 시간은 아니었다. 평소 나의 바나나 섭취량은 1개 정도 이기에 더 먹을 생각도 없었지만 오늘은 속이 부대꼈던 관계로 그 하나를 조금은 곱씹으면서 먹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바나나를 먹던 나는 문득 생각했다.


'이건 가스의 맛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바나나의 향이 과하거나 부대낀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바나나의 향과 별개로 어떤 종류의 가스가 함유되어 있다는 확신을 한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생각을 적으면 이렇다.


바나나는 자라며 껍질 안에서 가스가 만들어지고 바나나의 가스는 먹을 때 입안과 뱃속에 들어와 더부룩함과 풍미를 만든다. 여기에 더해서 바나나의 크기 대비 조직의 밀도가 헛헛한 것을 떠올리면 그 여백을 가스가 채울 가능성도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가스의 맛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자 다음 바나나를 꺼내 껍질을 반만 까놓고 천천히 먹어보기로 했다.


영화를 보다 잠들었다가 깨서 한 입을 먹고 가스가 조금(겉면 위주) 빠진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서 또 한 입을 먹고 가스가 조금 더 빠진 것을 확인하고 이것을 반복하면서 약 4시간에 걸쳐 바나나를 맛보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당연히 바나나의 풍미는 줄어들지만 가스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맛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간은 시큼하고 답답한 그 맛. 그것은 바로 가스의 맛이었다. 생각해보자 건조 바나나 칩을 먹을 때 생바나나와는 다른 덜 불편한 맛을 말이다.


혹 바나나의 그 맛을 싫어하는 분이 있다면 얼리거나 열어놓고 드셔보시면 맛의 변화가 확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바나나가 더 맛있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달라진다. 가스의 불편한 맛이 확연히 사라진다 정도..


바나나는 가스가 있다는 게 나의 주장이고 맛에 영향을 끼치며 열어놓으면 날아간다는 게 오늘의 정리


참고로 쉐이크를 만들어도 거품이 뿜뿜하죠! 아마도 그건 가스 때문이 아닐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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