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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 Apr 23. 2018

리더의 핵심역량 : 듣기, 말하기를 고민하다

스타트업 다이어리(10) 내 안의 <말그릇> 크게 키우키 훈련

<말 그릇> 크게 키우기 훈련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7827715


대표가 기침하면 직원들은 독감 걸린다? 

사실 수평 문화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에서는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하지만 나름의 유연한 문화를 만들어 간다 해도 수직적인 업무 진행 중에는 항상 마찰이 있고, 여러 상황 속 대표의 한마디가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요 근래 알게 되었다. 평범하고 미숙한 '나'라는 사람은 바뀌지 않았지만, 환경이 바뀌었고 영향력이 달라졌다..


그래서 대표의 '말'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나는 대표로서는 2년 된 초짜 신입사원이나 다름없었다.

창업 후 2년 동안 포화가 쏟아지는 전쟁터 속 목표를 향해 달리느라 여유를 갖고 주변을 살피는 것을 잊고 지냈다. 대표에게 진짜 필요한 자질에 대해 집중하고 노력할 생각을 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관계의 미숙함, 소통의 부족함과 갈증을 계속 느끼던 터에 이 책을 보며, 

내가 정말 갖춰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공감도 하고 반성도 하게 되었다.


나 스스로 오랫동안 기억하고 단련하기 위해,

또한 나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대표님들을 위해 글을 남긴다.

(*내용의 많은 부분이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구매 후 보시길 권해드려요 ㅠ)



책을 보고 나름의 다섯 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뭔가 잘못되었다 싶을 때 한번 더 살펴봐야겠다.


# 타인을 경영할 만큼 나의 말 그릇은 충분히 큰가.

말 그릇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았다. 나는 얼마나 그동안 본질이 아닌 '말'로서만 말을 이해했었나.


말 그릇이 커지면? = 내면이 성장하면?

 - 대화 시 대화 자체보다 상황의 맥락을 이해한다

 -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의 사건에서도 감정을 다스릴 줄 안다.

 - 다양성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반응한다.

사람은 자신의 품만큼 말을 채운다. 말 그릇이 큰사람들은 공간이 충분해서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받아들인다... 이런 사람들은 말과 사람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날카로운 말로 자신의 마음을 쑤셔도 그것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의심하지 않는다. 말은 수단이지 본질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타인의 분노에 휩쓸려 대항하지 않고, 말에 넘어지는 순간이 와도 순간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안다. 


# 자신만의 감정 '자기 진정 스위치'가 있나.

감정 조절은 지난번 링크 파트너스의 함영철 코치님께 크게 도움을 받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감정에 대해 '출현 - 지각 - 보유 - 표현' 이 모든 과정을 뚜렷이 인지하길 권한다. 

폭포수처럼 감정을 말로 쏟아내는 사람이라면, 감정을 정확히 느끼고 '보관' 해두는 역량이 필요하다.

호수처럼 감정을 마음속에 담거만 두는 사람이라면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상대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수돗물과 같은 사람이다. 

마음속의 감정을 보관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너무 차갑거나 뜨겁지 않게 적절히 쓰는 사람.. 이상적인 만큼, 감정을 읽고 느끼고, 보관해두는 훈련이 필요하다.


# 팀빌딩에서 중요한 - 서로의 공식 알고 있나

대화를 하다 보면 종종'나의 말'과 '상대방의 말'이 너무 달라 갈등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해 보려다 어느새 언성이 높아지고 감정이 격해진다.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머릿속 공식에 대한 이해'다. 

공식의 구조는 사건-믿음-반응이다, 살면서 겪은 수많은 사건이 믿음이 되어 나만의 반응을 만든다는 것이다. 


책에서 나온 사례가 정말 와 닿는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항상 겪는 문제들.. 이제 왜 그렇게 같은 이슈를 두고 서로 다르게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스타트업의 경우 팀빌딩에 '서로의 공식 이해하기'를 꼭 도입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터라, 불편함을 감수하고 배려한다 해도 서로의 일하는 방식과 삶의 공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많은 부분 타협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조율해가려면 서로의 공식을 이해해야 불협화음 없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특히 리더에게 필요한 경청의 기술

돌이켜 보니 내가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다.

머릿속에서 터져 나오는 설루션들을 폭포처럼 쏟아내야 시원한 성향 - 리더로서는 좋은 자질은 아닌 것 같아 반성이 되었다. (비슷한 대표님들이 많을 것 같다.)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에게 문제 해결 방안이나 부탁을 들어주기 전에.. 상대방이 충분히 자신을 표현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속을 더 깊이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경청은 가장 많은 인내와 관찰력, 맥락 이해력, 공감력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듣기만 열심히 하고, 대꾸하고 해결해주는 것은 답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 답을 주기 전 좋은 질문을 하고 있나

스타트업의 문화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도 항상 빠른 실행을 강조하고 모든 면에서 스피드와 효율성만 연구하다 보니,

좋은 질문을 하고 기다려주는 법을 잊고 지냈다.

질문은 바로 자율성의 대화법이다.
끌고 오는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스스로 걸어오게 하는 방식이다.
질문을 통해 과정과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상대방을 참여시킬 수 있고, 방법과 프로세스에 관해 질문함으로써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 '이일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순서가 좋을까요?'.. 누가 말을 했는가에 따라 주인공과 엑스트라가 결정된다.


스타트업에서는 한 명 한 명의 멤버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이 생각은 변함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더 많은 참여도를 줄 수 있을지 방법을 잘 몰랐다. '좋은 질문'이 그 열쇠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뭔가 실마리가 생긴 것만 같아 기쁘다.




초기 스타트업은 딱 대표의 그릇만큼 큰다고들 한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수련과정이 '그릇'을 키우는 과정이 아닐까.


대표가 되기 전, 상사나 경영진에 대해 불만이 생기면 투덜투덜하며 전혀 고민하지 않고 살았을 문제였을텐데,리더가 되고 나니 집중적으로 키워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되었다. 특히 스타트업 대표의 대다수가 고집 세고 개성이 강한 편이다. 그러한 근성과 고집이 스타트업을 빨리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작용도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더더욱 '말 그릇' 키우기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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