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요즘 애들'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게, 요즘 애들은 그렇더라?" 던가 "요즘 애들이 그렇지 뭐" 류의 문장에 자주 사용한다.
짝궁처럼 '나 때는', '우리 때는'이 붙는다.
여지껏 내가 꼰대가 아니라 확신과 자신 속에 지내왔다.
"어머, 나 꼰대인가 봐(깔깔)"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래도 내가 꼰대일 리 없지")라고 자만했다.
꼰대를 비꼬는 가벼운 기사를 볼 때 마음 놓고 낄낄거렸던 건 나와 꼰대의 거리감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아니, 명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웃을 수 있는 꼰대가 주변에 차고 넘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교할 대상을 잘못 골라놓고 그 사람들을 보며 그래도 내가 아직 꼰대는 아니지, 나 정도면 그래도 좋은 사수/팀장/어른 아닌가? 하며 안도했다.
아,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나 너무 꼰대의 조건을 잘 충족하고 있잖아?
"요즘 애들" 운운하는 말버릇을 깨닫고 위기감에 '90년대생이 온다' 책을 집어 들었고,
오늘 아침, "요즘 애들은 왜이렇게 일을 대충하지?"라고 생각하다 꼰대 자아를 자각했다.
90년대생이 온다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90년대생 직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행동 양식과 사고를 가지게 되었는지 설명해준다.
초중고등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마주하는 대학은 작은 사회나 다름 없다. 대학은 지금 현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고. 짙고, 낮게 깔린 위기와 불안감은 캠퍼스도 그냥 두지 않았다.학번으론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동생들이 겪은 대학의 다른 풍경, 읽다 보니 새로 들어온 학생들은 예전처럼 술 마시고 놀지 않는다는, 교수님과의 거리도 너무나 명백하다는 우리과 교수님의 푸념 아닌 푸념이 생각났다.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시간을 지나왔고 추구하는 가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다르지만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에게도 여전히 양보할 수 없는 가치는 있다.
일은 좀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제대로'에 대한 해석도 그들과 나는 다를까?....
모네, <인상, 해돋이>
'인상주의', '인상파'라는 널리 사랑받는 예술사조를 지칭하는 단어도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를 비웃는 꼰대의 논평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