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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eyuun Nov 17. 2022

다이어리 스터디로 사용자 이해하기

생생한 사용자 행동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UX 리서치 방법론

사람들의 일상 생활의 맥락을 보지 않고 숨은 니즈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 뿐만 아니라 그 서비스를 사용하게된 배경, 전후 활동, 일상생활을 관찰해야 숨은 니즈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용자의 맥락속으로 직접 들어가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터뷰나 FGI 방식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일상의 맥락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보다 왜곡된 데이터를 수집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속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조사 방법론 중 비교적 쉽게 사용자들의 생생한 데이터를 직접 관찰하지 않고도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이어리 스터디 (Diary Study)란?


다이어리 스터디는 다양한 정성 유저 리서치 방법론 중 하나이다. 조사 계획에서 세운 일정 기간 동안 조사 참여자들이 직접 일기 형식으로 자신의 행동, 활동한 내용, 경험, 기분등을 자기보고식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이어리 스터디는 몇일에서 수개월 단위의 기간동안 비교적 긴 시간동안 수행되는 조사 방법론이다. 명시된 기간동안 실험하고자 하는 활동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다이어리에 로깅을 하도록 사용자에게 요청한다. 그리고 조사 기간동안 조사 참여자들이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을 깜빡하지 않도록 하루에 한번 정도 리마인드를 줄 수도 있다.



다이어리 스터디는 어떤 경우에 사용하면 좋을까?


정성적 유저리서치의 방식은 매우 다양한 편이다.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조사 목표, 예산, 기간, 규모,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방법론을 선택해야한다. 그리고 알려져있는 각 리서치 방법론도 절대적으로 따라야하는 규칙이나 방법은 없다. 각자 필요한대로 여러 방법론들을 섞어서 진행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절차는 아예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다이어리 스터디 방식의 리서치는 어떤 경우에 사용하면 좋을까?



1)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영향을 미친 작은 순간들 (micro-moments)이나 사소한 인터랙션이 궁금할 때


이사를 한다거나, 자동차를 새로구매하는 등 삶에서 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요인에 대해서 알고 싶을때, 사용자의 일상적 맥락을 깊게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유추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어떤 사소한 일로 인해 큰 결정들을 내리는지는 FGI나 단발적인 인터뷰를 통해 파악하기 어렵다. 장기간에 걸친 다이어리 스터디를 통해 사용자의 일상 맥락에서 큰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만든 사소한 부분들이 무엇인지 발견해낼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사용자들이 어떤 커다란 '불편'과 눈에 띄는 페인포인트가 있어야 좋은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멧니즈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예상했던 페인포인트를 큰 불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크게 불편한건 아니지만 대안이 없거나 원래 해오던 방식이 익숙해졌거나 등의 이유로 불편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참고'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언멧니즈가 존재할 수 있음에도 사용자들이 니즈를 떠올리고 직접 짚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인터뷰 방식으로는 어떤 것이 불편한지 인사이트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다이어리스터디에서는 가능한한 사용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사소한 것이라도 디테일하게 기록하는것이 중요하다. 조사 목적과 관련이 없어보이는 작은 행동과 순간이어도 여러가지 팩트들을 수집하는 것이 좋은 방식이다. 작은 단서로부터 의미 있는 거대한 것을 유추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용자들의 행동이나 지각의 변화가 발생하는지 보고 싶을 때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일한 대상에 대해 의견이나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사건이나 순간이나 감정, 환경 같은 여러 외부 자극으로 인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이나 가치관 같은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이 바뀌기가 쉽다.


처음 접하는 시스템이나 제품 사용법을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찰 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브랜드에 대한 인지가 바뀌는지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인터뷰 방식의 경우 그 날 당시의 기분과 생각으로 인해 답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다이어리스터디는 그날 그날의 기분 보다는 사용자가 어떤 습성을 갖고 있는지 좀 더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더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다.


3) 섀도잉(Shadowing)과 같은 직접 관찰 방식이 실험 참여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될 때

  이해하고자 하는 사용자 과업이 조금 예민한 것이거나, 상대방이 보는것이 불편하거나 프라이빗한 것이라면 직접관찰은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유도하기 어렵다. 사용자가 편한 공간과 시간에서 평소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조사 포인트라면 다이어리방식이 적합하다.  



4) 행동의 동기에 대해 이해하고자할 때

  왜 지하철 대신 카카오티 택시를 불렀는지? 회사로 가던 길에 갑자기 카페에 들러서 커피한잔을 하기로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등 사용자의 행동과 결정에는 크고 작은 동기들이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의 기분이나 감정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기 때문에 그때 그때 작은감정을 직접 기록할 수 있다.



