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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 Jun 21. 2020

스타트업 리더들이 1박을 떠나는 이유

2020년 상반기 튜터링 리더 워크숍 후기

튜터링에서는 매년 두 번 1박 행사로 리더 워크숍을 하곤 한다.  


약간 내성적인 성향으로 평소 리더들과 술도 잘하지 않고, 전사적으로 회식도 별로 없는 분위기여서..

이런 행사가 나로서는 굉장히 설레는 이벤트다.

서로 밤새 술도 마시고 속에 없던 이야기를 하게 되고, 못 보던 강점들도 발견하게 된다.

나 역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게 되는 행사이다.

(Photo by You X Ventures on Unsplash 다음엔 이런 곳에 가고 싶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얼마 전에 하게 되었다.  


참 신기한 게.. 매번 1박 할 때마다 다 같이 머리 싸매고 새벽까지 논의한다.  

사실은 우리의 목적은 '유대 관계 강화' 여서 나름대로는 진실게임?이며 그런 아기자기한 것도 준비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웬걸.. 우리끼리 모이면 정말 일 얘기만 한다.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새벽 4시에 끝난다;;

이번에는 나름 코로나 걱정 때문에 1박은 안 하고, 아침 9시에 모여 새벽까지 달렸다.  


당일 세션 순서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9시 아침에 모여, 우선 서로 ‘팩폭 하기 세션’을 가졌다.  

각자는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맞춰.. 마케팅, 중국어 사업, 글로벌 사업, B2B, 기술 개발 등을 기반하여 그동안의 꼭꼭 숨기고 있던 위기감을 털어놓았다.

날로 힘들어지는 시장 경쟁 상황, 빠른 피쳐 개발로 인한 품질 불안정 등 나름 폭력적(?)인 팩트를 갖고 서로를 난타질 했다. ㅋㅋ  


사실 이때는 술도 안 마시고 오전에 이야기한 터라 얼굴이 서로 붉그락 해지기도 했다. ㅎㅎ

점심 직 후 세션으로 Strength Finder로 각자 숨겨진 강점을 테스트하는 자리를 가졌다.  (알뜰하게 쓴 2시간) 총 34가지의 리더십 관련 강점 유형이 있는데, 이중 각자 Top 5가 무엇에 집중되어있는지 진단받는 시간이다. 나는 이렇게 가끔 가벼운 어세스먼트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을 발견해서 우리의 미션, 업무에 Align 시키는 일은 아무리 투자해도 아깝지 않다.


오후부터 새벽까지 가장 중대한 세션이 남아있다.  

가장 큰 주제는 역시, 튜터링에 누적된 난제 풀기.

회사의 난제는 리더십만의 생각으로는 절대 풀 수 없다고 본다.  

모든 크루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래서 워크숍 전에 70명 전원의 설문을 받았다.


우리 서비스와 우리 팀의 개선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더 잘했으면 하는 게 뭔지? 등등  

어떤 크루는 오랫동안 준비한 듯이 엄청나게 길게, 어떤 크루는 짧게 쿨(?)하게~ 의견을 100% 전달해주었다.

신입, 시니어 모두의 여러 아이디어를 받고 한 줄 한 줄 TV에 띄어놓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의논했다.  


하.. 마지막 아이디어까지 모두 논의를 다 마치니 정말 거짓말같이 새벽 1시다.

힘들지만 뿌듯하다.. 이제 타운홀에서 앞으로 리더십들이 어떻게 같이 해결 해갈지 전체 발표하고 논의할 일만 남았다!  

실제론 이런 이미지..;; 중간 중간에 막걸리를 마시며 논의를.;;

튜터링 크루의 아이디어들로 몇 가지 우리 회사에 추가될 리츄얼(조직 문화 관련 제도 등)이 생겼다.

공식적으로 공개 발표하고, 꾸준히 지키다 보면 또 우리가 모두 한층 성장해있겠지.

조직의 난제에 대해.. HR팀에서 아이디어 내고, 적용해보는 방식도 가능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방식이 더 우리 회사에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구식일 수 있지만 밤샘? 해커톤 방식은 동지애와 열정을 만든다.


이런 과정들 모두 정말 설레는 순간들이다.

그래서 기억에 더 오래 저장하고 싶어서 브런치에 남겨본다. :)

이제 앞으로 100명, 300명이 넘어가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을 모두 귀담아들을 수 있을까?

그때는 더 어울리는 방식을 고민해봐야겠다.


이날 빡세게 고민을 함께 나눠준 리더분들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 튜터링 모든 크루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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