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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헌 작가 Apr 17. 2023

배울수록 즐겁다 Chat GPT

회사에서 자동문을 고치던 중 점검구가 머리에 떨어졌는데, 크게 다칠 뻔한 상황이었다. 손으로 막지 않았더라면 철판이 얼굴을 긁으며 바닥에 떨어졌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이다. 엄지손가락에서 피가 멈추지 않았지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글에 담고 있는데,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Chat GPT 등장으로 앞으로 사라질 많은 직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작곡가는 사라질 것 같지 않다. Chat GPT란 Open AI사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인 ‘GPT-3.5’ 언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2023년 3월 14일 ‘GPT-4’ 버전을 발표했다. 기존 버전에 비해 8배나 많은 문장을 처리하고 사진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AI로 2~3분의 짧은 노래를 초보자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교향곡을 만들 수 없다. 19세기 이전부터 교향곡을 쓰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악보를 쓰는 사람 드물다. 음악은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불멸의 음악이라 불리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대중들이 지금도 듣고 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불멸의 9곡으로 일컬어지는 9개의 교향곡에서 고전파 교향곡의 마지막 완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낭만파 교향곡의 교과서가 되었다.       


최근, 뮤지컬 <베토벤>을 EMK 제작사가 제작하게 되었는데 초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사랑과 전쟁에서 볼 법한 스토리 때문에 평점이 낮은 편이지만, 음악적으로 보았을 때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베토벤이 난청에 시달리게 되면서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1막이 끝이 난다. 스토리가 아쉬웠던 점은 음악가로 성장하는 과정이 부족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강압적으로 음악을 배운 이야기도 담겨있었지만, 성공적인 무대를 보여준 장면이 없었다. 커튼콜 때 스토리와 별개로 베토벤 역을 맡은 배우가 장발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연주자들 앞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보며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실제로 베토벤을 보는 것 같았다.     

베토벤의 아버지는 아들을 이용해 모차르트처럼 만들어 돈을 벌고자 하였다. 아들의 천재성을 부각하기 위해 나이를 속이기도 했다. 베토벤은 유명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작품을 창작하고 싶어 했지만, 아버지는 악보대로 피아노를 치길 강요하였다. 1795년에는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으로 정식 공연에 데뷔하였고,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작곡가보다는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았는데, 격렬한 퍼포먼스로 귀족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혜성처럼 베토벤이 나타난 것이었다. 신생 악기 피아노가 등장하였지만 기존 연주자들은 하프시코드라는 피아노 이전의 악기를 다루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트렌드에 맞춰 적응할 필요가 있다.     


Chat GPT가 세상의 이목을 끌었고 지금도 그 영향력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AI가 대신 기사를 써주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AI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가파르게 성장을 하고 있다. 아직은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향후 정확도를 끌어올릴 경우 사람보다 글을 더 잘 쓸 것이다.

“작업을 하던 중 철재에 머리를 부딪쳤다. 앞으로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이런 질문을 하였고 Chat GPT는 이렇게 답했다. “머리로 철재가 떨어진 경우, 뇌진탕 등의 부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진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부상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치료와 재활을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또한, 이후에도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상 이후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만약, 신체적 손상이 심하다면,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다시 한번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새로운 일을 찾거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문적인 지식은 이미 갖추었으며, 인간의 경험까지 흡수하게 된다면 완벽하게 글을 쓸 것 같다. 앞으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며,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도태되면,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Chat GPT 등장이 달갑지만은 않다. 작가로서 벌어들인 수입은 0원이었기에 밥그릇을 빼앗길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첫 오프닝에 ‘상류층’이라는 노래와 함께 무대가 시작되는데, “창조된 음악들은 인격이 살아있어”라는 가사가 있다. 작가가 창조한 글에는 인격이 깃들어 있다. Chat GPT가 전문적인 지식과 사람들의 경험을 흡수하여도 한 개인을 따라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도 베토벤이라는 인물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생애를 다룬 작품들이 출판되었는데, 직접 쓴 것이 아니다 보니 추측일 뿐이다. 그는 작곡가였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악보에서 인격을 볼 수 있었다. 깔끔하기로 소문난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와는 달리, 베토벤의 악보는 알아보기 힘든 상태여서 음악학자들이 악보를 복원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실제로 악보를 보면 낙서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문체는 인간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유명 작가들의 문체를 따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될 수 없다. Chat GPT로 손쉽게 예술 작품을 만들고 글을 쓸 수 있지만, 불멸의 작품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Chat GPT는 인격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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