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여의도에서 만난 스튜디오스와인의<스프링 포레스트>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라고 십센치는 노래했지만, 마냥 봄이 좋은 나는 바보고 멍청이다.
지긋지긋한 추위가 끝난 것도 기쁜데,
팝콘처럼 터지는 벚꽃을 보는 건
나무에 돋아난 작은 초록 잎사귀들이 봄 햇살에 반짝이는 걸 보는 것
몇 번을 반복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좋은 봄의 순간들이다.
얼마 전 미팅 차 더현대 서울을 방문했다가 새로운 방식으로 봄을 만났다.
봄을 떠올렸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분 좋은 것들을 모아둔 것 같은 설치 미술,
스튜디오 스와인의 <스프링 포레스트(Spring Forest)>다.
나무 형태의 installation에서 비눗방울이 도로롱 맺혔다 툭 하고 떨어진다.
떨어진 방울은 손에 닿으면 연기가 퍼지며 사라진다.
이런 관객 참여형 설치 미술은 애고, 어른이고 아이처럼 만드는 마력이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해맑게 웃으며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풍경조차 즐거웠던 전시.
우리는 감정의 수명을 한 순간에 담고 싶었다. 단지 기억 속에 남는 것일지라도 순간적이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기쁨과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
이 작품을 만든 영국 아티스트 알렉산더 그로브스와 일본 건축가 아즈사 무라카미가 결성한 디자인 스튜디오, 스튜디오 스와인(Studio Swine)은 <스프링 포레스트>에 앞서 이와 비슷한, COS와의 협업 전시, <뉴 스프링(New Spring)>을 2017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스튜디오 스와인은 Super Wide Interdisciplinary New Explorers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분야를 초월해 새로운 것을 넓게 탐구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처럼 이들의 작업은 조각, 설치, 영화, 시 등 다양한 영역 사이에 걸쳐 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예술과 건축을 전공한 두 사람의 전문적인 영역을 기반으로 풍부하고 감성적인 내러티브를 공간을 통해 구현한다.
스튜디오 스와인의 영화는 칸을 비롯한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했고, 런던의 V&A 박물관, 베니스 비엔날레 등에도 출품되었다. 뉴욕 MoMA와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스튜디오 스와인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스튜디오 스와인 공식 홈페이지)
2017년 이 <뉴 스프링>을 발표했을 때 이 획기적인 작품으로 단숨에 세계적 인지도를 쌓았다고 하는데,
스튜디오 스와인이 선사하는 경험의 시간이 짜릿하고 즐거워서 암암,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만하군,, 하고 수긍하게 된다.
<스프링 포레스트>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5월 23일까지 경험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