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개발자로서 살아남기
2004년 개발 시작 시에는 운영 업무 및 사이트에서 솔루션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일을 했고,
중간에는 대기업 자회사에서 프로젝트 계약 및 컨설팅 관련 일도 하다
다시 원래 개발사로 돌아와 웹코딩부터 다시 시작하여
pl, 유지보수, 성능고도화, 기술 영업, 교육 등의 여러 역할을 수행했다.
좋은 말로는 멀티플레이어, 나쁜 말로는 뭐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른다는 의미이다
누구보다 많은 시간 밤 새왔고 누구보다 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부족하다 생각하여, 일을 하며 대학원까지 마쳤다.
<사진> 고객사에서 밤을 새우던 어느 날..
하여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나온 나의 과거를 정리하며
누군가 이 글을 읽게 되면 당신만 힘든 건 아니고 어느 누군가도 겪는 과정이라는
위로를 해주고 싶어서이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나와 같이 삽질하지 말라고 모든 걸 정리해서 알려주던 시절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이 다시 삽질하여 그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하는 후임들도 있었다.
그리고 무관심에 혼자서 일하던 시절도 있었다
결국 다른 개발자가 한몫이 잘못되어 나의 일로 돌아온 적은 일상이고
나는 그걸 수습하느라 분노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3년 전 개발팀장을 맡았다.
관리란 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다 알려줘야 할 것 같고
즉, 팀원을 신뢰하지 못했다
팀원을 감싸느라 많은 사람들과 부딪쳐서 잡음이 났고
심지어 팀 수익에 관련된 일 때문에 고객과도 부딪쳐 잡음을 냈다
이쯤 되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의문이 왔고
그냥 지금은 적당한 거리에서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고
나도 한 고급 개발자로 PL로 프로젝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언제나 뒤돌아보면
삶은 그리고 일의 방식은 정답이 없는 것인데
조금만 잘못하면 사람들이 날 무시할까 실망할까
너무 전전긍긍했던 삶인 것 같다.
이제는 나의 단점은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고치도록 노력하고
장점은 잘 살릴 수 있게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
이 과정이 힘들었던 걸 어느 날 또 오늘을 추억하면 떠오르겠지..
그래도 일이 닥치면 누구보다도 힘들게 일했고 책임졌으며
도망가지 않았고 이 악물고 버텼다
어느덧 초반에 많이 보이던 여자 개발자들은 다 쉬운 자리로 옮기고
몇 명만 남았다
그래서 다른 프로젝트에서 10년 차가 넘은 여자 실무자를 보면
아무리 껄끄러운 관계가 되더라도 하나의 존경심은 생긴다
당신도 여기까지 버티느라 참 힘들었겠구나 그래도 열심히 버텨냈구나 라는 존경심 말이다
사회는 아직 남녀평등은 멀었다
오히려 역성차별도 종종 일어나고,
여자들의 커리어가 좋을수록 비난하는 남자들도 늘어난다
그럴수록 웅크려 들고 화가 날 때도 있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은 존재이고 여자로서의 장점도 무척 많다
여태까지 잘 견뎌온 것처럼 앞으로도 세상과 사회와 회사와 또는 많은 이해관계자와 부딪칠 때라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살아가는 과정이니까..
세상의 모든 여자 개발자들이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