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박진아 : 돌과 연기와 피아노 (국제갤러리)

by michelle seo

어제는 오전에 피크닉에서 사진전을 보고 혜화역에서 종로11 마을버스를 쭉 타고 삼청동으로 갔다.

종로 쪽으로 온김에 전시 한 두개는 더 보고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전시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워 마음먹고 외출하는데 큰 결심이 필요해서 전시 하나 보고 나서도 배가 고파 집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참았다. 뮤지엄한미에서 하는 아놀드 뉴먼 사진전을 볼까, 국제갤러리에서 진행하는 두가지 전시를 볼까 미정이었지만 너무 배가 고팠던 관계로 정거장 바로 앞인 국제갤러리로 들어갔다.


국제갤러리에서 1월 26일까지 진행하는 박진아 작가의 개인전 <돌과 연기와 피아노>을 관람하기로 했다.

전시의 제목인 돌, 연기, 피아노는 작품들의 소재가 되는 실내 장소 속 인물들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방문하고 촬영해 작품 배경이 된 세 가지 장소, 즉 미술관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을 순서대로 지칭하는 제유적 표현이다. 그 가운데 '돌로' 지칭되는 작품군은 박진아가 2023년 부산시립미술관의 초대로 그룹전에 참여한 당시 포착한 장면들로 구성된다..(이하 생략)
- 전시 소개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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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과 레스토랑, 피아노 라는 키워드만을 떠올렸을 때는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넓은 공간에 작품이 띄엄 띄엄 배치 되어 있는 넓은 공간, 정성들여 플레이팅된 음식과 차분한 분위기, 무대위 피아노 연주자가 바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는 보편적인 경험 또는 미디어를 통해 접해본 이미지가 아니라, 전시 리플렛 텍스트에서 설명 하듯이 "각 업종의 종사자들이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관계자 외 출입금지 (Staff Only)'표지판 너머에서 각자의 몫을 해내는 일상적 노동의 현장"을 공통적으로 표현한 예상치 못한 이미지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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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 공들여 만들어진 요리,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세 분야의 예술 모두 '일상적 노동의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묵묵하게 열중하여 만들어지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작품마다 특정한 장소와 여러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는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구도여서 현장감이 느껴지고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유화의 물질적 특성이 잘 보이고 넓은 표면 아래에는 다른 색상의 물감이 비쳐져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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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방문한 장소들을 카메라로 촬영해 사진 속 여러 장면을 재조합해서 회화작업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사진에서 포착할 수 있는 시각적 특성과 물감이 주는 매끄러운 물리적 특성이 결합되어 멋있다고 생각했다. 업계 종사자가 아니면 쉽게 볼 수 는 곳인, Staff Only 간판 이면에는 어떤 공간이 있을지 무의식적으로 궁금했었다. 전시를 보며 우리가 어렴풋이 상상하는 것보다 복잡한 과정과 절차들이 행해진다는 것을 알수 있었고, 사람의 손으로 직접 무언가 만들고 조율하는 일이 주는 몰입감을 대리 체험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무엇인가에 몰입해 나 자신보다 큰 것을 위해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멋있다.

요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우리 자신의 주의력과 관심이다. 나는 앞으로 점점 무엇에 몰입하고 싶을까 하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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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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