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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 Feb 22. 2023

최근 스타트업 지각 변동을 느끼며..

성공방정식에 대한 시각 변화

단비 같은 빅크의 첫 월BEP 경험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에 대한

시각 변화와 잔생각들.


내가 창업을 시작한지는 이제 갓 7년이다. 처음에 봐왔던 무수한 팀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보며 계속 스터디를 해왔다. 실제로 2000년대~2010년대 사이 창업한 몇몇 팀은 내 첫 창업 도전에 큰 용기를 주었고, 실제로도 승승장구하며 스타트업의 베스트 프락티스를 만들어갔다.


얼마나 시장의 본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을까, 팀의 실력, 시장의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새로운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레거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더 피부로 와닿는 시기인것 같다.


얼마 전에 만난 한 스타트업 대표의 한마디,

‘꼭 세상이 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스타트업은 지금 솔직히 지각 변동, 아니 지진을 겪고 있다.


나는 초기 창업자들이 스타트업의 성공 공식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느꼈다.

이 현상이 일시적이라면 모를까, 지금 막 시작한 초기 창업팀은 현재의 유니콘들이 2000년 초~2015년에 시작하며 성장을 이루었던 방식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시장 환경에 따라 정답이 아닐지 모르는 잡생각의 메모를 해본다.


안정적인 성장 vs 불안하지만 고성장?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규모 자본의 투입을 통한 빠른 스케일업이 모든 스타트업의 성공 공식처럼 느껴지는 시기였다. 단일 제품에서의 PMF와 유닛 이코노믹스가 확인되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일정 규모 이상의 스케일업, 그리고 이를 통해 실제로 스케일업 + 흑자전환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나왔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의 일관된 의견과 같이 Exit (IPO, M&A 등) 트렌드 변화에 따라 이 공식 또한 빠르게 바꿔나가야 하는 것 같다.  


린스타트업에 대한 생각

MVP의 품질에 대한 기준이 달라졌다. 그 어떤 온라인 서비스도 새롭게 느끼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단 사용경험에 대한 고객의 수준이 매우 높아졌기에, 린스타트업의 방식이 현시점에 맞을지 의문이 든다.  

최소의 기능, 최소의 경험 수준 - 이제 출시되는 새로운 서비스들은 웬만한 대기업이 출시하는 서비스보다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고, 그래야만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


한우물 파기에 대한 생각

생존한 회사의 특징을 보면, 적절한 시점에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케이스가 많다. 스타트업이 지향하는 유니크한 콘셉트의 특정 시장 사이즈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초기에는 하나의 BM에 집중해야 하지만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사업을 설계한다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트래픽 기반 사업모델에 대한 생각

유저를 모은 후 사업화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지금 시작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무료 유저의 속성과 유료로 비용을 지불하는 유저의 속성이 현저히 다르다. 경험을 전환하는 과정의 비용이 초기 유료 유저를 획득하는 비용보다 높을 수도 있다.

특히나 CAC*(고객 획득 비용)이 치솟고 있는 요즘의 경향을 보았을 때 무료 콘텐츠나 커뮤니티로 유저를 모은 후 전환하는 모델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마치 모든 게 바뀌는 것만 같지만, 사실 바뀐 것은 없다.

성공으로 가는 노하우와 방식은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본질은 영원하다.


매일 우리가 싸워야 하는 것은 경쟁사나 시장 트렌드가 아닌 우리가 타깃 한 클라이언트 한 명, 한 팀의 문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본이 아닌 자력으로의 성장이 더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고, 우리 사업으로 대입하자면 빅크를 통한 크리에이터의 성공, B2B 클라이언트와의 성공 모델이 생존에 더 중요해졌다.


단비 같이 느껴진

빅크의 소중한 첫 월 흑자전환 경험


요 며칠은 달라진 스타트업계 전반의 투자 환경, 공식 런칭이 코앞이라는 이유로 매일밤 편히 잠들 수 조차 없었다. 이 와중에 작년 하반기, 첫 월 BEP 소식은 정말 우리 빅크팀에 내려진 단비 같이 느껴졌다.


그동안 초기 창업가들이 롤모델이라고 생각했던 여러 팀과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에 대한 시선이 정말 짧은 시간 동안 시프트 되는 것을 주변에 목격하게 되었다. 특히 지난 두 달 투자 유치를 시도하며 느낀 온도차는 피부에 와닿을 정도였다.


우리 빅크 팀은 두 개의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팬/독자를 위한 빅스 플랫폼과 크리에이터를 위한 빅크 스튜디오,

빅크 플랫폼은 라이브 먼저 MVP로 선보인 베타 버전으로 쇼케이스 중심으로 시장을 검증하는 중이고,

빅크 스튜디오는 CBT인 상태로 작년 하반기에 베타 런칭을 했다.


