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장례식장을 향해 가는 길.
이국적 풍경의 카페 앞에선 웨딩촬영이 한창이다.
누군가 이 곳을 떠나는 날,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어딘가에선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겠지.
죽다.
다시는 볼 수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다.
그게... 죽음
마흔다섯. 자신을 꼭 닮은 어린 두 딸과
빠알간 동백꽃 같은 마누라 남겨놓고
그는 갔다. 어디로 갔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눈물을 훔치는 조문객들. 가깝거나 혹은 먼...
그가 이 세상에 잠시 왔다 간 흔적은
육개장을 먹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간간히 들리는 그의 이름과
아빠는 언제 오냐며 엄마에게 때를 쓰는 막내딸의 손에 쥐어진 그의 휴대폰과
몇 년 전 우리와 함께 했던 가족 휴가 사진 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다.
열심히 살다 간 그는 한 줌 재가 되어 나무 밑에 뿌려질 거고
그를 위한 눈물이 차츰 말라가면 우린 또 똑같이 살겠지.
짧은 인연이었지만 그가 참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웃는 모습이 선하고, 사람을 좋아했고, 아내와 딸들을 사랑했으며
내가 본 마지막 순간까지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았었음을 우리가 오래도록 기억하리.
잘 가요... 좋은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