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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 Feb 07. 2018

창업 후 난생 처음 감정 코칭을 받다.

스타트업 다이어리(8) 사업의 두려움과 손잡는 방법

창업 후 2년간 나는 나를 거들떠볼 새 없이 무작정 달렸다.


술자리나 취미 한번 편히 가져볼 새 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사실 처음 1:1 임원 코칭은 내게 너무 럭셔리한건 아닐까 해서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다.ㅎㅎ


하지만, 최경희 공동대표님의 의견에 많이 공감이 되어 시작하게 되었다.


스포츠 경기에 임하는 선수, 대기업 임원.. 모두 코치가 필요하다. 

극도로 긴장되는 순간들, 빠르고 복잡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순간들,

이런 순간들 속에서 코칭의 힘이 발휘된다.


그런데, 스타트업 대표와 임원들이야말로 더욱 코칭 또는 멘토가 필요하다.

경영에는 초보인 경우가 많고, 정말 적은 리소스로 극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 임원코칭을 시작하다


Link partners 함영철 코치님과의 첫만남-

첫 세션에서의 사전 질문 중 하나는,

코칭 후 한달 뒤에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였다.

코칭은 심리상담과 다르게 미래지향적, 목적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 목표를 설정하는것이 중요했다.


나의 경우 한달 뒤의 목표로, 

사업에 있어 '두려움' 을 줄이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중용'을 갖는것이라 정의했다.


거기서 부터 질문이 오갔다.


Q. 내가 생각하는 두려움이 무엇인가?

A. 그것은 당장 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상상하는것이였다.

예를 들면 사업이 만에 하나 계획대로 되지않으면, 어떻게 감당해야할까.

나의 가족들에게 갈 피해와 평생 감당 못할 빚더미에 후회만 하다 죽는건 아닐까.

이런 극단적인 상상들.. 

 

Q. 두려움을 갖는것은 왜 나쁘다고 생각하나

A. 두려움이나 초조함이 직원들에게 전파되어 불안을 안기는것이 싫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님이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님 같이 두려움없이 도전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나의 사고로 인해 스스로 튜터링의 한계점을 긋고 있는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Q. 두려움을 갖게되었을때 어떤 행동이 나타나나.

A. 뭔가 모든일을 빨리빨리 미친듯이 실행하려한다. 그게 모두에게 짐이 될 수 있다.

장기적인 안목보다 단기적으로 생각하게된다.


구체적으로 이런 대화를 오갈때 즈음 반전이 있었다.

세상에 나쁜감정이란 없다는것. 

이야기하던 중 두려움은 사업에 있어서 또 하나의 '재능'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우선 두려움을 없애려 하기보단

관점을 바꿔보았다.


그러고 보니..

두려움이 빠른 실행력의 동기부여가 되기도했고,

높은 센스를 유지함으로써 안전하게 사업을 일구어 내는 바탕이 되기도 했다.

뭔가 다른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가 내눈에는 발견되곤 했다. 

잘못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수정을 거듭하고,

남들 눈엔 불필요해보이는 구석까지 치밀하게 분석해가며 사업을 진행했던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한결 편했다.

꼭 누군가의 성공담 처럼 돈키호테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의 성향을 장점으로 인식하는것만으로도..뭔가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려움이란 큐싸인이 발동했을때

해야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정해보았다.


- 유체이탈을 하는 상상을 한다.

- 머리위에서 순간 내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객관화해본다.

- 메모를 하거나 거울을본다.


세션이 끝난 그 다음날 곧장 두려움을 유발하는 일이 터졌다.

모 영어 교육회사의 검색어 기반 어뷰징이 시작된것이다. 

확인해 보니 파워블로거를 돈으로 매수하여

일부러 튜터링을 비방하는 글을 썼는데..

화가나기도 하고, 마침 검색량이 몰릴 때라.. 안타까움이 정말 컸다.

이 작은 일로 '잘되도 경쟁사들이 치고 들어오겠지..' 

'한순간에 망할지도 몰라' 하는 과한 두려움이 또 발동해버렸다.


먼저, 평소 같으면 불안과 초조함이 눈에 보일정도였을테지만, 

이번에는 우선 내가 이런 감정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행동하고자 했다.


내안의 감정을 인식하고, 콘트롤 하는 방법


 내가 화가났는지, 또는 두려운지에 대해 감정을 정의한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본다. 예를 들어 Angry면..'A'야 - 라고 불러본다

 (이부분에서 풋-하고 웃어버릴지도)

 어떤 모양인지 상상해본다

 어떤 촉감과 향을 갖고 있는지 상상해본다.

 A라는 존재 자체를 객관화하고 멀리 던져 버릴 수 있을지 생각한다.

 이후 현실세계로 돌아와 해결에 집중한다.


# 두번째 세션이 돌아왔다.


두번째 세션 직 전에 또 한번의 화와 두려움을 동반하는 감정적 이슈가 터졌다.

창업자를 무색하게 동기부여를 확 꺾는 말 한마디가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시켰다.

'이런 소리나 들으려고 창업했나' '이렇게 고생해서.. 결국 성공도 제대로 못하고 끝나면 어쩌지' 라는 과한 두려움이 또 발동해버렸다.

나는 다시 한번 의식적인 감정 콘트롤을 하기 시작했다. 


감정 관리 트레이닝과 함께 함영철 코치님의 코칭은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내가 정신적으로 한단계 성장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시각화와 감정 콘트롤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또한 알게된 점은 나라는 사람은 감정 코칭만으로는

두려움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다는 점이였다.


솔루션 중 하나로 코치님이 제안한것은 리스크 시나리오 구성이였다.

내가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리스크의 두려움은 어떤유형인지 정의하고, 

객관화를 시키고 일부의 해결 프로세스를 구상해둔다. 

예를 들면 사안 발생 시 의 도움 / 연락 요청할 곳 까지 정리해두는것이다.


이번 주에는 좀 더 사업의 경험이 많은 분들을 찾아서 이야기 해보는 과제를 갖도록했다.


브런치에 나의 나약함?과 치유의 과정을 공개하고, 

마음 훈련 결과에 대해 정리하는것도 하나의 트레이닝 과정이기도 하다 :)


스타트업- 이라는 열기에 휩싸여 사업의 두려움과 본질을 잃으면 안되지만,

반대로 두려움 때문에 나 스스로가 망가지는것은 건강한 방향이 아니다.


이 글이 작게 나마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분들께 특히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더욱 성숙해질 나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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