5) 사용자를 직접 만나기 어려울 때

물리적 거리상의 이유로 직접 관찰이나 대면인터뷰가 어려운 경우 다이어리스터디를 많이 한다. 요즘은 다이어리 도구들도 디지털화가 되어 전세계 어디서나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6) 이해관계자들에게 임팩트 있는 조사를 전달하기 위해

다이어리조사를 통해 얻은 영상자료나 사용자들이 직접 기록한 생각과 니즈들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다이어리 스터디는 통제된 환경이 아닌 사용자들의 실제 상황에 대한 솔직한 기록이기 때문에 더 개인적이게 느껴지고 더 인간적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높은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다이어리스터디 실행 단계


1. 조사 계획 및 준비 :

- 조사의 관점을 세우고 어떤 장기적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고자하는 지 정의한다.
- 조사 기간과 일정을 세운다.
- 다이어리스터디에 사용될 툴 선택하기 (요즘엔 온라인 다이어리 스터디 솔루션도 많다.)
- 참여자 모집
- 안내사항 및 기타 준비물 만들기

2. 조사 시작전 브리핑 :
- 모집한 실험대상자들에게 다이어리 스터디가 시작되기 전 세부적인 안내사항 전달
- 조사 툴에 대한 안내

3. 다이어리 기록 기간 :
- 어떤 수준의 기록이 요구되는지 샘플 제시 (우연한 발견, 예상치못한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너무 틀에 맞춰진 기록 예시를 주며 그대로 따라하라고 안내하면 안됨)
- 최대한 상세히 기록하도록 예시를 통해 명확하게 전달하기. (상세한 기록에 대한 기준은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디테일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것 같다)

사용자 다이어리 기록 방식에는 두가지 접근 방식이 있다.


(1) In-Situ Logging
- 어떤 특정한 활동/사건이 발생했을 때 바로 중요한 내용을 기록
- 사용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해야함
- 기록의 편의성을 위해 웹 폼 설문지 툴, 이메일 같은 다이어리 조사 툴을 이용하는 게 좋음


(2) Snippet Technique
- 특정 활동/사건 발생시 기억에 남을만한 핵심 정보만 짧게 기록하고 나중에 여유시간이 될 때 상세하게 기록하는 방식
- 바로 짧은 형태로 기록하는 것을 요하기 때문에 모바일 앱을 통한 기록 방식이 좋음 - 예시: 실험자에게 바로 문자를 보내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곳에 기록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

4. 사후 인터뷰 :
- 다이어리에 기록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에게 빠진 부분이나 이해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 설명을 요청함 (팔로업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 조사 방식에 대한 피드백 요청 (다이어리스터디 진행하며 불편했던 점이나 개선할 방법에 대해 피드백을 얻어 다음 조사시 반영한다)

5. 데이터분석 :
- 정성적 데이터이기 때문에 실험대상자들이 기록한 내용들을 모두 찬찬히 읽어보고 인사이트를 얻으려고 해야함.
- 사용자들의 행동패턴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감지할 필요가 있음
- 변화가 감지되었다면 어떤 것이 영향을 주었을지도 다이어리 기록에서 찾아봐야함


결론


다이어리스터디는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따라서 실험대상자 리크루팅시 스크리닝을 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다이어리 스터디를 시작하기 전 조사 설계를 테스팅하기 위한 목적 (실데이터 수집 목적이 아닌) 으로 파일럿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파일럿 스터디는 짧게 해도 무방하다. 다이어리 기록 안내 사항에 대한 수정할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으며 참여자들에게 조사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미리 받아볼 수 있음.

   다이어리스터디는 다른 사용자리서치 방법론보다 조금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통제된 환경이 아닌 사용자들의 생활 반경 안에서 실시간 행동과 경험에 대한 리얼한 기록을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사자의 의도대로가 아닌 사용자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하며, 실제와 유사한 실험 조건을 세팅하는 것이 어렵다면 특정 기간에 걸친 다이어리스터디를 진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식인 것 같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다이어리스터디에 대해 다룬 해외 아티클을 일부 발췌 및 번역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참고한 글 링크 :

https://dscout.com/people-nerds/diary-study-guide

https://www.nngroup.com/articles/diary-studies/


참고한 책:

<Think Like a UX Researcher> David Travis & Philip Hodgson. CRC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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