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훈보 May 18. 2022

쌈 먹는 문화에 대한 잡담

핵심은 의외로 다른 곳에?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김치나 한복이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일이 있었고 연이어 한국의 쌈 문화 또한 중국 것이라는 주장을 해서 한국의 네티즌들이 웃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누가 쌈을 베어 먹느냐와 쌈에 장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한국에서 쌈을 먹는 사람이 잘 베어 먹지도 않고 장을 넣지 않는 게 취향이라고 우긴다면 할 말은 없지만 한국처럼 고추와 마늘을 넣고도 재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장류를 넣지 않은 것은 좀 의아하다. 무엇보다도 보통 중국 음식의 맛을 생각하면 저 조합은 상당히 이질적인 맛이라는 것도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쌈은 어디서나 있을 수 있다. 야채 쌈이라는 게 모양으로만 보면 야채로 둘러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어느 문화나 그냥 재미 삼아서라도 등장이 가능하다. 다만 그게 고유의 음식 문화까지 가려면 하려면 충분히 퍼지거나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어야 하는데 중국은 그 부분에 있어 부족한 모습이 많기 때문에 한국은 쌈을 우리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반면 중국은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그것과 별개로 저 사진을 보다가 애초에 중국이 왜 쌈이 발달하기 어려웠는가? 에 대한 의문이 문득 일었다. 쌈이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실 하나의 조건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바로 맛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쌈이 맛있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일까?

야채가 가진 본연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채를 깨끗이 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물이 깨끗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예부터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했고 심지어 그런 이유로 타국에 비해 차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이 깨끗하니 일상생활에서 굳이 뭘 넣고 우려서 마실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비슷하게 국이나 탕류가 발달한 것도 충분히 연관 지어 생각이 가능하다.


반면 중국의 요리법은 그와 다르다. 국과 탕류의 맛이나 탁도 자체가 다르고 향신료의 강도도 차이가 있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지점을 지적한 요리왕 비룡 만화의 내용도 있었다. 황하 근처의 식당에서 주인공이 야채를 데치는 과정에 물의 흙냄새를 없애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심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 조리법이 만화의 아이디어로 나올 만큼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물을 대신하는 차 문화가 많이 발달한 것을 보면 물의 문제라는게 여러모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한국의 쌈문화는 밥 문화와 더불어 물이 깨끗한 것과도 조금은 연관이 있고 이 차이가 타국과의 쌈문화 차이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며 글을 마친다.


끝.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7525974




매거진의 이전글 대통령 공관 이전으로 인해 아마도 바뀔 시위 공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