이러한 작은 검증 모델들을 기반으로 올해 3월 드디어 빅크 엔터프라이즈(빅크 스튜디오의 B2B 솔루션 사업)의 공식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작년 7월 부터 브릿지 IR을 돌기 시작했는데, 정말 타이밍이 절묘하게 전년도 대비 스타트업 전체 시장의 70% 투자금이 급락한 가장 최악의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도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면서 쉽지만은 않은 길이지만 이러한 극악의 환경에서도 빅크 팀을 끝까지 응원해 주시고 신뢰하시는 투자자분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감사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달라진 환경에 따라 투자와 론칭 제품 개발에만 몰입하는것이 더 위험해 보였다. 다행히 빅크가 가진 크리에이터를 위해 만들어둔 종합적인 솔루션을 기반으로 IP비지니스를 하는 B2B 파트너사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 갔고, 운도 따랐던 것이 니즈가 딱 맞아떨어지는 모 방송사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첫 월 흑자전환을 달성하게 되었다.


현재 개발된 IP 비지니스를 서포트하는 각종 기술이 엔터 미디어 방송사, 유통사 등의 중요한 솔루션으로서도 기술 입증이 되가고 있는 신호이기도 해서 조금 마음이 놓였다.


지금까지의 스타트업의 성공 공식이라면 B2C(개인 크리에이터 시장)과 B2B 솔루션 시장(IP비지니스미디어 엔터사 등) 을 동시에 커버하는것이 무리한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팀은 결국 이 두가지 시장에 대해 효율적인 팀 리소스 배분을 통해 다 커버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짠내나게 불황속 스타트업의 모습을 새로 만들어가고 있다.


빅크 엔터프라이즈 공식 런칭

카운트 다운 시작


우리팀.. 솔직히 너무 짠하게 일한다.

이 역시 6년전 첫창업 초기 시절보다 더 강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21년 이후 창업한 팀들은 더 정교해진 스타트업들의 기술도 이미 체질화 해야하고, 이미 고퀄리티의 서비스를 모두 경험해서 한층 높아진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매우 큰 시장이고, 그 만큼 티어별 각양각색의 클라이언트들의 니즈가 굉장히 파편화 되어있고 대안들을 이겨내기에 쉽지 않은 시장이여서 머리에 쥐가 날정도로 수 많은 기능을 뜯어본다. 요 몇일은 각 티어/카테고리별 크리에이터 20명을 5개의 그룹으로 나눠 직접 회사에 모셔서 한두시간 가량의 그룹 인터뷰까지 진행하며 개선점을 찾아냈다.


런칭 마지막 한달전까지인 지금도 정말 시장의 문제인 IP비지니스의 수익화 이슈를 확실히 우리만이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핵심적인 런칭 키 메시지를 무엇으로 잡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베타 서비스 시범은 창업 후 반년만에 린하게 시작했지만, Creator first all-in-one platform을 지향하는 만큼 다양한 기능을 포옹하는 빅크 스튜디오의 공식 런칭이 길어진건 사실이다. (거의 18개월의 피땀..)

어둡고 긴 터널을 같이 통과해야만 하는 고생하는 우리팀에 항상 미안하다.


오늘 언카피어블 책을 보며 소상공인의 니즈에 착안한 시장 혁신에 포커스한 스퀘어의 런칭 전략을 보며 조금 위로와 힌트를 얻는다. 이들 역시 18개월 동안 런칭을 준비하며 이뤄진 혹독한 과정이 있었지만 런칭 후 계속 성장했고 심지어 창업 5년만에 나타난 포식자인 아마존까지 이겨냈다.


모든 스타트업 대표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기 저기 구조조정에 대한 소식까지 많이 들리고 있다.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ROI가 나지 않는 부문의 사업을 정리하고

BM의 안정성을 주는 사업 부문을 확장하는 결정에 대해, 객관화가 필요한 시기인것 같다.


빨리 정상화가 되길 원하는 마음이지만, 주변 VC분들의 의견은 투자 빙하기는 지금으로 부터 거의 2년에 가까운 24년말까지로 보수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럴때일수록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대표들끼리 모여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강구해야할것 같다.



조만간 제가 직접 스타트업 대표만을 위한 프라이빗 라이브 세션을 열려합니다.

(이 글과 100% 연결된 주제는 아니고 새로 테스트하는 버전이 있어서 겸사겸사 요청드려요 :))

제가 겪어온 경험과 대표님들간 서로 배우는 자리입니다.

프라이빗 라이브가 필요하신, 어떤 주제가 필요하신지 설문조사

진행해주신 대표님들께만 별도 연락드리겠습니다! (2월말까지 받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두 번째 창업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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