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시헌 작가 Apr 19. 2023

문화생활을 해보는건 어떨까?

사람들은 관심받는 것을 내심 기대한다. 새 신발을 사면 어떠한가? 벌 떼처럼 달려들어 신발을 공격하는데도 잠시나마 관심받았다는 사실에 좋았던 것 같다. 핸드폰을 구매하면 자랑하고 싶어 은근슬쩍 주머니에서 꺼내 책상 위에 올려둔 적도 있었다. 과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는 것이 상류층 문화였지만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자장가처럼 들렸다고 한다. 반면 뮤지컬은 유명 연예인이 캐스팅되어 한국어로 연기를 하기에 부유한 사람들이 즐겨 봤다고 한다. 과거에는 티켓 한 장이 5만 원 정도였지만 흥행하는 뮤지컬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덩달아 솟구쳤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소득수준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지만,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욜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과 자기계발 등에 투자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오픈런’이 이슈인데, 명품관에 들어가기 위해 새벽부터 백화점 앞에서 줄을 서 있으며 백화점 개점과 동시에 매장 앞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에는 신규 핸드폰이 출시됐을 때 첫 번째로 개통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텐트 치며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돈을 지불한다고 하여도 새벽부터 줄 서 있는 것을 못 할 것 같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게 열정이라 생각한다.     


취미에 진심인 사람들이 있다. 캠핑, 골프, 낚시, 스노보드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장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욜로라는 말이 쓰이지 않을 뿐이지 화려하게 인생을 즐기려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비판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만족하는 삶을 사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뮤지컬 티켓 가격이 고가이지만,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영화관에서 저렴하게 볼 수 있다. 사전에 녹화된 영상을 상영하는 것인데, 현장에서 직접 보는 생동감은 없지만 화면을 확대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배우들의 얼굴이 비교적 잘 보인다. 티켓 가격은 2만원이니 대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두 번째 방법은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를 통해 뮤지컬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가끔 진행한다. 가격은 3만 원이며, 더 많은 금액을 후원할 수 있다. 유료 온라인 공연을 관람하게 되면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느낀 점을 공유할 수 있다. 사전에 녹화된 영상을 관람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완성도 있는 연기를 대극장 1열이 아닌 방구석 1열에서 볼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제작사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오는 박제영상은 대부분 팬을 위한 서비스 개념으로 해석된다. 뮤지컬 팬들은 꾸준히 박제 영상을 제작사 측에 요청하지만, 팬덤이 두터운 배우의 영상은 잘 올려주지 않는 것 같다. 티켓 판매가 시작되면 해당 배우의 공연 일정만 순식간에 매진되기 때문이다. 또한 프레스콜 영상을 검색하여 볼 수 있는데, 정식 공연 전에 취재진 앞에서 주요 장면을 홍보 목적으로 촬영한 영상이다. 마지막으로 시츠프로브 영상도 볼 수 있다. 뮤지컬과 오페라 공연에서 쓰이는 용어이며,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며 연습하는 것을 뜻한다. 피아노 반주로만 노래를 연습하던 배우들이 처음으로 음악감독의 지휘에 맞춰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춰보는 리허설이다.     


<영웅> 뮤지컬이 영화 버전으로 제작되었는데, 웅장한 노래와 함께 정성화 배우가 눈밭에서 걷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독립군이 된 심정으로 <이별>이란 시를 썼었는데, 비슷한 장면이 나와 혼자 소름 돋는 부분도 있었다. 영화를 보며 마음은 어찌나 아프고 슬펐던지 나라를 잃은 아픔이 공유되는 것 같았다. 영화를 먼저 보고 뮤지컬 작품까지 보게 되었다. 뮤지컬은 눈앞에서 배우들이 열연하는 모습,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고, 영화는 완성도 높은 CG와 녹음된 목소리여서 더 깔끔하게 들렸던 것 같다.      


문화생활을 통해 삶을 만족하는 방법을 찾았다. 과거에는 이력서에 특기와 취미를 쓰는 것이 머리 아픈 일이었다. 세상에 즐거운 것들이 널려있었지만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글을 쓴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뮤지컬을 관람해서 느꼈던 감정을 글에 담아 두니 기억이 생생하게 남는 부분도 있었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하게 되면 ‘인생’을 수식어로 붙일 수 있게 된다. 인생 글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continue.

작가의 이전글 대화를 통해 침묵을 깰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