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포장마차

by 그아이의사춘기

내가 사는 지역에는 포장마차 거리가 있다.

7080 세대들이 기억하는 그 느낌 그대로인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포차에 갔다.


"뭐 먹을래?"

"딱히 땡기는건 없고 아무데나 가자"

"포차갈래?"

"콜~"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내리니 벌써부터 인산인해...

7시면 초저녁인데 사람이 이렇게 많다.

20211030_202635.jpg 포장마차 거리 전경
20230331_200458.jpg 포장마차 거리 전경

비슷비슷한 포차들이 즐비어 있다.

마침 이곳에는 절친의 이모가 운영하는 포차가 있어 그 곳으로 갔는데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리다 착석했다.


사실 요즘의 포차라고 해봐야 간판만 포차일뿐, 건물안에 들어선 그냥 술집 그대로가 대부분인데, 사진에서 보는 그대로 나는 저런 감성이 좋다.

자리가 불편하고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앉아 따닥따닥 붙어 앉아도 나름의 인간미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볶음과 닭발을 주문했다.

이곳은 안주 가격이 모두 똑같다.

메뉴판.jpg

내가 좋아하는 메뉴들이 아주 많다.

닭발과 돼지고기볶음 2개를 시키고 친구와 술잔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06468b5dc124cdfa64d6474d718f6b3682eb0c23ec8e385f2879845e12ab15a0.jpg 닭발
돼지고기포차.png 돼지고기볶음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술한잔에 안주 한 점 먹다보니 슬슬 취기가 올라온다.

포차들 지붕위로 올라가는 스멀한 연기, 왁자지껄한 옆테이블 손님의 웃음소리, 연탈불에 익어가는 어느 안주의 냄새 등...


소주를 '병'이 아닌 '잔'으로 사먹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한 잔에 몇백원에 팔던 소주를 퇴근길에 마시면서 삶의 희노애락을 그 술잔에 녹이셨을것이다.

ㅇㅇ.jpg

취기가 올라오니 소주잔에 여러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돌아가신 아버지,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 와이프,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들, 밥맛 떨어지는 회사 동료 등 소주잔 파동을 타고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익숙한 것이 좋다.

항상 그 자리에 있을때는 모르지만 비어있는 자리는 금방 티가 난다.

나도 그 익숙함에 오늘은 감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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