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그리고 상경

드라마틱

by 이훈보

JTBC 공모전이 월요일 까지인데, 시작이 너무 늦어서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싶었다.


월요일부터 하루에 1편씩 15분 분량을 쓰고 조금 서두르면 토요일 즈음에는 8화를 끝낼 수 있을 것이고 일요일에는 수정 그리고 월요일에 내면 될 터 였다.


빡빡하고 완성도를 높이는데는 조금 부족하겠지만 시간을 잘 배분하면 별 문제 없는 일정이었다.


수요일에 쓰는 산책 글을 쓰지 않고 사전도 일주일동안 펴보지 않았다. 그렇게 최소한의 딴짓만을 하면서 토요일 밤이 되었을 때 비로소 글은 마무리 되었다.


대략 15장 분량이 8회. 수정하고 다듬으면 얼추 120 분 분량의 공모전은 무리가 없을 터 였다.

캐릭터 설명과 시놉을 10장 내로 정리해야 하지만 그것은 일요일 밤 이면 할 수 있을 것이다.


토요일 밤. 이제 막 원고를 끝냈다고 즐겁다는 말을 트위터에 썼을 즈음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가 위독하니 내일 청주의 병원으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이다.


캐릭터를 정리하고 스토리 시놉을 10장 내외로 정리할 시간은 도저히 되지 않아 일주일간 쓴 글을 포기하고 과거에 써둔 글들을 다듬어 공모전 홈페이지에 업로드 한다.


업로드를 마치고 잠을 자기 위해 이를 닦고 있을 때 다시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드라마에서나 볼 줄 알았던 시급을 다투는 병원행.


악셀을 밟아대는 차를 타고도 모자라 병원 입구에서 중환자실까지 단숨에 내달려 할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할아버지는 내가 온 줄 몰랐지만 손은 아직 온기가 있었다.


그것도 오래지 않아 사라졌다.

그렇게 일요일 새벽 할아버지를 보내고 장례를 치렀다.


피곤한 친척들을 모두 재우고 향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눈을 뜬채 빈소를 지키며 앉아있었다. 잠든 친척들을 보다 잠을 쫓기 위해 이를 닦고 있으니 모두와 MT를 온 것 같아 왠지 모를 웃음이 났다.


맞다. 올해는 어딘가에 가자고 했었다.


처음 지내는 제사에 온 친척이 절절매다 웃기도 하고 술에 취하기도 하고 또 할머니의 손을 잡아주고 뭐 대충 오일을 그러다 서울에 다시 올라와 커피를 마신다.


커피 맛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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