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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브니어 Dave Near Apr 14. 2017

마지막 항해

바람아, 슬픔이 없는 곳으로 우릴 데려다 주렴.

힘겹게 다시 출항을 한다
어디로 갈지 우리는 안다

바람아 어서 데려가주렴
슬픔이 없는 곳으로 우릴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는
우리 마음 알까

세월이 우릴
잊지 못하게
너무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났네


-마지막 항해, 데이브니어




세월호가 목포로 다시 가던 날 아침에 적은 가사에 곡을 바로 붙였다. 단조로운 멜로디지만 나지막이 나답게 부른 곡이다. 화성도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진행이지만 담담히 불렀다. 이날따라 기타 녹음이 어려웠다. 그리 어려운 게 아닌데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지만 있는 그대로 투박하게 두었다. 마침, 김용민 브리핑에서 이 곡이 소개되었는데 변정주 감독님께서 들으시고 연락을 주셨다. 세월호 3주기 때 이 곡을 부르고 싶다고. 15인조 합창으로 부르고 싶다고 악보를 요청하셨다. 악보를 서둘러 그리고 보냈고, 며칠 뒤 편곡되어 연습중인 영상을 보내주셨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저 눈물을 흘렸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내 작은 노래가 안산에서 퍼질 때 누군가에게 전해줄 느낌이 궁금하고 두렵고 기대되고 무섭고 그렇다. '바람'은 사실 우릴 인도하는 신의 섭리를 나타내고 싶은 맘도 있었다. 그리고 슬픔이 없는 온전한 시공간에 우릴 있게 해주길 바라는 맘이 가득했다.


또한 동시에 좌절과 실패감으로 가득한 내 삶에 스스로 종용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힘겹게 다시 출항을 한다. 그렇다. 직면하기 싫은 삶의 구석 구석을 보니 끔찍함이 몰려오나 인생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음을 요즘 더 느낀다.


나에 매몰되어서는 한걸음도 더 나갈 수 없다. 어서 이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음원사이트에서 듣기]

멜론 http://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10051049

네이버뮤직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1902733

지니 http://www.genie.co.kr/detail/albumInfo?axnm=80934892

엠넷 http://www.mnet.com/album/1884276

소리바다 http://www.soribada.com/music/album/KD0067128

벅스 http://music.bugs.co.kr/album/20090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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