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시] 우에다 쇼지 모래극장

피크닉, 2025년 1월 22칠

by michelle seo

전시명 : 우에다 쇼지 모래극장

작가: 우에다 쇼지 Ueda Shoji (1913~2000)

전시장소: 피크닉

전시기간: 2024.10.12 - 2025.3.2



IMG_8065.JPG 우에다 쇼지의 딸을 찍은 사진

우에다 쇼지는 돗토리현에서 태어나 16세에 처음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고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8세에 도쿄로 가서 몇 달간 사진을 배우고 곧장 고향으로 돌아와 사진관을 열었다고 한다. 젊은 예술가들은 대개 더 많은 기회를 위해 대도시에 대한 열망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겨우 몇달만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 점이 기억에 남는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어서였을까. 소도시도 아니고 일본의 변방 지역인 ‘산인’이라는 지역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내며 거의 독학으로 사진을 꾸준히 촬영했다고 한다.


나도 한 때 사진 클래스를 수강했었는데, 사진 실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같은 대상을 반복해서 다양하게 찍어보는 것이라고 배웠다. 동일한 대상을 반복해서 다르게게 보기란 생각보다 결코 쉽지 않다. 다양하게 보기 위해서 꽤 오랜시간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해서 관찰을 하고 나의 내면에서 떠오르는 감정과 느낌을 바라봐야하는데, 요즘은 방해요소가 많기 때문에 뇌가 쉽게 집중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정보다 사진으로서의 결과물을 만드는데 조급하다면 동일한 대상을 오랜시간 바라보고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같은 소재를 길면 수년에 걸쳐 관찰하고 바라보며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능력을 꾸준한 작업을 통해 갈고 닦는다. 좋은 작품은 그러한 시간과 작업이 쌓여 생겨나는 것이다.


비록 평범하여도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노력과 열정, 놀이로서의 접근이 우에다 쇼지의 아름다운 사진들을 탄생시킨 것 같다. 자신 아닌 것이 되려고 애쓰기 보다는, 고향의 광활한 모래 언덕, 마을 사람들, 가족 그리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결합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갔다.


IMG_8073.JPG
IMG_8060.JPG
IMG_8049.JPG
IMG_8066.JPG

사진을 보다보면, 흑백 사진인데 분위기가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고 오히려 경쾌한 느낌이라 더 신선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을 배경으로 사물, 사람을 마치 연극 무대처럼 연출하여 재미 있는 사진을 추구했던 것 같다.


“디테일한 현실감이 생략된 모래언덕을 무대로, 꽃꽂이 하듯 세심하게 각각의 인물을 배치한 군상 사진은 우에다 스타일의 백미를 이룬다.”
- 전시캡션 #4 내용 중

전시 캡션 중에서 우에다 스타일을 마치 세심한 꽃꽂이를 하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고 하는 말이 딱 맞게 느껴졌다. 일본 꽃꽂이인 이케바나는 많은 종류의 꽃을 사용하지 않고 나뭇가지, 적은 꽃으로 여백의 미를 중시하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과 형태를 바라볼수 있게 한다. 여백이 많을수록 각 대상의 배치가 매우 의도적이어야 조화로울 수 있어서, 잎사귀 하나, 가지 하나까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그런면에서 우에다쇼지의 사진은 그림 같이 느껴지기도한다.


IMG_8091.JPG
IMG_8057.JPG
IMG_8051.JPG


59세가 되어서야 처음 유럽으로 출사를 갔고, 70대가 되었을 때는 처음으로 패션 화보 촬영을 했다고 한 점도 인상 깊었다. 우에다 쇼지 사진전을 통해 느낀 것은, 내가 가지고 않은 것이나 환경, 그리고 너무 거창한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진 것에서 풍요로움을 느끼고 호기심을 가지고 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계속해서 문은 열린다. 나이, 배경, 경험 같은 조건들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열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들이 관심 있는 것, 남들이 가는곳에 너무 신경쓰지 않고 지금 내가 관심이 가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것들에서부터 출발하는 가벼운 마음이라면 무엇이든 시작해볼 수 있다. 중간에 멈추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평범함에서부터 자신만의 비범함을 꺼내어 볼 수 있다.


IMG_8097.JPG
IMG_8099.JPG
IMG_8100.JPG
IMG_8098.JPG
59세에 유럽에서 찍은 우에다 쇼지의 사진들


단순화된 모래와 하늘과 바다의 세계, 어디를 보고 어디를 잘라도 모두 사진이 된다. 모래언덕은 말하자면 '빼기의 미학'이 있는 풍경의 장소이다.
- 우에다 쇼지

IMG_8135.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프랑크푸르트 키친, 그리고 내가 꿈꾸는 주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