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태 Mar 17. 2022

출국부터 짚어보는 우즈벡 한달살기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곧 끝날 줄 알았는데..


출국부터 짚어보자.


 편서풍의 영향으로 갈 때는 7시간 45분, 올 때는 6시간 20분이 걸린다. 한시간 넘게 차이나서 찾아보고 알게된 것.


 내가 출국했을 때는 백신접종증명서랑 72시간 이내 pcr 음성 확인서가 필요했다. 다행히 근처에 인근 최저가인 검사소가 있어서 편하게 받은 편.(근데 우즈벡 입국 할 때 아무도 확인을 안했다.)


 출국날 공항으로 출발 직전 갑자기 캐리어 잠금장치에 문제가 생겨서 야악간 촉박하게 떠났다. 그래봤자 한시간 반 전에 도착하긴 했지만 국제선은 두시간 전이 국룰이라면서요?


 빠르게 발권하고 엄마랑 작별인사하면서 사진이랑 영상 찍었는데 수십명쯤 되는 사람들이 000농가 라고 써있는 명찰을 두르고 있는게 보였다. 게이트 앞에도 엄청 많이 계시길래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서 직원분께 여쭈니 원래 이렇게 많지 않은데 본인도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나저나 게이트 가까이 가는데 공항에서 나올법하지만 나올 것 같지 않은 음악이 들리길래 신기했는데 알고보니 라이브 연주였다. 좋은 연주 감사합니다 클라리넷 콰르텟 clas. 덕분에 출발전부터 무척 기분이 좋았답니다.


 비행기에서 친해진 우즈벡분께 여쭤보니 농번기에 한국 농촌 일손 도우러 파견됐다가 비자가 만료되어 출국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거라고 하셨다. 혹시 하고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던 그것이 맞았고, 그 분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거였다. 친해진 분과는 한식 요리책 보여드리면서 몇가지 여쭤보기도 하고, 한국에서 먹은 음식중 어떤게 입에 맞으셨는지 정보를 얻기도 했는데 빠른 현지조사라고 자부심에 차있었지만(한국 문화를 겪은 현지인에게 들은 정보니까!) 도착하고보니 호텔측에서 원하는 건 한국 관광객을 위한 한식이라 그정도까지 자부심을 가질건 아니었다. 사실 우즈벡 분들이 기내에서 자주 마스크를 내리고 계셔서 승무원들에게 여러번 주의받으셨는데, 당시엔 왜그러나 싶었는데 이정도면 양호한 편이었다. 우즈벡에선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기내식은 먹을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허겁지겁 밀어넣었고, 제이슨 본과 스파이 지니어스를 봤다. 아 창밖 풍경도 한시간정도마다 찍었는데 설산도 예뻤고 별이 진짜..! 왜 그동안 비행기 타면서 별 볼 생각을 못했지 싶었다.

 입국 심사가 생각보다 오래걸렸고(줄이 안줄어든다) 내가 탄 비행기 말고 다른 비행기 짐 나오는데 한참 서있다가 뒤늦게 깨달아 짐챙기고.. 호텔 도착해서 저녁 먹고 잤는데 호텔 매우 만족. 방도 침대도 티비도 엄청 커! 저녁때 도착하는거라 비행기에서 어떻게든 안 잤는데 덕분인지 다음날 아침까지 잘 잤다. 6시반에 한번 깨고 7시반까지 잤다고 써있네.


 조식은 이것저것 맛봤는데 난 이상하게 한달 내내 먹어도 맛있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다음날 아침먹을 생각에 행복하게 잤으니.


 아침에는 총/부총지배인님과 미팅. 이때 한달간 많은 도움을 준 마프투나를 통역사로 처음 만난것이기도 하다. 캐리어 공간을 할애해 챙겨간 양복과 구두.. 딱 두 번인가 썼는데 잘한거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다.


 호텔측에서 호텔 내에서 먹는 모든 것(주류 제외)은 지원해준다고 하셨는데 숙소도 지원해주신 상황이라 비싼걸 먹어도 되나 싶었다. 그런데 메뉴들 품평도 부탁하셔서 원없이 거의 모든 메뉴를 시켜봤다. 행복.. 이날 먹은 양고기는 인생 top3. 요르단과 중국 시닝에서 먹은 양고기와 함께..


충격적으로 맛있었던 양고기. 생각만해도 침이 고인다.

 오후엔 산책하고 쇼핑몰 둘러봤는데 온지 이틀만에 느낀게 많아서 열몇가지를 스토리에다 정리했는데, 한달 지내고 와서 봐도 틀린말은 없네. 다만 이해가 깊어지긴 했다.


 이때까지만해도 몰랐다. 한달이 얼마나 재밌을지, 느끼는게 많을지, 대단한걸 보게 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