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까먹지 않으려고 쓴 글
대체 나는 왜 다시 창업의 길을 시작했나.
(이 말투는 마치.. 미쳤나. 왜 하필 그 고생을.. 이란 뉘앙스 포함돼 있)
요 며칠 바쁜 와중에 오래전에 가족과 약속한 휴가를 쓰게 되었다.
휴가 중 왜 이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창업가들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어 글을 남긴다.
힘들 때 다시 꺼내보려고 오직 나를 위해 쓰는 글. (그래서 예전 글도 가져왔다)
목표가 비범하면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더더욱 세상을 혁신하겠다는 스타트업 운영은 당연히 고통스럽다.
연쇄 창업은 마음이 편하고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왜 때문인지 더 압박감도 크고 난이도도 높아졌다. ;;;
Unlearning을 못해서 너무 신중해지고, 자기 검열이 심해져서 인가.
요즘 때때로 새벽 5시에 깨서 집 옆 아차산에까지 가서 산책을 하고 돌아온다.
조급한 내 마음을 잠재우는 방법 중 하나다.
글쓰기와 산행. 50대 아재 스타일ㅋㅋ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1년을 쉬고 싶었는데..
한 달도 채 쉬지 않고 그냥 또 달리게 된 건 대체 어떤 이유인 거지, 스스로를 돌아본다.
반복되는 기억, 너무나 이루고 싶은 갈증이 그게 대체 뭐였냐.
첫 번째 창업 - 나는 왜 창업을 했나. (나의 첫 브런치 글)
그땐 대기업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내 마음껏 좋은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더 컸던 것 같다.
오히려, 뭔가 더 기업가 정신에 가까운
욕망과 꿈을 갖고 사업을 한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가능한 더 더 많은 이들에게 임팩트를 주고 격렬히 사랑받고 싶다는 것...
이런 생각을 더 선명하게 만든 것은.. 튜터링 시절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난 목숨을 걸고 세계를 구원하고 싶은 마블 히어로가 아니다.
(마블 덕후 팬이기도 해서 오히려 마음이 힘들 때 엔드 게임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 스타트업 대표가 쟤들 보단 덜 힘들다며..;;)
아마 평범한 나를 이렇게 만든 건..
좋은 AC팀들에게 배운 기업가 정신에 대한 후행 학습의 결과이거나
강렬한 긍정적 트라우마 덕분일 것이다.
살다 보면 정말 뇌리에 박혀서 절대 잊히지 않는 인생 빅 모먼트가 있다.
내겐 2019년 필리핀에서 열린 튜터링의 튜터들을 위한 첫 콘퍼런스가 그때였다.
전 세계에 있는 흩어져있는 튜터들을 한자리에 부르기는 어려워서
주로 필리핀 튜터를 100명 이상을 필리핀 마닐라에 초청했었다.
많은 튜터분들이 며칠 업무를 셧다운하고 모이는 자리라 굉장히 큰 결정이었을 텐데
에어비앤비 숙박을 구하고 비행기를 타고 와주었다.
그날 기조연설에서 창업을 하게 된 계기와 우리가 가진 미션을 이야기해주고,
어설픈 영어실력으로 더듬거리며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발표를 하던 일이 생각난다.
내 어설픈 기조연설이 끝나는 순간, 모든 튜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몇 초간 기립박수를 마구 쳐주고 소리를 질러주었다. 나는 꼭 그 순간이 정지된 것처럼 슬로 모션처럼 느껴졌다. 몇 초가 아니라 몇 분처럼..
내 평생 처음 받아본 기립 박수에 꼿꼿하게 그 자리에 서서 순간 얼어 버렸지만 눈물은 그렁하게 맺혔다.
속으로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인데, 우리 팀이 만든 이 플랫폼이 너무나 중요한 그들의 생계수단이 되고 프라이드가 되어있었다. 특히나 필리핀 튜터분들에게는 싱글맘 같은 분들이 참 많았는데, 내가, 우리 팀이, 벌인 작은 일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렇게 소중하고 커다란 일이란 것을 처음 깨달았다. 한국에서 CS이슈 붙들고 한 땀 한 땀 문제 해결하고 있을 때는 못 느끼던 또 다른 느낌. 꼭 나비효과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때 몽글몽글 뭉쳐진 감정이 선하다.
그저 애틋하고 미안한 마음이..
더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아쉽다,
그저 고맙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크고 좋은 임팩트를 주고 싶은 거였구나를 깨달은 그 순간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결심하고 시작한 지 1년이 지났고,
그때의 빅 모먼트를 의식적으로도 자꾸 떠올린다.
종국에는 빅크가 누군가에게 박수를 받을 정도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래서 강렬한 모먼트는 무서운 힘이 있다.
솔직히 사업을 하는 가장 큰 욕망은 사랑받고 싶어서인 것 같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그 무엇이 되었던 기억,
그리고 그 무엇이 또 되고 싶다는 갈망이 너무 커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다.
내가 아이돌이 될 순 없어도 우리 제품이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너무 바보 같은 생각인가.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바보 같을 정도로 미쳐있고 순수해도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시간들을 견뎌야 할 만한 강렬한 이유가 하나 이상은 있어야 마라톤을 뛰는 거니까.
튜터링이 전 세계 튜터를 위한 사업이라면,
빅크는 전세계 창작자를 위한 사업으로 레버리지 하여 확장한 모델이나 다름없다.
더 큰 시장, 더 큰 임팩트, 복잡한 난이도의 사업.
클로즈드 베타 버전으로 오픈한 빅크 스튜디오를 통해 너무 감사하게도 가장 트렌디한, 멋진 분들의 쇼케이스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반기에 오픈을 계획하는 빅크 스튜디오는 모든 창작자를 위한 IP수익화를 가장 진솔하게 해결해주는 솔루션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력 있고 매력넘치는.. 하지만 충분히 그들의 능력만큼 빛나지 않은 사람의 삶의 기반이 되는 강렬한 솔루션이 되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퍼스널 브랜드와 로열 팬을 케어하면서도 정당한 수익을 내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사용 경험.
슈퍼 개인이 대기업의 Valuation을 넘어서는 시대는 이미 와있다.
게다가 대퇴사 트렌드와 함께 모두가 잠재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가 열린다.
불황기일수록 직장에 의존할 수 없는, 개인의 힘이 더 중요해진다.
나만의 콘텐츠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익모델을 서포트하고 꼭 필요한 기능을 모두 담아낸 크리에이터를 위한 숨어있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
We exist. Because of our creators.
We maximize creators' value.
기술적인 방향성은 빅크는 단일 앱도, 단일 플랫폼도, 단일 SaaS도 아닌 장기적으로는 전세계 크리에이터를 위한 No.1 슈퍼 OS가 되겠다는 커다란 비전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크리에이터를 위해 특정 기능을 개발하는 모든 팀은 우리의 경쟁이 아닌 협업 시너지 대상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오프라인 크리에이터 서포트 모델부터 다양한 기술을 가진 팀을 만나 계속 제휴 확장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글이 현실이 되는 2030년을 감히 꿈꿔보며,
나를 위해 쓴 글을 마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PS :
to. 창업가
연쇄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제 경험에 따른 장단점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타임이나 식사 편하게 요청해주세요 :)
to. 잠재 크루분들
혹시 크리에이터 테크 스타트업 빅크 합류에 관심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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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크리에이터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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