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다 말고 벌렁 누워서.
3일동안이나 지속됬던 대청소가 막바지에 이를즈음...방바닥에 벌렁누워 천정을 올려다본다.
천정은 내 어린시절 모험의 나라가 펼쳐지는 스크린이었고, 갖가지 알록 달록한 도형들이 떨어지며 칸을 메우는 테트리스 화면이었으며, 반짝이는 공들이 서로 부딛히다 모서리 구멍으로 들어가는 포켓볼 당구대였다.
어린시절 천정은 번쩍거리며 동심을 위협하던 번개를 막아주던 든든한 방어막이었고, 쥐들이 떼를 지어 달리며 한바탕 쿠르릉 거릴때마다 "야옹"하며 겁을주던,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하는 기억의 매개이다.
천정위의 작은 다락방은 미래을 향하는 상상력의 출구였고, 천정위의 지붕은 전설의 구렁이가 산다고했던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시작점이었다.
지금 저 천정위엔 뭐가 있는가?
나처럼 세상의 바퀴에 끼어 매일 돌고도는 사람들. 그들이 쉬고 자고 머무는집. 그위로도 또 그위로도...그들의 집
허공의 떠있는 작은 몇평의 공간에서 아득바득 사는 우리들. 우리의 아이들은 그 천정 너머로 밤새 흐르던 은하수를 상상할 수 있을까?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의 경이로움을 느껴볼 수 있을까?
딱 제한몸 누일 집 등에메고 흙위를 걷는 달팽이가 우리보다 못할것 없으리. 가다가 힘들면 잠시 쉬는곳이 내집이오. 올려다보는 하늘이 천정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