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습관(習慣)

타이탄의 도구 혹은 족쇄

by 인사이트뱅크
우리말 속에 섞여있는 한자어는 단순한 어휘가 아니라 오랫동안 쌓이고 다듬어진 생각의 구조이자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단어의 뿌리를 이해하는 순간, 사고는 정제되고 말은 가벼워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습관의 중요성을 담고 있습니다.

습관(習慣)의 ‘習’은 새가 날갯짓하는 모습[羽]에서 따온 글자로 반복해서 연습하고 익히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慣’은 자주 반복되어 익숙해진 상태 혹은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된 상태를 뜻하지요. 어린 새의 날갯짓은 반복을 통해 숙련되지만, 사실 그것은 날짐승의 본능이자 숙명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습관도 이와 다르지 않지요. 어떤 행동이든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뇌는 그것을 자동화된 경로로 인식하고 나중에는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도 수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자동화의 힘이 좋은 습관뿐 아니라 나쁜 습관에도 똑같이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새벽 기상이나 독서처럼 긍정적인 습관은 삶을 높이 떠오르게 하는 날개가 되지만, 과소비나 게으름, 미루는 습관 등은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어 인생의 짐이 되기도 합니다. 일단 ‘관(慣)’의 단계로 굳어진 습관은 의지만으로 끊어내기가 쉽지 않지요.

한자 속에서도 이러한 이중성이 드러납니다. ‘습(習)’이 들어간 학습(學習), 연습(練習), 습득(習得)은 새로운 배움과 노력을 강조합니다. 반면 ‘관(慣)’이 들어간 관성(慣性), 관례(慣例) 등은 이미 굳어진 상태가 쉽게 바뀌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는 날갯짓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것이 곧 생존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삶 또한 습관의 연속이지요. ‘반복된 날갯짓[習]’으로 이미 당신의 몸에 ‘굳어진 것[慣]’들을 한번 돌아보세요. 당신의 습관은 당신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타이탄의 도구인가요, 아니면 발목을 잡고 주저앉히는 족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