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순탄치 않은 출발
드디어 뉴욕에서 약 한 달 여정의 방황 끝에 캐내다 Halifax에 입국했다. 그곳에서 처음 날 반긴 것은 랍스터였다. 뉴욕 첼시 마켓에서 $20 이상 내고 먹은 랍스터도 정말 싸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선 $12에 팔고 있었다. 역시 랍스터의 본고장 다웠다.
캐나다 일정이 꼬여서 돈을 날리며 입국한 것을 유학원에 따지며 탓하지는 않았다. 유학원에 연락해서 나의 수업 일정을 바로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머무르는 곳은 홈스테이를 통해 머물기로 했었다. 유학원을 통해 홈스테이 정보를 받았고 위치가 내가 다니려는 어학원과 굉장히 먼 거리에 있었다. 참고로 난 초, 중, 고 집 앞에서 1분 거리 통학을 해서 난 게을러 빠졌다. 그래서 학원이 있는 다운타운 근처에 홈스테이를 찾아달라고 다시 부탁했다. 유학원도 예상치 못한 나의 갑작스러운 입국 때문에 홈스테이를 다시 찾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미 캐나다에는 도착을 해버렸고... 나는 유학원에서 연락을 줄 때까지 머물 곳이 필요했고 그렇게 찾게 된 것은 에어비엔비(Airbnb)였다.
에어비엔비는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렌트 식으로 하루, 이틀 또는 장기적으로 렌트할 수 있는 호스텔 같은 서비스이다. 그래서 난 일단 이틀 정도 에어비엔비를 예약하고 이용하며 첫 캐나다 생활을 시작했다. 에어비엔비는 좋은 곳이다. 현지 호스트에게 여러 조언도 들을 수 있고, 모르는 것도 물어보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첫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핸드폰 유심을 만들고 폰 플랜을 만든 것이었다. 에어비엔비 호스트에게 물어봐서 집 앞에 있는 쇼핑몰에서 선불 유심으로 핸드폰 번호를 만들 수 있었다. 내가 캐나다 생활에 있어 다짐한 것은 모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힘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난 스피킹, 리스닝이 하나도 돼지 않은 상태였지만, 핸드폰 플랜을 직접 상당하고 구매하는 과정도 전부 경험이고 공부라 생각했다. 꼭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직접 부딪혀 보기를 추천한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서 여러 정보를 찾다 카우치서핑(Couchsurfing)이라는 웹사이트를 알게 됐다. 카우치 서핑은 현지인이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머물 수 있게 소파나 침대를 무료로 제공하고 같이 생활하며 호스트와 게스트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만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서비스이다. 사실 여자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서 추천하지는 않지만 Feedback이 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여행 다닐 때 경험하기에 정말 좋은 서비스이다. 그 당시 나는 영어에 자신감도 없었고 낯선 곳에서 무료로 살기도 두려운 게 있었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무작정 내 사연을 담아서 호스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봤다.
처음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머물 곳을 찾을 때는 이런 게 정말 가능할까 싶었는데 실제로 나에게 방을 제공해 주겠다는 곳이 있었다. 그렇게 카우치 서핑을 통해 캐나다인과 일주일을 살게 된 것이다. Virgil은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한국 음식과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나도 요리에 취미가 있어서 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카우치서핑 호스트 Virgil와 나는 친구가 됐다. 그 집에서 머물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처음으로 하우스 파티도 가봤고 백 야드에서 캠프파이어도 하고 외국인 친구들도 만든 샘이다. 카우치서핑을 통해 오랜 시간 머물 수는 없었고 Virgil은 마침 내가 방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Virgil은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는 자신의 친구 Eric을 나에게 소개하여줬다. 그래서 난 홈스테이를 갈지 룸 렌트를 할지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홈스테이의 장점은 가족과 함께 지내며 캐나다 문화를 배울 수 있고 홈스테이 맘이 밥도 해주고 걱정 없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대화를 통해 영어도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좋은 홈스테이 맘을 만나기는 복불복이 심하고 보통 홈스테이는 다운타운에서 멀다는 점이었다. 룸 렌트의 장점은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다운타운에서 가까이 살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좋은 룸메이트를 만나서 친구처럼 잘 지낼 수 있다. 단점은 매일 쇼핑이며 요리까지 직접 해야 하고 자칫하면 홈스테이보다 돈을 더 쓸 수도 있다. 그리고 좋은 룸메이트를 만나기란 사실 좋은 홈스테이 맘을 만나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다. 보통 내가 추천하는 것은 초반 도시에 익숙해질 시기에는 홈스테이로 지내다가 적응 후에 나와서 룸 렌트로 룸메이트를 구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나 같은 경우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룸 렌트를 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이 다운타운에서 가깝다는 것이었다. 난 초, 중, 고등학교가 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곳에 살았었고, 한국에서도 우리 가족은 꽤 독립적이어서 어떤 것도 간섭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간섭이 싫기도 하고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언제가 만들게 될 친구들과 즐기는 밤 문화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나중에 친구들과 놀면서 느낀 것은 홈스테이 사는 애들이 뭔가 정말 가족에게 사랑받고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어서 부러웠지만 9시만 되면 집에 들어가야 해서 재미가 없었다. 이러한 사항들이 나중엔 오히려 젊은 원어민 친구들을 사귀는데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룸메이트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처음으로 내 방이 생기고, 외국인 룸메이트도 생기고 모든 것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갔지만 왠지 괜찮은 출발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다가 올 모든 험난한 모험도 모른 체…
그런데 확실히 자신한테 잘 맞는 룸메이트를 구하기란 정말 힘들다. 캐나다 남자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방을 깨끗하게 치우고 지내진 않는 것 같다. 가장 힘든 점은 문화 차이도 있다. 캐나다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그렇지만 어떤 사람은 배려보단 자신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룸메이트를 잘 만나야 한다. 난 그 친구가 내 배려를 너무 즐기는 것에 놀랐고 방음도 안 되는 집에서 밤마다 그 친구와 여자 친구의 합창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에도 놀랐다. 배려에 대한 예를 하나 들면 계란 한 판을 사 와서 “야 너도 필요하면 내 것 먹어도 돼”라고 했다. 며칠 후 계란을 먹으려 봤더니 하나도 없었다. 정이 없고 이상한 게 아니라 그냥 문화 차이다. 한국인 마인드는 그만 버리자. 말없이 무엇을 바라지도 말아야 한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다. 절대로 튕기지 말고 솔직해 지자. 밥을 안 먹어서 배고파하는 룸메 앞에서 냄새 풍기는 피자를 혼자 먹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나라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