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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헌 작가 Apr 21. 2023

가슴을 뛰게 하는 글쓰기

공연일이 다가올수록 내 심장은 어찌나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생애 처음으로 뮤지컬이란 것을 예매하게 되었는데, 신성록 배우를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했다. 사람 얼굴이 주먹만 하다는 게 어쩌면 가능한 일인가보다. 관객석에 앉아 소리 없이 입모양을 동그라미로 만들었다. 공연의 주역인 배우들의 연기와 가창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노래를 듣는 도중 이상하게도 가슴은 먹먹해졌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듯 관람평도 제각기 달랐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던 작품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따분하게 느껴졌다.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다 보니 문화생활을 즐기기엔 부담스러웠지만, 뮤지컬 관람을 계속하다 보면 글을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품이든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과 제작사의 투자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어도 별 다섯 개의 평점을 만들 수 없다.” 모든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의 기준이 다른 이유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다.


글이란 것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글을 쓰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도 글을 쓰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며, 나의 발전을 위해 글을 쓰는 이유도 크다. 어찌 됐든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점을 받기란 힘든 일이다. 과거에는 주목받지 못한 작품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하였으며, 또한 역주행 돌풍을 일으킨 노래도 있었다. 우리 삶에서 기회라는 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 희망적이라 생각한다.     

뮤지컬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고, 연극 자체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소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것보다 대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을 좀 더 선호했다.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에 시선이 사로잡혔으며, 그 이후부터 인생 취미로 자리 잡게 되었다. 뮤지컬은 한 번 빠지면 계속 보게 되고 아쉬움이 크면 앞으로 안 볼 가능성이 높다. 내 주변에도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 보는 사람이 있다. 뮤지컬을 처음 봤을 때 즐겁지 않았던 친구는 더 이상 뮤지컬을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상에 옳은 말을 하여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연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배우는 관객을 위한 마음으로 연기를 한다.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 그것이 참된 연기라고 말하는 배우도 있었다. 어찌 됐든 연기와 글쓰기는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도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으며, 내 삶을 변화시키고자 쓰고 있다. 연기자들도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고 싶어 연기를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게 되면 금방 지치게 된다. 결국 포기할지도 모른다. 블로그에 내 생각을 올려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글이 있다. 그런 글을 다시 읽으면 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못 받는지 알 것 같다. 내 생각은 나를 위한 글이었던 것이었다. 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글을 쓰게 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글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단 한 사람을 위해 글을 쓴다면 정말 그 사람은 이 글을 읽고 감동하거나 무언가 느끼는 게 있을까? 내가 어떤 글을 쓰든 나의 글을 응원하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예술가는 천 명의 팬을 만들면 굶어 죽지 않는다고 하는데, 막상 블로그, 인스타를 시작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단 한 명의 팬을 얻기란 쉽지 않았다. 한 명의 팬을 얻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까. 나의 글을 응원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었다.     


다행히 글을 쓰는 순간 마음이 두근거리고 힘이 나는 기분이다. 금전적인 수입이 생기지 않아 이것이 맞나 싶어도, 글을 쓰는 순간이 가장 흥미롭고 지치지 않는다. 오늘도 글을 쓰며 누군가에게 나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연기도 그동안 살아온 경험에서 비롯된다. 귀가 후 컴퓨터 앞에 앉아 나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가슴이 떨리는 일을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찾아야 한다. 노트북 전원 버튼을 눌러 아래한글을 켜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하얀 화면이 무대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한다. 화면이 나의 독무대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쓰며 연기를 하고 있다. 남자가 뮤지컬을 혼자 보러 가는 게 얼마나 뻘쭘한지 모른다. 무언가 배우기 위해 학원 앞을 찾아갔지만, 가슴이 떨려 차마 문을 열지 못했는가? 문을 열고 들어가라! 그리고 그것을 배워라. 그러면 당신의 가슴은 두근거리고 삶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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