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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브니어 Dave Near Feb 07. 2017

팟캐스트, 시작!

데이브니어의 좌충우돌 재즈 머슴 되기(1)

팟캐스트 계에서 '재즈가 알고싶다'를 모르면 안된다. 그렇다. 모르면 반칙이다. 아이튠즈 순위가 늘 20위에서 30위 사이에 있는데 못봤다면 간첩이다. 순위권 팟캐스트에서 정치, 시사, 뉴스를 제외하고 영어, 일어 등 외국어 학습 팟캐스트를 걷어내면 배철수의 음악캠프같은 공중파 라디오 콘텐츠를 담은 팟캐스트가 남는다. 그것도 제외하면 클래식과 재즈가 남는데 재즈 관련 팟캐스트는 바로 '재즈가 알고싶다'이다.




2015년부터 김프로랑 음악 레이블을 만들기 위해 뭘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싱어송라이터 그룹과 재즈뮤지션 그룹으로 나누어 몇 아티스트들과 만나게 됐고, 특별히 재즈 아티스트들을 돋보이게 하고 재즈계에 재밌고 신나는 일을 도모해보자고 시작한게 바로 '재즈가 알고싶다'이다. 처음부터 잘됐냐고? 잘했냐고? 그렇지 않지. 김프로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연주자를 섭외하고 좋은 사람을 추천해주는 일은 내 몫이긴 했다. 그래도 몇 사람을 만난 이후 방송 틀을 짜고 편집하고 편성하는 일들을 김프로가 하면서 얼마나 거품을 물었는지.


재즈히스토리, 피아니스트 김주헌와 배이시스트 송미호


시작하고 반년은 엄청 고생한 것 같다. 옆에서 지켜보기 안스러울 정도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콘텐츠가 쌓이고 이야기가 쌓이고 연주가 쌓이니 보석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법. 나만 알고 싶은 팟캐스트가 되어 가는 형국이다. (이제 옆 사람과 공유하고픈 팟캐좀 되자) 게다가 출연한 연주자들이 공연을 하면서 탄력이 더 붙었다. 2016년 6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공연을 기획하고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과 컨셉을 김프로랑 만들어가는 즐거움(이라 쓰고 개고생이라 읽는다)을 누린다.


개인적으로 어려서부터 문화 예술이 갖는 힘, 그리고 무한한 즐거움과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었다. 나는 직접 곡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음악 산업계에 뭔가 기여하고 싶은 작은 소망으로, 소명의식을 갖고 투신한 일이 바로 음악레이블 설립이었다. 하지만 이래저래 시간은 흐르고 힘은 딸리고 늙어가고 있던터, 재즈가 알고싶다는 내게 새로운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그 무엇'이 되었다. 지켜만보다가 본격적으로 개입아닌 개입을 더 하게 되었는데...


2016년 10월 말부터, 재즈가 알고싶다 진행을 데이브니어, 내가 맡아서 진행하게 되었다. 김프로가 열심히 한 것 위에 숟가락을 살포시 얹어서 달리고 있다. 다행히 매월 구독자나 청취자가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고정 호스트들의 만족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되기도 한다. 청취자들을 위한 것과 연주자들을 위한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힘들지만 약간 앞이 보인다.

재즈앤비어. 킬케니를 소개했던 에피소드


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즌2가 시작됐다. 실제로는 에피소드 9회부터가 시즌2이고 엄밀히 지금이 시즌3이지만, 김프로 전반기를 통칭해서 시즌1이라고 일컫는다. 통칭 시즌1과 2의 차이가 있다면, 방송 인트로가 아닌가 싶다. 재즈를 듣는 사람들은 그래도 나름 고급 취미, 취향을 가진 분들이고 지적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연주자들의 생각과 사상이 드러나야 하고 그것이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청취자에게 전달되야 좋다고 생각한다. 진행자의 생각도 분명 중요할 것이다. 김프로는 너스레를 떨며 재즈를 모른다라고 해서 '재즈가 알고픈' 이들을 사로잡았다. 나는 원래 몰라도 아는체 하는 캐릭터라 똑같이 할 순 없었고, 고민하다가 일반 라디오 방송 포맷을 차용하기로 했다. 평소에 읽었던 책이나, 혼자 써놓은 메모 등을 정리하여 인트로 멘트로 만들어 방송 첫머리에 내보낸 것. 생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은 듯 하다. 데이브니어의 나긋나긋한 말투, 그리고 차분한 어투와 다른 이를 배려하려는 맘이 혹 전달되었다면 만족한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바였으니 말이다. 내가 진심으로 드러내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갈고 닦은 연주를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의 노고와 열정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좋은 방송을 위해 애써야 하겠지. 다음 좌충우돌 에세이는 작업하는 과정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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